정토행자의 하루

중리법당
작지만 강하다! 학생들로만 운영되는 중리법당 구사일생 이야기

중리법당은 2016년 3월 대구광역시 서구 지역에 개원한 신생법당입니다. 활동가 한 명 없는 법당에 담당자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2016년 봄, 가을 불교대학이 개설되었으나 졸업 후 4명의 학생만 남았습니다. 게다가 그해 10월 담당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소임을 내려놓은 이후 공석인 상태로 법당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반들의 봉사로 저녁반 봄불교대학, 가을불교대학, 봄경전반에 주간, 저녁 수행법회까지 운영하고 있는 중리법당으로 가보입시더~~~

담당자가 공석이 된 후 2016년 말 대행기간 동안 김명선 님(현 달서정토회 대표)이 법당을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봄경전은 이숙이 님, 주간 수행법회는 신춘란 님, 저녁 수행법회는 윤명란 님, 가을불교대학 학생인 이선숙 님이 회계담당을 맡아 주었습니다. 정토회 활동을 하다가 1년의 휴식기를 마치고 봄불교대학 담당을 맡아주신 윤은주 님, 2015년 불교대학에 입학하였으나 교통사고로 2016년 중리법당에 다시 입학하여 가을불교대학 담당과 저녁 책임팀장을 함께 맡은 김재은 님, 이렇게 중리법당의 활동가 진영이 꾸려졌습니다.

중리법당의 핵심 한자리에 모여 (왼쪽부터 신춘란 님, 윤명란 님, 김재은 님,이숙이 님)
▲ 중리법당의 핵심 한자리에 모여 (왼쪽부터 신춘란 님, 윤명란 님, 김재은 님,이숙이 님)

일주일에한 번씩 정기적으로주례회의를 열어 소임별로 진행되고 있는 현안 사항이나 각종 행사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눕니다. 막내이면서 청일점인 저녁책임팀장 김재은 님을 중심으로 모두 주인의식을 가지고 모법당에 의지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자체적으로 해결하였습니다. 이는 2017년 상반기 <정토를일구는사람들>을 어려운 가운데 정진하며 회향한 공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JTS 거리모금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한반도 평화를 위한 새벽기도를 한사람씩 특위팀과 함께 진행하고, 평화시민대회 및 피켓릴레이도 적극적으로 동참하였습니다.

거리모금도 정기적으로  (왼쪽부터 윤은주 님, 신춘란 님, 김재은 님, 윤명란 님)
▲ 거리모금도 정기적으로 (왼쪽부터 윤은주 님, 신춘란 님, 김재은 님, 윤명란 님)

가을불교대를 졸업하고 경전반 개설이 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던 이선숙 님도 최근 <깨달음의장>을 다녀와 적극 마음을 내어 합류하고 있습니다. 물론 봄경전반 학생들은 졸업하고, 정회원도 되었고요, 김재은 팀장이 통일의병이 되어 법당 자체적으로 통일의병교육도 찬찬히 준비 중입니다. 학생만으로 구성된 활동가들로 똘똘 뭉쳐 법당을 일구어가는 모습을 보며 이것이 바로 정토를 일구어가는 사람들이 아닌가 실감하게 됩니다.

이제 분야별 활동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김재은 님_책임자로서 도반의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천일결사 입재식 후 (아래줄 가운데 김재은 님)
▲ 천일결사 입재식 후 (아래줄 가운데 김재은 님)

정토회 활동 경험이 전혀 없는 저에게 저녁책임팀장 소임은 생각한 이상으로 힘들고 엄청난 부담감이 있었습니다. 수행을 시작하면서 ‘내가 하기 싫은 것을 기꺼이 하자’라는 생각과 활동가 한 명 없는 법당에서 안 한다고 하기엔 너무 부담스러운 분위기, 그와 반대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수락한 책임팀장 소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저를 시험에 들게 하였습니다. ‘이 소임을 왜 한다고 했지? 왜 이런 어리석은 선택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마음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왔습니다.
밴드와 단체 카톡방, 텔레그램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일정과 정보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모르는 일이다 보니 그 답답함과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생각으로 다른 법당의 총무님, 팀장님을 비롯하여 지부의 담당자들에게 일이 진행될 때마다 일일이 물어보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정토회 카페에 들어가서 자료를 읽어보며 공부도 하였지만, 구체적인 행사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고, 또 법당의 책임자로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과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마음이 자리 잡고 있어서 답답함과 초조함은 배로 늘어났습니다.
답답함과 초조함에 사로잡히니 법당 활동가들에게 많은 분별심이 올라오면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며 혼자서 전전긍긍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와 더불어 책임팀장의 자리를 무슨 벼슬 얻은 것처럼 착각하여 지시하고 활동가들 위에 서려고 하는 자신을 보았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일을 자기 일로 여기지 않고 남의 일하듯 수동적인 자세로 소임을 하니 활동가들에게 더 큰 분별심이 올라오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책임팀장 소임을 하면서 지내온 일 년을 되돌아보면 정말 바쁘고 힘들었지만, 나의 잘못된 업식을 하나씩 알아가고 남들 보기에 서툴고 엉성하게 보이더라도 꼭 익숙하고 잘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조금이나마 바꿀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많은 봉사와 활동을 하며 옆에 있는 도반들의 소중함을 느꼈습니다. 혼자서 앞서가는 것보다 함께 하면서 해결되는 일들이 많음을 알고, 그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도반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스승님의 말씀을 새기고 수행자의 본분을 잊지 않고 봉사자의 기본을 찾아가고자 하나 그동안 쌓아온 업식으로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책임팀장으로서 소임과 함께 그 길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며 천천히 꾸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윤명란 님_정토행자라서 행복해요!

졸업식장에서 윤명란 님
▲ 졸업식장에서 윤명란 님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경전반에 진학하면서 얼떨결에 저녁 수행법회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신생법당이라 싫어요! 못해요! 할 처지가 못 되었습니다. 경전반 모든 학생이 하나씩 담당을 맡게 되었거든요. 다행히 모두 1년 동안 많은 소임을 잘 수행하였고, 덕분에 학생으로서 누리지 못하는 특혜도 많이 누렸습니다. 정토회 프로그램인 <새물정진>이 가장 기억에 남으며 나를 새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상인 줄도 모르고 사로잡혀 있던 나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를 만나 한발, 한 걸음 정토행자로서 나아가는 저는 정말 행복한 수행자라서 감사합니다. 가정에서도 가족들의 도움으로 봉사 활동에 동참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진정한 감사가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부처님! 스승님! 이 무지한 중생 눈을 뜨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윤은주 님_새로 시작한 봉사활동으로 정토회 인연을 이어갑니다.

정토회에서 활동하던 중 일 년 정도 쉬었습니다. 그러던 중 일주일에 하루만 봉사하며 꾸준히 정토회와 인연을 이어가자는 나름의 목표로 중리법당 봄불교대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일일 봉사자로 일하다 보니 법당 일을 많이 돕지는 못했지만, 불심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봄불교대 학생들과 함께 불교대학 일 년을 가볍고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숙이 님_함께한 도반에게 감사한 마음입니다.

1인 피켓활동 중인 이숙이 님
▲ 1인 피켓활동 중인 이숙이 님

불교대학은 성서법당에서 마치고, 집 가까운 중리법당에서 경전반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법당이 가까워서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신생법당이라 학생이 많지 않아 4명이라도 개설된 것이 저에게는 다행이었습니다. 경전반 수업은 스스로 내 모습을 볼 수 있어 힘든 만큼 나를 성장시킨 시간이었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아가며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경전반 수업은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얼떨결에 학생이면서 경전반 담당을 맡게 되었고 컴맹이라 배워서 해보겠다고 하였지만, 상당히 어려웠습니다. 담당을 맡은 만큼 책임을 다 하겠다는 마음으로 그냥 열심히 쫓아다녔습니다. 모든 학생이 담당을 하나씩 맡아가며 때론 매우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지만 경전반 수업을 잘 마치고 졸업을 하게 되어 함께한 경전반 도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신춘란 님_주어진 일을 편하고 가볍게 받아들이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쉬게 되자 한가지 봉사를 해야 한다는 제의를 받고 얼떨결에 맡게 된 게 수요법회 담당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을 되돌아보니 경전반 수업을 들으며 무주상보시를 실천하는 마음은 어떤 것일까 하는 마음을 가져보기도 하였고, 법회에서 듣는 즉문즉설은 내 가족을 이해의 마음으로 볼 좋은 기회였습니다. 기본 담당과 수업 시간까지는 늘 가볍게 할 수 있는 것들이었지만, <정토를일구는사람들>에서 법당의 대소사까지 주어지는 새로운 일들이 갈수록 무겁게 느껴지면서 어느 순간부터 수행까지도 회의가 찾아왔습니다. 결코, 편하게 할 수 없었던 그 불편한 마음을 보며 기존의 나를 고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변화는 아주 서서히 올 수밖에 없구나 하는 것을 다시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불교 공부 한번 해보자는 초심자의 단순함은 없어지고 머릿속은 점점 생각으로 가득 차있는 것을 보며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습니다. 앞으로는 마음 가는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편하게 가볍게 하며 살자. 그것이 오래 계속 되면 더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노력하는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자. 그래도 수행하고 있으니 이 만큼이라도 된다 생각합니다.

활동가 나들이에서 에너지 충전도 하고
▲ 활동가 나들이에서 에너지 충전도 하고

중리법당은 주변 아파트단지가 밀집되어있고 접근성이 좋아 향후 회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지금처럼 각 분야별로 봉사를 다져나간다면 여법한 정토법당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저녁반 학생이지만 신춘란 님이 주간반 수행법회를 맡아 최선을 다하고 있고, 동기 도반들도 여건이 되면 함께 지원하면서 서로를 챙기는 돈독한 상황으로 앞으로가 정말 기대됩니다.
중리법당 화이팅입니다!

글_노미옥 희망리포터(달서정토회 성서법당)
편집_박정미(대구경북지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

전체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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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

중리 법당 파이팅 입니다.
도반님들의 힘차게 가시는 모습
무궁한 발전을 기대 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02-07 08:41:08

이순덕

중리 법당 화이팅!!! 멋지고 대단하네요
고개가 절로 숙어지네요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2018-01-28 17:36:34

이기사

감사합니다_()_

2018-01-28 12: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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