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성서법당
일체중생의 은혜에 불사로 회향하는 삶 -성주법당을 일구는 사람들~!!

백중 입재가 끝난 수요일 오후! 백중 준비에, 회계업무로 바쁜 가운데 한 가지를 더 준비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곧 개원하는 성주법당에서 터를 잡고 수행할 성주에 사는 박순애, 신현숙, 김수경 님입니다.
백중이라는 큰 행사 때문에 피곤할 만도 한데 짐을 챙겨 부랴부랴 성주 법당으로 향합니다. 공사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나 이제는 제법 법당 모습을 갖추었습니다.
오늘 성주법당에서 할 일은 학생들이 공부할 책상 상판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 공사하면서 나온 폐기물 처리, 새로 들어온 물건 정리 및 청소입니다. 책상 상판을 깨끗하게 하려고 하나하나 사포질하고 물걸레질해서 말린 뒤 오일을 바르는-보통 상판에 시너를 바르는데 오일을 바르면 훨씬 더 부드럽고 매끈하다고 함- 손이 많이 가는 작업입니다. 사포질하는 팔에서도, 오일을 바르는 손에서도 힘듦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즐겁게 웃으면서 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요?

수행법회 담당 박순애 님

유방암 수술을 받고 힘들 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알게 되어 법당과 인연이 된 박순애 님은 성서법당에서 수행법회를 맡고 있습니다. 경전반을 졸업하고 수행법회 담당을 제안받았을 때는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마음이 무거웠다고 합니다. 그동안 수행법회를 1년 정도 하면서 물러나고 싶은 마음, 거부하고 싶은 마음 등 갈등을 많이 겪었답니다. 그러나, 초파일이나 백중 행사 때 법주를 하면서 점점 더 여유로워지는 자신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성주법당 개원을 준비하면서 성주에서도 수행법회를 맡아야겠다는 발심을 하게 됐습니다. 성주 법당 개원을 위해 열린 법회를 6개월 동안 하였는데, 그때 홍보물에 수행법회 시간이 수요일이 아닌 금요일로 되어 있는 것을 박순애 님이 발견했습니다. 자기 일이라 생각하니 그것부터 보이더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마음을 내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법당 청소를 하면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짐을 다시 한 번 알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고마운 마음으로 본인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 모든 이들의 은혜에 불사로 회향하는 삶을 살겠다고 발심했습니다.

 성주 법당 청소로 분주한 박순애님
▲ 성주 법당 청소로 분주한 박순애님

법당이 집 근처라 수시로 드나들며 봉사하는 신현숙 님

유방암 재발과 치료로 힘들게 생활하던 중 스님의 즉문즉설을 만나 성서법당에서 불교대를 다녔습니다. 세심하고 적극적인 성격이어서 불교대 재학 중에 회계봉사를 했습니다. 경전반에 재학 중인 현재, 개원할 성주 법당이 집 근처라서 불사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집 가까운 곳에 법당이 생긴다니 정말 기뻤습니다. 그러나 경전반 수업 들으며 성서법당에서 봉사도 하고, 성주 법당 공사 현장에 시도 때도 없이 가서 필요한 일들을 봐주니 많이 힘들었습니다. 간판을 설치하면 간판 보조하러, 택배 물건이 오면 물건 받으러, 벽지와 마루 설치할 때는 청소하러, 폐기물이 나올 때는 쓰레기 버리러....... 이렇게 하루가 멀다고 성주법당을 드나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 누군가의 봉사와 수고로움으로 편하게 수업도 듣고, 가만히 앉아서 공양을 받았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내가 겪어봐야 그 상황을 알 수 있듯이 봉사를 하면 할수록 일체중생의 은혜가 느껴져 고마웠습니다. 또, 책상 상판을 아들과 함께 사포질하면서 부처님 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책상 상판에 오일을 바르고 있는 신현숙님
▲ 책상 상판에 오일을 바르고 있는 신현숙님

가을불교대 봉사를 다짐하는 김수경 님

공감을 잘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김수경 님은 현재 경전반 학생이면서 봄불교대 담당자입니다. 처음 친구 따라 법당에 왔을 때는 불교대가 낯설어 그만두려고 했답니다. 그러나, 담당자의 보살핌과 스님의 법문, 불교대학의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수행, 정진하고 있습니다. 성주로 이사하면서 법당 불사와 인연이 되었습니다. 법당이 개원하면 가을불교대 학생을 모집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눌 때,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본인이 가을불교대 봉사를 하려 했나 봅니다.
책상 상판 사포질하던 날, 법당에 싱크대가 들어온다고 하자, 가을불교대 학생들 공양준비할 생각에 벌써부터 힘이 부친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벌써 학생 맞을 준비로 마음이 분주하구나, 주인이 되어 하려 하는구나 싶어 든든했습니다. 이렇게 성주 법당은 개원 전, 아니 불사 전부터 발심한 세 봉사자 덕분에 개원 준비가 착착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성주 법당 청소를 마치고 (왼쪽부터 박순애, 성서법당 총무 차영미, 신현숙, 김수경 님)
▲ 성주 법당 청소를 마치고 (왼쪽부터 박순애, 성서법당 총무 차영미, 신현숙, 김수경 님)

세 분 모두 지금 소속된 성서법당이 개원할 때 청소 등을 하면서 여러 사람의 땀방울로 불사가 이루어진다는 것, 그들의 수고로움으로 펀하게 법당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는 열 사람의 한 걸음이, 큰 것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내 마음의 작은 변화라도 그것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법 만나 수행, 보시, 봉사하면서 받은 큰 은혜, 주위 사람들과 내 상황에 대해 고마움을 알게 해준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불사로 회향하고, 후배 도반에도 그 은혜가 이어질 수 있도록 봉사하며 살겠다고 다짐합니다.
책상 상판에 오일을 공들여 바르면서 차영미 님이 말합니다. “이 책상에서 공부 열심히 해서 다들 성불해야 할 텐데......”

모두 웃으며 굵은 땀방울을 쓸어내립니다. 법당 가득 웃음꽃이 활짝 핍니다.

글_최윤경 희망리포터(성서법당)
편집_도경화(대구경북지부)

전체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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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선

중생으로 와서 보살이 되어가는 님들에게 부처님의 가피가 가득하여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_()_...

2016-07-07 13: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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