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내 인생의 힘이 되어준 ‘나의 선택’_이종선 님 수행담

작은 체구에 어려 보이는 외모, 서울 말씨를 쓰는 아가씨(?)가 나누기를 시작합니다. “제가 연식이 좀 돼요~^^*” 올해 마흔일곱에 대학생, 중3 딸아이를 둔 주부라며 수줍은 미소로 사천법당에 오게 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2016년 가을경전반 학생인 이종선 님은 작은딸의 대학입학으로 다시 서울로 이사를 하게 되어 정들었던 법당 식구들이 너무 안타까워하십니다. 오늘은 이종선 님의 수행담을 들어보겠습니다.

40평생을 살면서 제가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일들은 너무도 많았습니다. 무수한 선택의 갈림길 속에서 선택하고 또 선택받으며 열심히 살아온 것 같습니다. 단 한 가지 선택하지 않은 건 나의 부모님이겠지요. 나의 부모님에게는 항상 감사하고 만족하면서 살아온 나인데, 나의 인생에 내가 선택한 삶에 대해서는 정작 단 한 번도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에 차 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유투브에서 스님의 말씀을 접하였고 우연히 정토회의 불교대학에 입문하게 되면서 깨닫게 된 가장 큰 것은 난 항상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생각하며 불만스럽고 행복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하여 스님의 말씀과 스님이 염원하시는 ‘정토의 인류애’를 공부하면서 ‘내가 알고 있던 종교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잘못 알고 있었구나. 이런 방법이 있었구나.’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지나온 나의 시간과 나의 마음, 나와 함께 했던 이들의 마음을 차분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서울에 살다가 생각지도 못한 지방으로 이사 하고 남편의 첫 사업 시작. 낯선 자리에서의 적응도 하기 전에 찾아온 사업실패, 나에게는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니, 남편도 딸들도 나보다 더 힘들었을 텐데, 난 나의 힘든 입장만 바라보며 아파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괴로움에 사로잡혀 상대방의 입장은 알려고도 하지 않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내려온 작은딸이 너무나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참 다행이다’ 생각하니 ‘이건 잘된 일이네’ 뭔가 깨달음을 얻은 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에 갑자기 홀로 남겨지며 대학생활을 시작해야 했던 큰딸, 처음 시작한 사업의 시작과 실패를 겪은 남편, 처음 접해본 지방생활의 낯섦에 힘들었을 작은딸, 우리 가족 모두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 텐데, 그때는 왜 그걸 알지 못했을까. 불교대학에 들어오면서 수없이 많이 들었던 ‘수행자라면 지금 상황을 알아차리고 깨달아야 한다’는 말씀, 이제야 나는 지금 그 정도의 수행자는 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에도 문득문득 화도 나고 실망스러운 일도 있지만 ‘그럴 수도 있지. 지금 내가 많이 화가나 있구나.’ 하면서 나 자신의 마음을 들여 다 봅니다. 내가 나를 이해하니 그 아픔과 슬픔도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나를 알아차리고 나의 가족을 돌아보는 지금, 나의 주위를 둘러 볼 여유와 마음이 생긴 건 ‘정토회’를 만나서입니다. 경전반 수업을 들으며 좀 더 많은 시간 이곳 정토회와 함께 하면서 나처럼 힘들고 괴로웠던 사람들에게 나의 지난 시간과 지금 현재의 변화된 나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만큼 ‘정토회’는 내 인생의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선택이었고,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듣고 부처님의 말씀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그 감사한 시간들을 나를 알고 내가 알고 있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며 이해해주신 사천법당 도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종선 님은 12월 20일 딸과 서울로 이사를 가시고 남편 분은 지방에 계십니다. 가족이 떨어져 지내야 하는 시간이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줄 수 있는 마음이 있기에 거리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천 오실 때 꼭 놀러오세요~ 언제나 밝은 미소 지으시면서 행복하세요.

글_박선영 희망리포터 (진주정토회 사천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