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동대문법당
봉사할 수 있어서, 나는 참 운이 좋아요!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지난 11월 1일 ‘행복한 대화’ 송파강연 당일 올림픽공원 관계자들이 강연 봉사자들에게 하신 말씀인데요. 이 순간 이날을 위해 준비한 붐바스틱 공연을 못 하게 될까 봐 봉사자들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고 하네요. 올림픽공원 안에서는 사전에 허가를 받지 않으면 음악을 크게 틀 수 없기 때문이었는데요. 다행히 잘 해결되어 공연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하는 이날 함께한 많은 봉사자 중 한 분인 김영희님의 ‘행복한 봉사 이야기’ 입니다.

강연을 기다리며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송파강연을 기다리며 드디어 11월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예전에도 종종 법륜스님의 강연을 찾아다녔습니다. 스님의 강연을 들을 때마다 점점 유쾌해지는 기분이 제일 좋았습니다. 스님은 질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구구절절 이치에 맞는 말씀으로 제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재미나게 이야기하셨습니다. 누군가의 어려운 고민도 가볍게 내어 보면 왜 그리 무겁게 고민했었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하고요. 다른 이들의 고민이 제 문제와 연결된 부분도 있고, 문제에 대한 스님의 명쾌한 답변에서 저 역시 답을 찾기도 했습니다. 스님의 말씀을 직접 들으며 여러 이야기를 함께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그래서 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장을 자주 찾았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저를 돌아볼 수 있었고, 스님의 말씀으로 마음이 가벼워지고 유쾌해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인지 스님의 강연에서 유독 인상 깊게 남은 것이 ‘사람들의 웃는 얼굴’입니다.

봉사자로 참여한 강연은 다르다

이번 송파강연은 제게 특별했습니다. 왜냐하면, 이번에는 단순 강연참가자가 아닌 강연을 위한 봉사자의 일원으로 활동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봄불교대학에서 송파강연 준비를 위한 자원봉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회사에서 제가 따로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강연 봉사에 참석할 수 없는 안타까움에 동료에게 하소연했는데, 먼저 휴가원을 냈던 동료가 자신은 나중에 휴가를 내도 괜찮다며 양보해주었습니다. 저의 안타까운 마음이 전달된 것일까요? 저는 참 운이 좋았습니다. 여건이 안되어 봉사참여를 못 했다면 매우 아쉬웠을 텐데요. 저는 처음에는 무대봉사로 신청했다가 법륜스님과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맻기 홍보로 변경했습니다. 봉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주어진 소임에 맞춰 ‘그냥’ 하겠다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나에게 붐바스틱이란?

홍보만 하면 되겠구나 했는데, 운 좋게도 ‘붐바스틱’ 이라는 어마어마한 군무에 참여하는 행운을 거머쥐게 되었습니다. 아, 어쩌나! 하는 순간 이 행운이 너무 벅차게 느껴져 버겁기도 했어요. 그것도 잠시,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저의 신체 리듬감각이 깨어나면서 그냥 막막 따라 추었습니다. 덩실덩실 추다 보니 어느새 순서를 익히고, 덩실덩실 추면서 기분이 점점 유쾌해지고, 덩실거리면서 땀이 나니 추위도 잊어버리게 됩니다. 어느새 모두가 하나가 되어 한 동작으로 마음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붐바스틱 공연 봉사자들과 함께 가운데 줄 왼쪽에서 세 번째
▲ 붐바스틱 공연 봉사자들과 함께 가운데 줄 왼쪽에서 세 번째

나는 정말 운이 좋아!

짧게 율동을 연습하는 동안도 즐거웠고, 강연 당일에 오후 3시부터 봉사자끼리 모여 율동준비 하면서도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서로가 용기를 북돋우며 붐바스틱 안무를 한 동작씩 맞춰갑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도 모두가 한마음으로 신명 나게 움직이니, 제법 그럴싸한 군무가 되어 춤추는 내내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역시, 나는 정말 운이 좋아! 이렇게 즐겁게 봉사를 할 수 있으니. 반짝이는 금색 모자와 보타이(나비넥타이)도 난생처음 해보며, 꿈결 같은 시간을 보낸 듯합니다. 봉사를 함께 해주신 도반들께 감사합니다. 모두가 함께 해주셔서 수월하게 제 역할에 충실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얼마나 좁은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제 행복만 생각할 때가 많았어요. 불교대학에서 연기법을 배우며 두루두루 넓게 생각하니 보이는 것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으로도 나와 연결된 모두가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가능한 한 적게 먹고, 적게 입고, 적게 자며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불교대학을 다니고 봉사하면서 마음이 예전보다 여유로워졌습니다.

금색의 반짝반짝 모자와 보타이(나비 넥타이를 하고
▲ 금색의 반짝반짝 모자와 보타이(나비 넥타이를 하고

희망 리포터가 만난 김영희님은 정말 유쾌한 분이었습니다. 봉사를 하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 ‘난 정말 운이 좋아’라고 말하는 사람, 김영희님이야 말로 행복을 전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글_김영희(성동정토회 동대문법당)
정리_주현진 희망리포터(성동정토회 동대문법당)
편집_ 권지연(서울제주지부)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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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필

최고입니다

2016-11-29 12:46:28

무량덕

읽으면서 내내 유쾌하고 웃음이 입가에 번지내요. 아래 셀카 사진 정말 멋져요. 나누기 감사합니다.

2016-11-24 14: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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