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목포법당
초심자도 할 수 있어요! 불교대학생들의 희망강연 봉사 이야기

부처님 제자로서 수행, 보시, 봉사가 필요함을 알지만, 수행이나 보시와 달리 봉사는 특별히 더 마음을 내야 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작은 목포법당이 주최하는 스님의 희망강연 날, 48명의 봉사자가 함께 했는데요. 많은 봉사자가 함께 한 덕분인지 강연은 아마추어 봉사자들이 준비했다고 믿겨지지 않을 만큼 아주 매끄럽게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불법을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인원이 참여한 불교대학 모둠의 봉사 열기가 뜨겁다는 소문(?)이 있어 그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희망강연이 끝나고 스님과 봉사자들
▲ 희망강연이 끝나고 스님과 봉사자들

"밴드에 올라오는 강연준비 게시글을 보며, ‘나도 해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 참여했습니다. 준비과정이 있어서인지 강연날에는 주인의식이 생겼어요. 뿌듯한 마음도 들고 진짜 정토회의 일원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처음에는 홍보 인원이 많지 않고 국회의원 선거 기간이 겹치기도 해서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길거리 홍보를 하며, 혼자는 어렵지만 함께하면 힘이 생긴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또,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을 해보니 낯선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더군요. 강연날에 전문가들이 아닌데도 거의 전문가처럼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해내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익숙치 않은 봉사를 하는 저희에게 친절하게 역할을 안내해주는 선배도반들의 모습도 좋았고요. 다 끝나고 이렇게 나누기 하는 것도 감동입니다."

"직장에서 선거 관련 일을 하다 보니 한 번도 홍보에 참여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큰 교차로 앞 신호대기 중에 현수막 들고 서서 홍보하는 분들을 봤는데, 내 식구 만난 것처럼 무척 반가웠습니다. 번개식으로 홍보하시는 모습에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강연날이라도 열심히 참여하려고 했으나, 중간에 나와야 하는 상황이다보니 아주 적극적으로 하지는 못한 듯 합니다. 다른 봉사자들이 내 일처럼 하는 모습에 진심이 느껴져, 나도 다음 기회에 그런 마음으로 참여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봄불교대학 주간반 봉사자들 (사진 외 두 명)
▲ 봄불교대학 주간반 봉사자들 (사진 외 두 명)

"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생각을 해서인지 가볍게 참여 할 수 있었습니다. 끝나면서는 ‘이렇게 많이 했구나’하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했는데, 이상하게 지금은 특별히 할 말이 생각나지 않네요.(“저희는 열심히 못해서 그래요”라고 말하는 주변분들...) 어쨌든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정토회 들어온 이유가 직장 생활하며 밖으로만 쏟던 에너지를 안쪽으로 하여 내실을 가져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다보니 봉사를 하겠다고 마음 내기 쉽지 않아 한 발 물러나 있으며 마음을 열지 못했어요.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강연홍보물을 ‘여기다 붙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어 여기저기에 홍보물을 붙여나갔습니다. 그냥 즐거운 마음으로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만 홍보를 해봤어요. 막상 강연날이 되니 봉사는 둘째 치고 강연을 들으러 가는 것에도 한참을 망설였는데, 스님 강연을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오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참여했습니다. 오늘도 오면서 ‘내가 잘 채워지고 있나?’라는 질문을 해봤는데, 안으로 꽉 채워져 ‘할까? 말까? 해야 되나?’ 하는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나에 대한 욕심이 생깁니다."

"홍보나 봉사를 처음해봤습니다. 남들은 봉사를 경험하면 굉장히 기분이 좋다고들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어요. 감정이 무딘 걸까요? 강연날도 아주 즐거운 것은 아니었고, 그렇다고 싫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보람된 하루였구나 느꼈을 뿐입니다."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봉사자들
▲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봉사자들

"홍보 기간에는 참여해야지 생각만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내 마음 살피기에만 바빴어요. 홍보기간에 내 마음만 봤으니, 강연날에는 봉사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참여했는데, 강연을 앞두고 걱정되는 마음에 나누기를 할 때 “홍보는 이제 끝났다. 스님하고 우리만 이야기해도 괜찮다”라는 총무님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 맞구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구나. 한 분만 오셔도 그 분에게 스님의 지혜의 향기가 전해지도록 하면 되는거였어요. 지금까지 직장에서 많은 강연 준비를 하면서도 늘 보여지는 숫자에만 연연해왔는데, 총무님 말씀을 들은 뒤부터 그 숫자로부터 자유로워졌습니다. 예전 같으면 견디기 힘들어했을 빈 좌석에도 그 날은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정토회에서 하는 모든 것이 깨우침을 주어 많이 배울 수 있어 좋습니다."

"영상을 담당했는데, 준비한 것을 연습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빠듯한 상황이라는 제 입장과 좀 더 완벽을 추구해보려는 상대의 입장 사이에 갈등이 있었습니다. 상대의 입장이 이해되면서도 현실을 감안했을 때 무엇이 최선인지 순간적으로 깊은 고민을 했었는데, 다행이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분이 있어서 고비를 넘겼어요.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고, ‘도처에 스승이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경험이었습니다."

"총괄 맡은 분이 힘들어 보여 자꾸 마음이 쓰이기도 했지만, 봉사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좋았어요. 많은 사람들의 수고로 하나의 강연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가을불교대학 주간반 봉사자들
▲ 가을불교대학 주간반 봉사자들

"불교대학을 다니며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되는 변화가 있습니다. 때로는 아침에 밥 해준 밥솥에게까지 ‘감사합니다’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강연 당일에 봉사자가 많기에 강연장 입구로 올라오는 계단 위에서 오시는 분들에게 환영 인사를 하는 역할을 맡았어요. 고개 숙여 ‘어서오세요’를 하고, 답인사를 하는 분들께 ‘감사합니다’ 한 번 더 인사를 했습니다. 예전의 나로서는 하지 못할 일들이었음을 생각해보니, 내가 많이 변해있음을 느낍니다."

"‘스님의하루’ 글에 사용될 강연스케치를 맡았습니다. 현장의 분위기를 기록하는 관찰자 입장이다 보니 예전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더 잘 들어왔어요. 그런데, 정작 강연이 시작되니 강연스케치를 잘하려고 하는 욕심 때문인지 오히려 스님 말씀이 귀에 잘 들어오지 않는 거에요. 다행히도 잘 하려고 애쓰는 마음을 알아차리니 그 뒤로는 스님 말씀이 잘 들렸습니다. 많은 봉사자들이 다들 익숙치 않은 역할을 맡아 행사를 준비했는데도 강연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모습이 놀랍기도 하고 그 조화로움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강연날 기쁜 마음으로 내부 안내를 맡았어요. 강연이 진행되자 저녁시간이라 좀 추워졌는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경청해주는 청중들이 감사했습니다. 준비과정에서 담당자들간 의견 차이로 인해 불편한 마음이 올라오기도 했어요. 이틀이 지난 뒤에야 각자의 입장에서 잘 해야겠다는 욕심들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봉사자들 (사진 외 두 명)
▲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봉사자들 (사진 외 두 명)

"총괄 책임이 아닌 하나의 역할만 담당해서 편안한 마음으로 준비를 했습니다. 홍보과정에서 불교대생들이 많이 참여해주어 불교대학 담당자로서 큰 힘이 되었어요. 강연장 내부든 외부든, 보이든 안보이든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 역할들을 잘 수행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앞에서 마이크 들고 사회를 보기는 했지만, 그건 하나의 역할일 뿐이었어요. ‘모자이크 붓다’라는 말이 있듯, 나 하나는 작은 조각이지만 우리들이 모여 전체가 완성됩니다. 그런 면에서 많은 분들의 참여가 고맙습니다."

"처음에는 부담스러워 쉽게 마음을 내지 못하다가, 결국총괄을 맡게 되었어요. 총괄이면서 홍보담당까지 하게 되어 지치고 힘들었는데, 함께 하는 분들이 많은 힘이 되었고 추억도 쌓았습니다. 강연회 당일은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뿌듯하고 자부심도 느끼며 활기차게 준비했어요. 하루하루 지나며 당일날 미처 살피지 못했던, 많은 경계에 부딪혔던 마음들을 알아차리며 남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잘 쓰인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각자 생활인으로서 살아가는 우리들이 전문가 못지 않은 강연을 결과물을 만들기까지 그 준비과정은 험난합니다. 준비해야할 모든 영역별로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길 가능성도 아주 많지요. 하지만 부처님의 지혜를 배워 행복하고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마음을 공유한 사람들에게 이러한 어려움은 장애임과 동시에 공부거리가 됩니다. “행사는 끝났다. 이 경험으로 각자 얻을 수 있는 것들을 챙겨보자.”라는 총무도반의 안내가 마음에 남습니다.

글_이미라 희망리포터 (목포정토회 목포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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