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영통법당
천일을 한결같이 기도 수행으로 아침을 열다
조윤선, 문윤선 님 수행담

2014년 3월 23일 입재식으로 시작된 8차 천일 결사는 2016년 12월 18일의 회향식으로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 천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 수행한 도반님들이 회향식 때 상을 받았는데요,
우리 영통법당에서는 두 분이나 그 상을 받으셨습니다.
더군다나 그 두 분은 영통법당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어서 더욱 놀라움이 컸습니다.
오늘은 조윤선, 문윤선 두 분의 수행담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하고 환한 웃음을 띤 두 분입니다. 왼쪽이 조윤선 님, 오른쪽이 문윤선 님.
▲ 편안하고 환한 웃음을 띤 두 분입니다. 왼쪽이 조윤선 님, 오른쪽이 문윤선 님.

아픈 것은 역시 마음에서 나오는 거구나

어떻게 기도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조윤선 님: 불교 대학 다니기 시작하면서 108배를 시작했어요. 입학이 마침 8차 천일결사 시작일과 비슷해서 그저 처음엔 시키니까 한 거지요. 그때 우연히 기도 CD를 얻게 돼서 그걸로 하게 됐어요.

문윤선 님: 저는 정토회 오기 전에 다른 절을 다니면서 3년 동안 기도를 했어요, 그러면서도 불교에 더 알고 싶어서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정토회를 알게 되었어요. 기도는 그냥 처음엔 시키니까 무조건 했어요. 스님과 부처님과 불법을 보고 뭔가 있을 것이라는 간절한 믿음이 있었어요.

수행을 계속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조윤선: 기도를 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모든 일이 편해지니까 그냥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나는 원래 새침하고 남의 눈치를 많이 보고 욕심이 많고 샘이 많았어요. 나보다 잘난 사람을 보면 마음속에서 막 뭔가 끓어요. 그런데 기도를 하다 보니까 어느 순간엔가 다 놓이더라고요. 남편과도 뭔가 편하고 말도 쉽게 하고 그래서 오가는 소통이 편해졌어요. 애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러워지고…. 이걸 보면서 내가 도대체 이제껏 어떻게 살아왔나…. 매일 나만 잘났다고…. 내가 이제껏 왜 이렇게 살아왔나…. 그저 고개 꼿꼿이 세우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웃겨요. 얼마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분위기이고 환경이었는데 그렇게 살았는지. 다시 태어나면 다른 성격으로 살고 싶고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그러려면 지금부터 갈고 닦아 수행을 열심히 해서 나의 카르마를 없애야만 더 좋은 생을 가질 거 같아서 수행을 놓지 않으려고 해요.

절하면서 안 아프냐고 사람들이 많이 물어요. 제 나이가 75살이니까 몸이 아프긴 해요. 근데 뭐, 아프면 아픈데로 그냥 사용하면 되지…. 라고 생각해요. 아프다고 해서 누워있거나 걱정하거나 그러지 않는 것이 정토회에 와서 얻은 거예요. 앞으로도 나는 아프겠지요. 늙어가니까…. 그래도 아픈 것에 걸려들지 않고 그냥 “그래 너 아프냐?” 하고 그냥 바라만 봐주면 또 괜찮아지더라고요. 그리고 하고 싶은 것을 하니까 사실 몸이 아주 아프지도 않더라고요.

수행하시다가 힘드신 적은 없으셨나요?

문윤선: 저는 간이 안 좋아서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겼어요. 그 때 수행이 정말 많이 되더라고요. 특히나 1년 전엔 먹지도 못하고 계속 구역질을 하고, 속물이 나오면서 혈변을 보고, 하여튼 무척 아팠어요. 그런데 그때도 기도를 안 빠졌어요. 토하면서도 했지요. 근데 내 병을 내가 알잖아요. 내가 “이 병이 뭐지…”. 하고 이 병을 수행과제로 삼았어요. 내가 정말 몸이 아파서 못하는 것인지 알고 싶었어요. 스님이 그러셨거든요 “일어날 수만 있으면 다시 엎드려라.” 그래서 새벽에 계속 일어나서 했어요. 결국 마음이더라구요. 마음 때문에 못하는 것이더라고요.
그 후 초파일에서 제가 염불을 맡게 되었는데, 아픈 것도 마음에 달린 것이라는 것을 이젠 아니까, 하다 쓰러지면 쓰러지리라 하고 했는데, 내가 해내더라고요. ‘마음이구나. 아픈 것은 역시 마음에서 나오는 거구나….’ 싶었지요.

2016년 마지막 수행법회에서. 가운데 두 손을 모으고 계신 두 분이 조윤선 님과 문윤선 님.
▲ 2016년 마지막 수행법회에서. 가운데 두 손을 모으고 계신 두 분이 조윤선 님과 문윤선 님.

희망 앞에선 나이가 문제 되지 않는다

두 분 모두 봉사도 열심이신데 봉사 이야기도 해주세요.

조윤선: 나는 지금 영통 법당 공양주 일을 맡고 있는데, 봉사를 하면 내가 살아있다고 느껴요. 그래서 이렇게 살아가는 게 감사해요. 내가 계속 몸을 움직이고 봉사를 계속하면 더 늙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예전 같으면 무엇을 맡으면 조마조마했는데 이젠 마음 편히, 할 수 있을 만큼 하면 된다 생각하니 스트레스도 훨씬 적어졌어요. 그저 지금처럼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려고 해요.

문윤선: 제가 건강이 안 좋아서 내가 못하는 거 말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해요. 지금은 8대 행사와 수요법회 집전을 하고 있고, 또 5개 법당에서 기초반 목탁 점검 교육도 맡고 있어요. 사실 지난 1년간 시골에서 살았어요. 그땐 봉사할 곳이 없어 기도만 했는데 물론 그것도 수행이 되긴 하지만, 그보다는 여러 도반과 함께 부딪히면서 수행을 해야 제대로 수행이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내년에는 바라지 봉사를 좀 더 많이 다니려고 해요. 바라지를 다니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새로운 공부를 찾아보려고 해요.

예불을 집전하고 계시는 문윤선 님과 조용히 공양간을 맡고 계시는 조윤선 님.
▲ 예불을 집전하고 계시는 문윤선 님과 조용히 공양간을 맡고 계시는 조윤선 님.

두 분은 천일을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기도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도는 힘들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기도를 해야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하시네요. 내년 계획을 말씀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는 두 분 모습을 보며 희망 앞에선 나이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음을 느낍니다. 두 분 모두 내년에도 열심히 수행하시고 봉사하시는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글_정혜경 희망리포터(수원정토회 영통법당)
편집_전은정(강원경기동부)

전체댓글 6

0/200

워털루 무애

뵌 적은 없지만 두 윤선 보살님 수행담 감동적입니다. 수행담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2017-01-10 22:53:18

路邊芳草

와우 ~~~ 두분 멋지세요 ♡

2017-01-09 13:14:53

수승화

멋지십니다 본받고 싶어요

2017-01-05 22:19:28

전체 댓글 보기

정토행자의 하루 ‘영통법당’의 다른 게시글

목록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