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충주법당
새벽기도로 하루를 여는 도반들의 마음 나누기

새벽에 기도하는 도반들이 있다고 해서 3일간 집중 취재를 해보았습니다. 마음속 깊은 나누기로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럼 새벽기도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게 무엇이 있는지 함께 나누어 보겠습니다.

새벽 수행 정진 후 도반들과 차 한 잔
▲ 새벽 수행 정진 후 도반들과 차 한 잔

최익란 희망리포터(이하 희망) : 새벽기도를 하게 된 동기는 무엇입니까?

박종은 : 2013년 가을에 개원해서 2014년도 봄불교대를 담당했습니다. 재미있게 잘 지냈는데 어쩌다 보니 끝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해 졸업식을 끝내고 위기감이 왔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새벽기도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권순녀 님과 같이하다가 나중에 정순희 님까지 합류해서 새벽반 담당을 하게 됐습니다. 얼마 후엔 청주에서 김성욱 님이 이사를 와서 합류하게 되면서 정말 든든했습니다.
김태숙 : 2016년 문경에 경전반 특강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내가 과연 수행자라고 할 수 있나? 하는 성찰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마침 박종은 님이 카풀로 같이 다니자는 권유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곧이어 입재식이 있어 다녀온 후, 열심히 참석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삶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정순희 : 2015년 봄불교대에 입학 후 바로 다음 달부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법 만난 것이 너무 좋아 감사한 마음으로 늘 임하고 있고, 또 하나는 게으름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작했습니다.
권순녀 : 2015년 1월 1일부터 당시 부총무였던 박종은 님이 같이 하자고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박종은 님이 새벽마다 전화해주고 집 앞으로 매일 데리러 오셨습니다. 남편이 아이구, 얼마나 하려고? 하며 비웃는 소리에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남편에게 우습게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하게 된 원동력입니다. (모두 웃음)

새벽기도 중
▲ 새벽기도 중

희망 : 그럼 이 힘들고 어려운 새벽수행을 왜 하는지요?

권순녀 :저는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행복해야 가족도 남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임명화 : 절을 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좋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서 나를 잊고 살다가 잠깐씩 나를 들여다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내가 지금 깨어있나? 하고요. 가끔 어쩌다가 하지 않는 날에는 나를 놓치고 가는 것 같고, 마음에 이끼가 낀 듯한 느낌입니다.
박용삼: 인생을 잘 살고 싶어요. 사람이 이렇게 바뀌기가 어렵구나 하는 생각도 종종 들면서 한편 돌아보면 나에게 작은 변화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가다 보면 더 큰 변화도 가능하지 않겠어요?
김태숙: 마음을 다잡고 살아갈 수 있는 구심점이 되기도 하고, 108번 나를 바닥까지 숙이는 연습을 통해 아상과 습관들을 바꾸어 가려 합니다. 조금씩 타인을 보는 힘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리고 새벽은 내가 쓸 수 있는 가장 한가한 시간입니다.
박인숙 : 마음이 맑아집니다. 새벽이 빨리 오고 하루가 길어져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습니다. 누구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이런 마음도 다 내려놓게 되고요.
박운경 : 아직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지만, 제 마음속엔 행복이 자리 잡기 시작했어요. 수행도 열심히 하고, 불교대도 열심히 다녀서 졸업식 때 법륜스님 손을 꼭 잡아보고 싶습니다.
박종은 : 부족함 없이 풍요롭고 행복하게 사는 이웃의 평범한 사람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불법을 배우고 수행을 꾸준히 한 사람들은 그래도 죽을 때는 다르겠지? 왜냐하면 삶의 지향점이 다르니까요. 죽음 앞에서 나를 돌아다봤을 때 누가 더 행복하고 편하게 삶을 놓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요.

희망 : 새벽기도를 하면서 변화된 점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김태숙 : 저에게 새벽기도는 이제 평범한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서점을 운영하면서 수입에 대한 생각은 내려놓고 손님들을 편한 마음으로 대하게 됐어요. 마음에 근력이 생겼다고 할까요. 나를 관찰하는 힘도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자세한 건 잘 모르겠지만, 3년 하다 보면 뭔가 달라지지 않겠어요? 그저 안 빠지고 열심히 해 보려고 합니다.
박종은 : 저 역시 숙제처럼 하루중에 빠질 수 없는 일과가 되었고, 집에서는 시간도 정해지지 않고 산만해지기 쉬운데, 법당에 와서 하면 훨씬 더 쉽게 해낼 수 있어요. 법당 운영에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고, 고3 아들을 편하게 바라봐줄 수 있었던 게 좋았습니다.
박용삼 : 예전보다 술을 덜 마십니다. 매일 마시던 술을 주 2회로 줄였고, 아침에 일어나기 싫다는 마음이 일면 내 마음이 일으키는 한 생각이라는 경전 말씀을 생각하면 벌떡 일어나게 됩니다.
박운경 : 제가 힘들어 하던 문제가 마음이 바뀌면서 저절로 해결이 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소통도 잘 되고, 생활 전반에서 이해심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권순녀 : 저는 잠에 대해 자유로워지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지금은 잠에 대한 끄달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동생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담담한 마음으로 쉽게 털어버릴 수 있는 힘이 생긴 걸 스스로 발견했습니다.
정순희 : 아침 분위기가 많이 여유로워졌습니다. 가족들 간의 대화도 많이 하고, 남편은 식사 시간에 법문을 듣고 출근하면 뭔지 모르게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고 합니다. 제 변화는 모르겠는데 남편과 아이가 편안해져 저도 덩달아 좋습니다.
임명화 : 직장생활이 훨씬 편해졌어요. 그전에는 남의 눈치를 많이 봤지만, 지금은 민폐 끼치지 않는 선에서 당당하게 행동하고 그 결과는 제가 책임집니다. 저는 깨달음의장 다녀오며 4킬로그램이 빠졌습니다. 새벽수행도 열심히 하다 보면 다이어트에도 좋을 것 같아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모두 웃음)
박인숙 : 어딜 가나 눈치 안보고 주인처럼 살아가는 것 같아요. 내가 편해짐으로써 부모님과 가족 모두를 편하게 바라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나를 숙이고 내 마음을 숙이고
▲ 나를 숙이고 내 마음을 숙이고

희망 : 마지막으로 앞으로 소망이나 다짐에 대해서 한 마디씩 해주신다면?

박용삼 : 앞으로는 수행 일기를 써보겠습니다. 그리고 마음변화는 컸지만 막상 행동의 변화는 그다지 크지 않았던 것 같은데, 행동하는 사람으로 변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태숙 : 마음을 깨끗하고 맑게 살고 싶습니다. 항상 부처님 감사합니다.
박종은 : 나를 내세우기보다는 상황에 맞추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내게 맡겨진 역할과 인연에 따르며 살고 싶습니다.
임명화 : 문경에서 봉사하시는 분들 얼굴을 보며 정말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런 대가 없이 일하며 웃는 얼굴에서 많은걸 느꼈습니다. 그런 웃음을 저도 갖고 싶습니다.
정순희 : 지금 이대로 감사하다는 마음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이 불법을 만났으면 좋겠고, 또 새벽기도에도 많은 도반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박인숙 : 모든 사람이 편안해지고 고요해지길 소망합니다.
이선규 : 새벽잠에서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들었지만, 수행문 읽어내려가며 참회의 마음이 일었습니다. 내 안의 화를 다스릴 줄도 알게 되었고 점점 마음의 평화가 느껴졌습니다. 가족과 도반들에게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리고 무릎 때문에 몇 주 쉬면서 깨달았습니다. 법당에 나와서 절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우리는 오늘도 새벽을 수행문 읽고 절을 하며 참회와 발원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나를 버리고
내 것을 버리고
내 고집을 버리고

방석 위에 깐 기도포에 써 있는 이 글귀가 오늘은 마음 깊은 곳까지 걸어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충주법당에 새벽을 밝히는 도반들을 보며,
“우리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고맙습니다()

글_최익란 희망리포터(청주정토회 충주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

전체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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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조행

보살님~ 고맙습니다~~^^

2018-07-24 11:55:36

김미환

멋지네요. 언젠가 오창법당도 올라오겠네요.ㅎ

2017-05-16 08:00:12

심완규

도반이 스승임을 알고 늘감사한마음입니다.

2017-05-15 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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