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파주법당
내마음의 논두렁같은 도량이 되기를
운정법당 불사 이야기

“여보게, 어떤 한 사람이 논두렁 밑에 조용히 앉아서 그 마음을 청정히 하면, 그 사람이 바로 중이요, 그곳이 절이지....”

이 한 마디로 서암 큰스님께서는 한때 불교 개혁에 힘을 쏟던 젊은 법륜 스님에게 큰 깨우침을 주셨다 합니다.
그렇다면 사방이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마음을 청정히 할 수 있는 논두렁 같은 곳은 어디일까요? 농사꾼에게 논두렁이라는 것은 뜨거운 한여름에 풀매다 지치면 언제든 편하게 걸터앉아 발을 담그고 쉴 수 있는 곳이고, 아무 때나 오다가다 들를 수 있는 곳이잖아요. 지친 현대인들이 오다가다 들려서 언제든지 편하게 쉬면서 마음을 청정하게 할 수 있는 도량터, 그것은 파주법당 정토회원들의 오랜 발원이었습니다. 사실 금촌 시장 입구에 자리 잡은 파주법당은 워낙 파주 지역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운정 교하 신도시 사람들에게는 가볍게 들르기엔 너무 멀었거든요.

임금선 님: 불사를 담당하면서 인연 따라 움직인다는 말을 정말 많이 실감했던 것 같아요. 법당을 보러 다니기 시작해 보니 위치가 좋으면 임대료가 정말 비싸더라구요. 정말 몇 달을 돌아다녀도 마땅한 게 없었는데, 때맞춰 이곳과 딱 인연이 닿은 거예요.

운정 불사 소임을 맡았던 임금선 님
▲ 운정 불사 소임을 맡았던 임금선 님

운정 교하 사람들이 누구나 다 아는 이마트 옆 신축 건물.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 주변이라 언제나 발길이 분주한 곳입니다. 불사에 뜻이 있었던 임금선 님의 배려로 좋은 위치의 새 건물에 시세보다 저렴하게 임대가 결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완공이 늦어지면서 봄불대에 맞춰 개원하려던 계획이 미뤄졌고, 운정법당 봄불대생들은 파주법당에서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파주법당 도반들은 운정법당 건물이 안전하게 세워져 준공이 나도록 시멘트 바닥에 장판을 깔고 9주 동안 새벽 기도를 하였습니다.

준공 전 운정 법당 개원을 위해 9주간 새벽 기도 중.
▲ 준공 전 운정 법당 개원을 위해 9주간 새벽 기도 중.

그렇게 오랜 공을 들인 후에야 드디어 완공이 되었고, 손꼽아 기다리던 도반들은 모여서 청소를 시작하였습니다.

목공사 후 청소하는 도반님들
▲ 목공사 후 청소하는 도반님들

완공 후 청소
▲ 완공 후 청소

내 손으로 쓸고 닦아 문을 연 법당 - 많은 사람들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기를, 부처님께 잘 물들수 있기를

정미숙 님: 2년 동안 정들었던 파주법당을 떠난다는 아쉬움도 잠시,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 잡은 운정법당을 구석구석 청소하며 정토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조금씩 자라게 되어 기뻤어요. 홍보 덕분에 찾아오시는 분들을 보며 더 많은 사람들의 편안한 안식처로 자리잡아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기다리고, 내 손으로 쓸고 닦아 문을 연 운정법당의 개원을 앞두고, 매주 300배를 해 온 정토행자들은 운정법당이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1,000배 정진을 하였습니다.

입주 기념 1000배 정진 중-운정법당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발원하며
▲ 입주 기념 1000배 정진 중-운정법당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기를 발원하며

입주 1000배 정진 후 더욱 맑아졌어요!
▲ 입주 1000배 정진 후 더욱 맑아졌어요!

때 이른 더위로 땀이 비 오듯 하였지만 1,000배 정진의 즐거움은 컸습니다. 드디어 우리의 수고와 노력으로 부처님의 터가 마련되었으니까요.

도반들끼리 화합이 잘 되고, 밖으로는 힘들고 각박함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법이 잘 되는 곳이 되기를

임금선 님: 제일 좋은 건 역시 터전이 마련됐다는 거예요. 사실 지난번 봄불대생들을 모집하면서 ‘아직 법당은 없는데 공부하러 오세요, 당분간은 파주법당에 가서 수업 들어야 해요.’ 할 때 참 막막했거든요. 그런데 이제 정식으로 법당이 생기고 사람들 많이 오가는 곳에 간판을 달았으니까, 저처럼 호기심 많은 사람들은 ‘저건 뭐지?’ 들려볼 수 있잖아요. 그러다 이곳에 와서 부처님께 잘 물들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안으로는 도반들끼리 화합이 잘 되고, 밖으로는 힘들고 각박함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전법이 잘 되는 그런 곳이 됐으면 좋겠어요.

박형자 님: 선거날 비오는 데 첫 수업이 있었어요. 제가 광탄에 살아서 3~40분 걸리는데, 불대 담당자라 오면서 운정법당 첫 수업인데 '비가 와서 결석이 많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한 명도 안 빠지고 다 오신 거예요. 깨끗한 법당에서 첫 수업을 하는데 마음이 어찌나 좋던지, 힘들었던 생각이 하나도 안 나더라구요.

최영화 님(파주법당 부총무): 운정법당 간판을 사진으로 처음 봤을 때 큰 감동이었습니다.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 넓은 운정법당이 법을 만난 도반들로 꽉 차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수요 수행법회 거리 홍보 중인 운정법당 정토행자들.
▲ 수요 수행법회 거리 홍보 중인 운정법당 정토행자들.

“저기 보이시죠? 바로 저 옆에 법당이 생겼어요. 매주 수요일 오전 열 시와 저녁 일곱 시 반에 오시면 법륜스님의 영상 법문이 있어요. 행복해지는 법문 들으러 꼭 오세요~.”

미세먼지가 사라진 주말 오후, 다들 가족들과 외출로 분주하지만 운정법당 도반들은 행복을 전하러 거리로 나왔습니다.

김승호 님: 봄불대 때 이후에 오랜만에 거리 홍보를 했는데, 옛날에는 사람들 인상 보고 나눠주고 좀 주춤거리는 마음이 있었는데 오늘은 행복을 전하는 거라 당당하고 기분 좋게 홍보를 했습니다.

최수영 님: 주말이라 그런지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걱정했는데, 의외로 전단지를 받으신 분들이 위치랑 시간을 세세히 묻고 전화를 주고받으며 즉각즉각 반응이 오니까,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이번 주 수요일엔 어떤 새로운 분들이 오실까, 전단지 돌리고 나면 바로 다음 주에 오시는 분들이 있어서 기대가 되구요, 그리고 이제 25일에 개원법회가 있으니까 많은 분들이 오셔서 이렇게 법문을 들을 수 있는 곳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면 좋겠어요. 멀리 차타고 나가지 않고 오며가며 산책하다 들를 수 있잖아요.

나에게 운정법당이란?

그 전에는 누군가 만들어 놓은 법당에 당연한 듯 들어가 불대 수업을 듣고 법문을 들었습니다. '이걸 누가 만들었을까? 참 깔끔하게 잘 만들었다' 같은 생각도 별로 없이, 으레 그곳에 있었으려니 했던 법당을 누군가의 표현대로 한 땀 한 땀, 아니 한 뼘 한 뼘 내 손으로 쓸고 닦고 간판을 달고 보니 정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그래서 물었습니다, “나에게 운정법당이란....?”

최수영 님: 저는 운정법당이 제 둘째 같아요. 첫째는 파주법당, 둘째는 운정법당...첫째인 파주법당을 키울 때는 경전반 학생이어서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시행착오도 엄청 많았고, 혼자서 울기도 많이 하고 분별도 내고 그랬는데, 그 시행 착오를 거친 뒤 둘째 운정법당을 만드니까, 사실 파주법당보다 규모도 크고 과정도 훨씬 힘들었는데, 그때보다 힘들지 않고 큰 분별심 없이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셋째를 낳고 싶은 마음은 없구요, 그런데 또 몰라, 어쩌다 자연스럽게 생길 수도 있어, 그러면 또 부처님의 뜻이려니 하고 낳겠지만 지금은 셋째 계획은 없어요, 하하하...

최영란 님: 제게 운정법당은 집 가까운 쉼터 같은 곳이에요. 바깥에서 일할 때는 굉장히 바쁘게 움직이는 성격인데, 법당에만 오면 느림이 있어서 좋아요. 어떤 일을 할 때, 제가 뭘 잘못했을 때 법문을 들으면 꾸짖는 듯한 느낌도 있지만 위로가 돼서 참 마음이 좋아요.

김승호 님: 나에게 운정법당은 바로 집 근처라서, 방향이고 안식처죠. 내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박용숙 님: 저한테 운정법당은 새로운 시작이며 즐거움이고 집 다음으로 늘 있고 싶은 곳입니다. 타 지역에서 이사 와서 금촌에 적응되기도 전에 얼결에 불대홍보 전단지를 돌리고 경전담당을 맡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열정이 있었던 건 아닌 것 같고, 그저 도반이 가니까 즐거움으로 따라서 벌써 개원식까지 왔네요.

이제야 법당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파주법당에서 수업을 시작했던 봄불대와 주간 경전반이 옮겨왔고, 수요 수행법회 뿐이라서 아직은 이 넓고 깨끗한 법당이 충분히 쓰이지 못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삶에 지친 수많은 농부들이 오다가다 쉬어 가며 새롭게 힘을 얻어갈 논두렁처럼 편안한 법당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길 바라며 운정법당 도반들은 거리로 나섭니다. 오늘도 상사에게 야단맞고, 동료에게 뒤통수 맞고, 후배에게 밀리며 삶의 고단함으로 어깨가 처진 콘크리트 바닥 위에 선 농부들 같은 현대인들에게 운정법당 개원 소식을 전해주려구요.

“여보게, 그대의 지친 마음을 청정하게 해줄 논두렁처럼 편한 운정법당으로 오시게! 쉬면서 법문으로 마음을 재충전해 가게나.”

요즘 많이 힘드시다구요? 운정법당으로 오세요. 텅 빈 마음을 그득하게 채워줄 행복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글 | 김명호 희망리포터(일산정토회 파주법당)
편집 | 한명수 (인천경기서부 편집 담당)

전체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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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화

개원추카 드려요~^^
법당가득 이 좋은 법을 함께 할수 있기를
발원합니다.().

2017-06-23 08:03:34

이영미

운정법당 개원 축하드려요^^

2017-06-23 07:23:14

보리심

눈물나네요 자기 일하느라 정신없는 현대인들에게 부처님 법 전하고자 안식처를 일구시는 분들
자기보다 타인를 위한삶 정말 부처님들을 닮으셨군요 다들

2017-06-22 10: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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