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언양법당
천일결사자들 장꾼으로 나투다 - 나눔장터에서 환경실천 그리고 수행 보시 봉사

울산정토회 언양법당에서는 가을 불교대생 11명이 대거 입학하니 봉사자가 부족한 작은 법당이지만 뭐든 할 수 있다는 마음들이 모였습니다.
그래서 한 달여 전 법당의 천일결사자들은 8-10차 천일결사 모둠 과제를 달성할 기회를 찾던 중 영남 알프스 프리마켓(이후 ‘프리마켓’) 행사를 알게 되어 프리마켓 행사 참여와 JTS 거리캠페인 및 모금활동을 계획했습니다. 그러나 울산 언양 지역이 태풍 차바로 큰 재해를 입게 되었고 지역민들의 정서상 JTS 거리모금 활동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모아 취소가 되었고 프리마켓 참가만 하게 되었습니다.

주말인 지난 10월 15일 오전 10시 프리마켓 신청을 한 봉사자 네명(희망리포터 포함)이 두 손에 짐 보따리를 들고 언양 알프스시장 앞에 모였습니다.
봉사자들은 프리마켓 참여는 처음이라며 살짝 긴장된 모습이었습니다.
일일 장꾼으로 변신한 봉사자들을 따라 장터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프리마켓 참가 봉사자 (왼쪽부터 문영진, 정경애, 배정연, 이현숙 님)
▲ 프리마켓 참가 봉사자 (왼쪽부터 문영진, 정경애, 배정연, 이현숙 님)

나눔을 실천하고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일 마다할 수 있나요?
프리마켓은 각 가정에서 쓰지 않는 물건들을 필요한 이들에게 싼값으로 사고파는 곳 입니다. 버려질 수도 있는 자원을 재사용함으로써 환경도 살리고 경제적으로도 유익한 일석삼조의 역할을 합니다.
"정토회원으로서 환경실천 및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강연과 수요 수행법회 홍보를 할 수 있는 곳이 없어 아쉬워하던 중 알프스시장 프리마켓 행사 소식에 반가웠어요." 서정희 님(부총무)의 말처럼 환경실천도 하고 정토회를 알리는 것은 물론 판매 수익금을 JTS(국제구호단체)에 후원함으로써 수행, 보시, 봉사를 한꺼번에 실천할 수 있기에 봉사자들 역시 흔쾌히 동참했다고 합니다.
나눔 장터에 도착한 봉사자들은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 판매대를 설치하고 물품을 종류별로 나누어 가지런히 진열하였습니다. 가장 가짓수가 많은 옷을 비롯해 모자, 구두, 가방, 책, 야구글러브와 방망이, 찻잔, 주방용품, 세제 등 100여 점 가량 되었으나 네 개의 판매대 위에 펼쳐 놓으니 어째 좀 빈약하고 초라해 보였습니다.
"끙끙대며 보따리 보따리를 싸서 들고 왔는데 얼마 안 되네. 낡은 것이라 그런가…?"이현숙 님 (가을불교대 담당)의 혼잣말에 진짜 장꾼이 된 듯 설레었던 마음은 어디로 가고 봉사자들과 함께 누가 사 갈까 싶어 걱정이 되었습니다.

진짜 장꾼이 되다. 한 점에 무조건 천원입니다 천원
"한 점에 무조건 천원입니다." "이건 완전 새것이에요." "어디 가서 천 원짜리 점퍼 살 수 있을까요?"
한 두 점씩 계속 팔려 나가니 팔 것도 없다고 생각한 봉사자들이 어느새 장꾼으로 되어 표정이 살아나면서 눈도 반짝 반짝, 목소리도 커지고 물건 팔랴, 포장하랴, 거스름돈 주랴, 홍보책자, 전단지 나누랴, 사진도 찍어야 하고 쉴 새 없이 바쁘기만 합니다. 그 와중에 시장 상인회 측에서 벌이는 인증샷 이벤트에도 참가해서 가방에 넣어 다니기 좋은 작은 물병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는 지역 법당으로서 지역 사회와 상생하는 방안을 한번 고민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또, 정토회 정회원인 김미진 님이 알프스 시장 상인회 사무국장으로 상권 활성화를 위해 활약하고 있다고 하니 뿌듯한 마음이었습니다.

천원~ 한 점에 무조건 천원입니다.  배정연, 이현숙님
▲ 천원~ 한 점에 무조건 천원입니다. 배정연, 이현숙님

정토회 홍보 튀지 않고 행사 속으로
나눔 장터는 정토회를 홍보하기에 좋은 곳이지만 시장 주최의 행사이니만큼 튀지 않는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판매대 위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강연을 알리는 홍보지와 《월간정토》,《에코붓다》책자를 주변 상인들과 구매자들에게 나눠 주었습니다.
언양은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 반은 농촌, 반은 도시 지역이어서 정토회를 낯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르신들은 홍보물을 드리면 거의 거절하셨지만 부담 드리지 않는 마음으로 진행하다 보니 간혹 정토회에 관심을 보이거나 법륜스님 울산강연 일정을 묻는 분을 만나기도 했답니다.
정경애 님(봄불교대 담당)은 구매자 한 분과 법륜스님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맺기를 하고는 "새로운 일이나 사람들 앞에 나서는 일에 늘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관심을 보이는 분을 만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겨요."라며 너무나 기쁜 표정이었습니다.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맺기도 하신 정경애 님
▲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맺기도 하신 정경애 님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도리를 보다
세 시간가량 서서 물건을 팔아 보니 상인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시간엔 서로 서로의 물건을 사고팔며 함께 살아가는 모습들이 정겹고 아름다웠습니다.
봉사자들도 교대로 장 구경에 나서 보았습니다. 같은 불자라며 깎아 주고 끼워 주는 시골장의 인심에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중고장터엔 젊은 주부들이 어린이들을 데리고 나온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물건을 고사리 손으로 사고파는 산교육의 현장을 보니 든든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연인들도 여행경비 마련을 위해 헌 옷과 액세사리를 팔러 나와 있었습니다.
배정연 님(수요법회 담당)은 "건전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알뜰한 젊은이들을 보니 기분이 아주 좋아져요. 장놀이가 참 재밌는데요. 사실 여기 오기 전까지 기운이 없어 한의원에서 침 맞고 왔는데, 충전된 느낌이랄까요? "라는 나누기와 밝은 얼굴에 덩달아 봉사자들의 표정도 마음도 밝아졌습니다.
오후가 되니 장터가 한산합니다. 웬만한 물건은 다 팔려 더 욕심 내지 않고 자리를 접기로 했습니다. 판매자 참가비를 빼고, JTS후원금으로 보내면 굶주린 인도 어린이 90명 정도가 하루 먹을 수 있는 수익금이 모였다며 모두 만족했습니다.

가볍고 보람있고 재미난 장터 놀이
이어서 마음 나누기를 하고 가벼운 걸음으로 장터를 나섰습니다.
"봉사자가 부족한 법당에서 행사를 계획하였는데 태풍으로 JTS거리모금이 취소가 되고 프리마켓 물품 구색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준비가 부족하다는 마음으로 불편했는데 의외로 호응이 좋아서 다행입니다. 저희들이 목소리 높여 판매 봉사한 대가가 의미 있는 곳에 쓰이니 보람도 있고요."라며 안도해 하는 이현숙 님(가을불교대 담당)의 나누기에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도반과 함께 다시 한 번 참여하고 싶을 만큼 나눔 장터의 소박한 매력에 빠졌다는 말에 모두 공감했습니다.

 알프스 프리마켓 행사에 또 참여하자는 이현숙 님
▲ 알프스 프리마켓 행사에 또 참여하자는 이현숙 님

“마음 한 편에는 '비싸게' 사서 쓰던 내 물건이 터무니없이 싼 값에 팔리는 게 내심 못마땅하기도 했고, 다른 사람이 가져갈 때 ‘쓸 만한데 아깝다’는 생각이 불쑥 들어 버리고 비우기를 연습하는 마음을 살펴 볼 수 있었어요. 나눔장터 어디에서나 수행 거리가 저를 기다리니 이 또한 복됨인 것 같습니다"라며 솔직한 마음도 나누었습니다.
모두 가볍고 보람있고 재미있었다며 장터에서도 잘 배웠다고 하였습니다.

오늘 장꾼으로 나투신 도반님들 수고하셨습니다.
법당 도반님들, 다음에는 이번에 못한 JTS거리모금도, 장터에서 장꾼으로도 함께해요!

글_문영진 희망리포터 (울산정토회 언양법당)
편집_유진영 (부산울산지부)

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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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환

기획한분이나 실행한분이나 용기가대단합니다.정토인은 함깨하면 뭐든지잘하니 신갈할따름입니다.본받겠읍니다.

2016-10-25 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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