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제주법당
재미있고 유익한 삶, 지금 여기서 행복하기
제주정토회 총무 강선미님 이야기

2018년 새해 들어 제주도에 펑펑 눈이 내렸습니다. 제주 도심이 하얗게 눈에 덮이니, 이 곳이 제주도인지 서울인지도 모를 풍경이 되어, ‘하얀 눈이 세상을 서울, 제주도 구분 없이 평등하게 만드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낮은 돌담과 한겨울 푸르른 나무들 위로 쌓인 눈이 제주도임을 알아채게 합니다.

2018년 1월 10일, 감귤나무와 돌담에 눈 쌓인 제주
▲ 2018년 1월 10일, 감귤나무와 돌담에 눈 쌓인 제주

정토회 서울제주지부는 서울에 있는 26개 정토법당과 제주에 있는 2개의 정토법당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오늘은 제주정토회 총무이신 강선미님의 이야기로 함께 하고자 합니다. 인터뷰를 글과 전화통화로 진행하였는데, 새벽 늦은 시간임에도 흔쾌히 전화 인터뷰에 응해 주셨습니다.

2006년, 신문기사로 시작된 정토회와의 인연

2006년 당시 저는 울산에 살고 있었습니다. 지율 스님께서 ‘천성산 관통 터널공사 중단’을 요구하며 서울 서초동에 있는 정토회관에서 단식을 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습니다. 그 후 정토회가 ‘쓰레기 제로 운동’ 등 환경운동을 직접 실천하는 단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실천하기 어려운 환경운동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을까? 호기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침 지인이 울산 정토회를 다니고 있어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정토회를 찾았고, 그 길로 스님 법문이 좋아 지금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봉사를 통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된 법문

2008년에는 불교대학에서, 2010년에는 경전반에서 공부했습니다. 당시 불교대학 담당 봉사자가 친절하고 여법하게 잘 안내해 주셨는데, 그분의 영향을 받아서 저도 정토회에서 봉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봉사를 하면서 경전수업을 들으니, 배움이 더 깊게 와 닿았습니다. 그 때 불교대 담당을 해주셨던 봉사자께서는 지금 필리핀 JTS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2017년 JTS 송년 캠페인, 맨 왼쪽 강선미 님
▲ 2017년 JTS 송년 캠페인, 맨 왼쪽 강선미 님

제주도에는 두 개의 법당, 제주법당과 서귀포법당이 있어요!

제주도는 부모님 고향이라서 제게는 낯설지 않고 친숙합니다. 또한 제주 특유의 자연환경과 제주 사람들, 그들이 갖는 여유로움이 좋습니다. 특히 정토회는 마음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인지 그들에게서 더욱 여유가 느껴집니다. 제주법당은 2014년 4월에, 서귀포법당은 2017년에 개원을 했습니다. 서귀포법당에 아직은 봉사자가 부족해서 제주법당에서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서귀포 법당이 늦게 개원은 했지만, 규모가 제주법당보다 크고 서귀포에 있어서 주위 풍광도 아름다워 제주도 곳곳에 더욱 널리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행복을 가져다 주는 봉사 소임

올해로 제주도에 온지 4년 되었는데, 그동안 정토회 불교대학 팀장과 총무 소임을 하면서 매번 감사함을 느낍니다. 불교대학 수업으로 들었던 법문을 다시 듣게 돼서 좋고, 학생들과 더불어 성장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요즘은 불교대학 졸업 시즌입니다. 불교대학 학생들은 졸업 즈음이 되면 얼굴이 밝아 보입니다. 이번에 불교대학 개근을 하신 분은 입학초기에 비해 두드러지게 얼굴이 밝아져서 도반들이 놀라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주변사람들로부터 법복보다는 사복이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요즘에는 법복이 더 잘 어울린다는 얘기도 듣습니다. 불교대학 학생들을 4년 배출하면서 이제는 법복이 잘 어울리는 모습이 된 것 같아 더욱 행복합니다.

 법당에서 봉사 소임 중에서, 법복이 잘 어울리는 강선미님 ^^
▲ 법당에서 봉사 소임 중에서, 법복이 잘 어울리는 강선미님 ^^

특히 작년 12월 7일 스님의 강연을 준비하면서 도반과 많은 회의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크고작은 갈등도 있었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서로가 성장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강연에 참여하신 분들이 감동하는 얼굴을 보며 뿌듯했고, 자원봉사를 통해서 시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어떤 분은 8년 동안 정토회를 안 다니다가 스님의 강연회에 참석하여 강의를 듣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왜 인연을 끊을려고 했었나 하는 참회의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 후로 수행법회에 계속 나오고 계십니다. 이런 일들을 겪으며, 안으로든 밖으로든 “내가 하는 봉사가 그냥 일이 아니라 정말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명평화의 섬 제주도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피켓 시위

제주도에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피켓 시위를 했었습니다. 제주시청 앞에서 매일 두 분의 도반이 각 30분씩 피켓을 들었습니다. 제주도가 ‘생명평화의 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평화에 대한 마음들이 더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조를 짜서 피켓시위에 참여했습니다. 그 힘으로 토요 평화집회도 열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평화통일을 발원하는 정토회원들의 마음들이 더욱 고양되었습니다.

이들도 부처님의 법을 만나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제주도는 4.3의 역사가 있어 제주도만이 갖고 있는 아픔과 불안함이 있고, 강정해군기지 문제 등 해결해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부모 세대의 마음에서 풀리지 않는 트라우마가 자식 세대로 이어져 오며 아픔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아픔을 어루만지고 우리 스스로 행복해지는 길로 가야 하는 지점에 제주정토회의 역할을 두고 싶습니다.

2017년 12월 23일 광화문 집회 참석에서, 왼쪽에 앉아 있는 강선미 님
▲ 2017년 12월 23일 광화문 집회 참석에서, 왼쪽에 앉아 있는 강선미 님

지금 여기 나는 행복합니다

봉사가 늘 즐겁고 재미있지는 않지만 공부를 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순간 순간 넘어지기도 하고, 돌이키기도 하고 때론 끝까지 옳다고 잡고 있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다 한순간 ‘나는 왜 이렇지’ 하는 자괴감도 들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행복한 것’,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때론 만나기 싫은 사람도 있고 하기 싫은 마음에 법당에 나가기 싫을 때도 있지만 그냥 만나야 할 사람은 만나고 해야 할 일을 하니 그것이 안 할 때보다 나중에 마음이 편안하고 가벼워짐을 알겠더라고요.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가고 있습니다.

매 순간 그렇지 않나요!

마지막으로 정말 정토회 하길 잘했다 하는 순간은 언제였냐고 물었습니다. “매 순간이 그렇지 않나요?” 라고 웃으면서 대답하십니다. 매 순간... 사람을 만나면 일단 내 마음을 살피게 되어 그것이 재밌고, 일을 하면서도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많지만 그 또한 재밌습니다.

취재를 마치며

작년 <스님의 하루>를 희망리포터들이 담당하게 되면서 제주지역 스님의 희망강연 취재 관련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9-3차 천일결사가 서울에서 진행되었는데, 마침 제주에서도 서른분 정도 참석하였습니다. 그때, 총무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밝고 씩씩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었는데요. 김천에서 진행하던 그 전 천일결사 때도 제주도에서 오신 분들이 참 반가웠었습니다. 도반들이 비행기를 타고 또 버스를 타고 김천까지 오는 길에 흔쾌히 응해 주는지 물었습니다.

“입재식을 다녀오면 마음이 더 단단해 지는 것 같습니다. 다른 지역 분들은 이번에 가지 않으면 다음에 가면 되지 뭐 하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번 기회에 안가면 안된다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행에 마음을 내신 분들이면 쉽게 마음을 내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도 똑같은 100일에 한번인데, 이번에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마음이니 어떠한 길도 멀지 않게 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됩니다. 서울에서 활동을 하면 다른 법당 사람들도 종종 보게 되고 여러 가지 소통을 많이 하게 되는데, 제주에서는 그러한 부분이 쉽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화로, 화상통화로, SMS 사진으로도 자주 소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인터뷰를 마쳤습니다.

글_강선미 (제주정토회 제주법당)
인터뷰, 글 정리_박성희 (서울정토회 관악법당)
편집_권지연(서울제주지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정토불교대학 홈페이지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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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사럼

강선미총무님은 위대하십니다~

2018-01-16 22:41:35

이용애

쵝오!
강선미보살님

2018-01-16 18:17:20

무량덕

다음에 가지 하고 미루지 않고 이번에 가야 한다는 마음 자세를 배웁니다. 다음은 영원히 안 올 수도 있으니까요.

2018-01-16 15: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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