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문경법당
INEB스님들 반갑습니다! 만남 그리고 짧지만 행복한 대화

INEB(세계참여불교네트워크) 소속 스님들이 정토수련원을 방문해 주었습니다.
매년 이맘때면 정토회는 INEB 소속의 동남아 스님들을 초대하여 한국 방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스리랑카, 미얀마에서 오신 비구 스님 열네 분, 비구니 스님 한 분, 난(Nan:아직 비구니계를 받지 못한 여자 수행자) 두 분, 태국 스텝 두 분을 포함하여 열아홉 분이 방문하였습니다.

반갑습니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 김~치~
▲ 모두 한자리에 모여 김~치~

방문 기간 동안 정토회의 사상과 활동을 이해하고, 한국에서 붓다의 가르침이 생활 속에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직접 보고 배우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은 스님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포교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든든한 밑거름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동남아 스님들은 문경, 두북, 서울을 오가며 한국에서의 일정을 소화하게 됩니다.

처음으로 해 본 발우공양 ##

그 첫 번째 일정으로 문경수련원에서 동남아 스님들은 새벽예불과 발우공양에 참여하였습니다. 수련원에서 새벽 예불은 정토회의 예불 방식으로 저녁 예불은 동남아 스님들의 예불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서로의 예불 방식은 다르지만 마음은 하나라는 것이 느껴지는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새벽 예불 후에는 발우공양을 함께 했습니다. 수저를 사용해야 하고 순서와 작법이 매우 생소하지만 스님들께서는 옆 사람을 따라 하기도 하면서 식사를 잘 마쳤습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발우공양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합니다.

서툴지만 진지하게...
▲ 서툴지만 진지하게...

그리고 유수 스님의 안내에 따라 수련원 곳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수련원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백화암에서 차도 마시고 사진도 찍으며 담소도 나누었습니다. 특히 해우소와 퇴비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고 메모를 하는 등 생태적 삶을 지향하는 정토회의 정신과 실천적인 삶에 많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백화암에서는 치~이~즈~
▲ 백화암에서는 치~이~즈~

동남아 스님들의 문경 수련원 방문기, 그중에서도 5월 26일 가졌던 방문단과 문경공동체 대중들과의 대화를 좀 더 소개하고자 합니다. 유수스님, 묘수법사님, 상주대중, 행자대학원생 그리고 곧 회향을 앞둔 30기 백일출가 행자님들까지 참여해 알찬 시간을 가졌습니다.동남아 스님들은 백일출가 프로그램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젊은 행자님들이 속세를 벗어나 백일동안 이곳에서 수행 하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하였습니다. 동남아 스님들과 백일출가 행자님들의 짧지만, 행복한 대화 그중 3편을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짧지만, 행복한 대화

동남아 스님1) 행복이 무엇인지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백일출가생1) 저는 행복이라는 정의를 제가 행복한 것보다 남에게 보이는 행복을 추구하는 것으로 생각하며 살았어요. 예를 들면 취업도 작은 기업 말고 좋아 보이는 대기업에 하고 싶고 월급도 남들보다 더 많이 받고 싶고 좋은 차와 좋은 집을 갖는 게 행복인 줄 알고 그렇게 살았어요. 그런데 아무리 쫓아가도 채워지지 않고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백일출가에 와서 스님들과 법사님들 말씀을 듣고 내가 알던 행복이 진정한 행복이 아니었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행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제는 그냥 이대로 살아도 잘 살 수 있고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100일 출가에 와서 언제 어디에서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젠 어디 가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거 같습니다.

짧지만 행복한 대화
▲ 짧지만 행복한 대화

동남아 스님2) 100일 동안 하시면서 행복이라는 답 외에 다른 어떤 것을 얻었는지 궁금합니다.
백일출가생2) 행복 이외에 저 자신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밖에서 생활할 때는 제가 잘났다고 생각하고 욕심이 많아서 제가 인지하고 있는 모든 것에서 잘나고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항상 제가 그 기대에 못 미쳤고 그런 저 자신을 자책하고 힘들게 했습니다. 여기 들어와 지도법사님의 강의를 듣고 법사님들께 배우고 도반님들과 생활을 하고 정진을 하면서 옛날에 저 스스로가 얼마나 힘든 생활을 견디며 살아왔는지를 알게 되었고, 많은 분의 은혜 속에서 살고 있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을 좀 더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서 이전보다 더 편안해졌습니다. 그래서 가깝게는 가족을 그리고 도반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넓게는 다른 나라에서 힘들게 사는 사람들까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남아 스님3) 이번 100일 출가 프로그램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었는지, 바깥세상으로 나갔을 때 가장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되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백일출가생3) 여기 입방하려면 만 배를 3일 만에 해야 입방할 수 있는데 그 3일 동안 절을 하는 과정에서 나를 한번 뛰어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절을 하는 과정에서 하기 싫고 괴로웠지만 하고 나서 매우 뿌듯했고 큰 성취감을 맛보았어요. 그 일을 계기로 더 큰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동남아 스님들은 백일출가 행자님들을 보면서 붓다의 가르침이 청년들을 꽃피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고 하였습니다. 스님들의 질문에 답하는 이 시간이 회향을 앞둔 30기 행자님들에게도 그동안 공부한 것을 정리해 볼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27일 동남아 스님들은 문경을 떠나 서울로 이동하였습니다. 동남아 스님들과 발우공양을 하고 예불을 드리고 대화하는 시간을 통해 이곳에서 수행하며 지내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다시금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내년에 또 만나요!

글_이선화(문경 희망리포터)
편집_박정미(대경지부)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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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희

백일 출가를 하기위해서 만배를 3일 안에 해야하다니....
보통 의지로는 넘을 수없을 산일거같습니다.
그런데 그 힘든 산을 넘어 백일출가하신 분들이 많으시네요.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시작할 수있는 과정이네요

2020-06-02 22:07:10

봄선

나를 한번 뛰어넘는 경험을 통해 삶을 다시 바라볼 수 있겠지요..._()_...!

2017-06-20 1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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