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목포법당
잠깐 벗어놓은 스카프 인기 짱~
윗동네 아랫동네 행복한 이야기

지난해를 마무리하며 목포법당에 여러 행사가 있었지만, 그 중 유난히 많은 분들의 온정이 느껴졌던 ‘좋은 이웃의 날’ 행사 이야기를 소개해 드립니다.

행사가 있기 하루 전날 법당에는 바자회 준비가 한창이었습니다. 통일축전 때 전달되지 못했던 물품들과 이번 행사를 위해 도반들이 보시한 것들을 여섯 분의 봉사자들이 정리해주었습니다. 물건들이 필요한 곳에 잘 쓰이길 기대하며 봉사자들은 미리 행사를 시작한 모습이었습니다.

물품 정리하며 밝은 모습의 도반들
▲ 물품 정리하며 밝은 모습의 도반들

가지런히 정돈된 생활용품과 옷가지들
▲ 가지런히 정돈된 생활용품과 옷가지들

일요일 오전 11시,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행사 신청한 윗동네 이웃은 열아홉 가정으로 어른 20명과 아이 8명이었는데 찾아주시니 작은 법당이 북적북적했습니다. 봉사자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법당에 들어선 이들은 이것저것 구경하며 필요한 물품들을 천원 혹은 무료로 구입하였습니다. 저마다 필요한 것들을 부담 없는 가격에 구입하니 흡족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모인 바자회 수익금 187,000원이 ‘좋은벗들’(http://www.goodfriends.or.kr)에 쓰일 것이라고 하니, 윗동네 분들은 본인들도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에 뿌듯해 하셨습니다.

물건 고르기에 한창인 윗동네 이웃들
▲ 물건 고르기에 한창인 윗동네 이웃들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아 방문하는 아이들에게 소박하게나마 산타선물을 전달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사전에 신청하지 않고 온 아이가 있어 잠시 난감했더랬죠. 바자회 물품에서 남은 것 중 하나를 즉석에서 선물로 준비해 주었는데 다행히 아이가 무척 좋아하여 위기(?^^)를 넘겼습니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기도 하고 꾸물이(지렁이)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재미있어하는 등 법당이 잔칫날처럼 활기찼습니다.

꾸물이(지렁이)를 관찰하는 아이들
▲ 꾸물이(지렁이)를 관찰하는 아이들

잔칫날에 음식이 빠질 수는 없겠지요. 바자회와 산타선물이 전달되는 동안 공양간에서는 봉사자들이 한 가지씩 맡아 준비해온 떡, 나물, 전, 과일, 떡국 등 맛깔스런 음식들이 예쁘게 담겨지고 있었습니다. 법당에 상을 차려 윗동네 아랫동네 이웃들이 어우러져 푸짐한 인심과 온기를 느끼며 함께 먹는 즐거움을 만끽했습니다. 모두 식당 음식보다 맛있고 정성이 들어갔다며 좋아하셨습니다.

봉사자들이 준비한 음식들
▲ 봉사자들이 준비한 음식들

윗동네 분들 가실 때 챙겨드릴 김장김치와 떡국 떡
▲ 윗동네 분들 가실 때 챙겨드릴 김장김치와 떡국 떡

이웃들과 함께 먹는 떡국과 음식들
▲ 이웃들과 함께 먹는 떡국과 음식들

행복한 점심 식사가 끝나고,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영화 관람을 위해 우리는 법당 인근의 영화관으로 이동하여 영화 ‘형’을 보았습니다. 차량 지원을 해준 여러 봉사자 덕분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고, 윗동네 분들 대부분이 영화를 접해보지 못했던 터라 낯설어하면서도 설렘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영화관이 처음이라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간과하여 큰 소리로 말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극장 안에서 뛰어다니는 일이 생겼습니다. 미리 주의사항을 안내하지 못했다는 늦은 알아차림과 새로운 경험을 하는 이들에게 세심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영화 관람까지 준비된 일정을 마치니 어느덧 오후 4시가 되었습니다. 윗동네 분들에게 김장김치와 떡국 떡을 챙겨 드리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달래고, 마지막으로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 우리는 형편이 어려운데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 6학년 아들이 이 모임에는 다음에 빠지지 말고 꼭 가자고 합니다.
-- 김치 먹은 지 오래되어 몸에 털이 날 것 같았는데 김치를 받으니 너무 좋습니다.
-- 영화를 처음 보았는데, 영화 보면서 눈물이 났어요.
-- 영화에서 형이 동생을 위해 애쓰는 것을 보면서 나도 언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다음 행사에도 꼭 불러주시면 좋겠습니다.
-- 바자회를 한 달에 한 번씩 하면 좋겠어요.
-- 기회 되면 영화를 또 보고 싶어요.
-- 오늘 좋은 옷을 사서 좋고, 음식도 맛나게 잘 먹었어요. 좋은벗님들, 감사합니다.
-- 수고하셨습니다. 챙겨주신 김치와 떡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 정말 감사해요. 집에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이라도 대접하고 싶습니다.

‘좋은 이웃의 날’ 행사 참여자 모두 함께
▲ ‘좋은 이웃의 날’ 행사 참여자 모두 함께

윗동네 분들을 배웅하고 봉사자들도 소감 나누기 시간을 가졌습니다.

-- 좋은 일에 봉사할 수 있어 좋습니다.
-- 오신 분들이 모두 즐거워해서 덩달아 좋았습니다.
-- 무엇보다도 윗동네 분들이 즐거워하니 보람을 느껴요.
-- 계를 탄 듯 귀에 입이 걸려서 한 보따리씩 들고 가시며 즐거워하는 모습에 흐뭇합니다.
-- 뇌경색 후에 지팡이 짚고 오신 분이 계셨는데, 겨울을 잘 지내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하루만 봉사해 미안합니다.
-- 이 옷 저 옷 입어보며 행복해하시는 모습들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잘 쓰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영화관에서 신나게 까르륵대던 아이들을 통제하는데 진땀을 뺀 것이 추억이 될 것 같아요.
-- 아이들을 법당에서 돌보고 부모들만 영화를 보게 할 계획이었는데, 아이들이 부모와 동행하길 원해 함께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별도의 프로그램이 필요함을 느꼈습니다.
-- 물품 판매하는 곳에 잠깐 벗어놓은 스카프를 한 분이 사가지고 가셨어요.(모두 웃음) 서로 사려고 했다니 좋습니다.
-- 새터민들이 이동의 어려움, 아이들 돌봄, 직장, 경비, 정보 부족 등으로 문화 생활을 거의 못하는 상황인데, 경비를 지출하지 않더라도 상시 주말 무료 공연 등의 정보를 공유하고 동행하는 봉사를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작은 정성이 모여 많은 사람이 행복해하니 좋습니다. 협조해주신 봉사자들에게 감사합니다.

여러 가지로 구성된 행사에 준비할 것들이 많았기에 스무 명이 넘는 많은 봉사자가 참여해주셨습니다. 한두 사람이 준비해서는 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꽃들이 모여 하나의 화단을 이루듯’ 각자 할 수 있는 작은 봉사거리가 모여 이렇게 따듯한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참 따듯한 겨울입니다.

글_민춘희 좋은벗들담당자, 이미라 희망리포터 (목포정토회 목포법당)
편집_양지원 (광주전라지부)

전체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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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화

아름답습니다~♡

2017-01-21 11:31:46

광명화

참 좋으네요... 고맙습니다.

2017-01-15 15:03:17

보리안

재미도 있고 맛도 있고, 너도 좋고 나도 좋은 행사 휼륭하게 하셨네요. 세세히 소식 전해주신 리포터 님~ 감사합니다. 넵! 참 따뜻한 겨울입니다~~

2017-01-15 10: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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