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안산법당
저 이제 백일출가 가능한가요?- 안산법당 만배 도전기

공지 사항
새해맞이 만 배 정진 안내

  • 일 시 : 2017년 1월 19일, 20일, 21일 오전 8시 ~ 오후 6시
  • 장 소 : 안산 법당
  • 준비물 : 염주, 기도 포, 개인 컵, 손수건, 절하기 편한 복장
  • 정진 중 묵언
  • 죽 공양: 배 향숙( 19일: 호박죽 , 20일: 팥죽 , 21일: 녹두죽)
  • 만배 도전자: 원호성, 박희준
  • 부분 참석 가능하오니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안산 법당 단체 톡 방에 올려진 공지 사항이었다. 만배 정진을 위해 김 보경님은 월차까지 내고, 만배보다는 죽에 관심을 보이는 분, 부분 참석하겠다는 분들이 쏙쏙 늘어나면서 참석자들이 늘어났다. 일이 점점 커졌다.

  • 만 배 도전자 : 원호성, 박희준, 김보경
  • 부분 참석자: 김수현, 김분옥, 배향숙, 최유진, 최영희, 인기영, 서형덕, 조미라, 강순화, 김현정, 권은숙, 심기옥, 이정아

“ 부총무님, 임진각 통일 기도 다녀오는 길에 최영희 님이 만배 해보면 어떨까 얘기하더라고요. 실컷 울어 보고 싶다고.”
“ 그래요? 그럼 우리 셋이 법당에서 만배 한번 도전해 볼까? 언제가 좋을까요?”
지나가는 말로 총무님에게 얘기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냥 도반을 도와주고 싶은 맘에서 그의 말을 옮겼을 뿐인데.... 우리 부총무님은 정말 추진력 하나는 끝내주시네.
애들도 방학이라 밥도 챙겨줘야 하고, 내가 만배를 할 수 있을까? ‘만배 도전자 박희준’이라는 글귀가 영 부담스러웠다. 그런 부담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행사에 참여해봐야겠다는 마음을 내었다.

첫째 날, 3300배를 마치고 명상을 하는데 알 수 없는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왜 눈물이 이렇게 흐르지!

정진 모습
▲ 정진 모습

둘째 날, ‘가기 싫은데, 다리도 아프고.... 내가 안 가면 부총무님 혼자 있을 텐데.... ’ 108배는 할 수 있을까 여겼는데 3100배를 하였다. 절을 하는 동안 아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늘 못 미더워하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미안했다.

정진모습
▲ 정진모습

셋째 날 “이왕 시작했는데 만 배 채워 봐요.” 부총무님의 조언이었다. ‘ 남은 건 3600배, 8시부터 시작하면 시간이 빠듯하겠어’ 7시에 와서 천천히 무릎을 굽혀보았다. 그냥 몸이 작동하였다.
엎드리고 일어나고 엎드리고 일어나고.... ‘힘들구나, 다리가 아프구나, 왼쪽 무릎 바깥쪽이 당기네, 졸음이 오네.’ 눈을 감고 한다.
또 엎드리고 일어나고 엎드리고 일어나고.... 화가 났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염주를 던져 버리고 싶었다. 옷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싶었다.
그리고 또 엎드리고 일어나고 엎드리고 일어나고.... 꿈속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니 조그마한 아이가 보였다. 어떤 움직임도 없는 작은 아이가 보이더니 그 아이가 나에게로 다가왔다. 형상이 점점 커지더니 움직이고 춤을 추는 것 같았다. 순간 눈물이 주르룩 흐른다. 멈출지 모를 눈물이 흐른다. 흐느껴 울기 시작한다. 흑흑흑. 그리고 엉엉엉 큰 통곡을 하며 눈물을 흘린다.
한 줄기 빛이 내게로 다가오는 듯 세상이 밝아 보였다.
나에게 미안했다. 우리 애들에게도 미안했다. 그리고 남편에게도 미안했다. 그랬구나 그냥 바라봐주길 바랬구나, 그냥 믿어주길 바랬구나, 그러지 못해 나도, 애들도, 남편도 힘들어했구나.
모든 것들이 감사로 다가왔다. 만 배의 자리를 마련해 주고, 매일 다른 메뉴의 죽 공양을 하고, 월차를 내면서 만 배에 도전하며 나를 자극해주며, 부분 참여로 힘을 실어준 많은 도반들. 무엇보다 내가 이렇게 불법을 만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남편.
온 우주가 나를 도와준다는 의미가 이런 의미일까?
난 단지 다른 이를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것이 나를 돕는 일이었다.
순간 두려움이 생겼다. 형상화된 내 안의 작은 아이가 도망갈까 숨어버리진 않을까.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그래! 이제부터가 내 수행의 시작이구나. 이것으로 끝이 아닌 내 수행은 여기서부터 다시 시작이다. 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믿어주는 것이 나를 치유하는 것이구나, 그러기 위해서는 꾸준한 수행을 해야 하는구나.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받은 만큼 나도 베풀며 살고 싶다. 내 생애 불법이라는 큰 선물을 만날 수 있음이 큰 행복이다.
감사하다. 그리고 긍정으로 살아가자.

만배 정진 후 공양
▲ 만배 정진 후 공양

만배 정진 천도재 후
▲ 만배 정진 천도재 후

글 | 박희준 희망리포터 (인경지부 안양정토회 안산법당)
편집 | 한명수 (인경지부 편집 담당)

전체댓글 9

0/200

최영수

아침 기도도 하기싫어하는 저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읽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2017-05-08 01:02:29

박명화

만배정진 대단합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셨군요 내생애 도전 한번해보고 싶어요

2017-03-03 21:57:32

박명화

만배정진 대단합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셨군요 내생애 도전 한번해보고 싶어요

2017-03-03 21:5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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