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광주법당
동지법회 천도재, 도반들과 함께 한 사부곡

[광주정토회 광주법당]

동지법회 천도재, 도반들과 함께 한 사부곡

 

해마다 12월이면 전통명절인 동지가 돌아옵니다. 동지는 24절기의 하나로 1년 중 밤이 제일 긴 날로 어렵고 힘든 때를 비유하기도 하며, 잡귀나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붉은 빛깔의 팥죽을 쑤어 먹는 풍습이 있습니다. 우리 불가에서도 중요한 명절로 여겨 동지법회를 열고 조상들께 기도를 올리는 의식을 치룹니다.

 

지난 1222일 동짓날에 우리 광주법당에서도 모든 도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성심껏 준비한 동지법회를 여법하게 잘 마쳤습니다. 유독 올해는 부모님을 여읜 도반들이 몇 분 계셔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특히 최근에 작고한 유영미 님의 아버지 49재 중 3재를 함께 올리게 되어 가슴 찡하고 의미 있는 동지법회였습니다.

 

그 날의 모습을 떠올리며 조상님들에 대한 감사와 동지의 의미를 또 다시 되새겨봅니다.

 


새내기 주간 가을불교대생들의 예쁜 새알심 빚는 모습. 거사들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 도반들은 애정을 가지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거운 봉사를 합니다. 이번 팥죽은 대표님, 총무님, 활동가들 그리고 새내기 주간 가을불교대생들의 공력으로 예쁜 새알심과 주간 가을경전반생들의 공력으로 달콤한 팥물이 조화를 이뤄 아주 환상적인 맛을 자랑하였답니다.

 

맛난 팥죽을 먹고 스님의 귀한 법문을 가슴 깊이 새겨들었습니다. 동지를 기점으로 새로운 마음으로 입재하여 백일, 천일 이상 꾸준히 나의 인연과보를 빚 갚는 마음으로 기도정진 하다보면 내 자신을 알게 되고 결국은 행복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고, 언제나처럼 기도의 중요성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어서 조상님들을 위한 천도재가 거행되었습니다.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올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여법하게 예를 올리며, 도반 모두 돌아가신 영가들이 극락왕생 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였습니다. 지난 가을에 아버님을 여읜 가을경전반 조태호 님이 같은 슬픔을 지닌 지인 분과 함께 동참했고, 또 가족과 먼저 이별한 도반들이 경건하게 천도재에 임했습니다. 자손들을 위해 애쓴 조상님들의 은덕을 감사히 여기고 그 뜻을 기릴 수 있는 가슴 뭉클한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아버님을 여읜 가을경전반 유영미 님의 유갑종 영가님의 49재 중 3재 천도법회를 엄숙하게 진행하였습니다. 아직 채 슬픔이 가시지 않은 상황이지만 의연하게 가족을 대표하여 도반들과 함께 재를 지내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습니다. 짧게나마 유영미 님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해드립니다.

 


유영미 님이 아버님 유갑종 영가님의 49재 중 3재 천도법회에서 여법하게 예를 올리는 모습

 

유영미 님의 아버님은 향년 83세이셨던 지난 9월 갑자기 간암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다가 시술 도중 급작스럽게 운명을 달리하셔서 가족들이 크나큰 슬픔과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간암 판정을 받은 지 석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일어난 일이라 가족 모두 혼란스러웠고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 와중에 장례를 치른 후 49재를 우리 정토회 도반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하고, 대표님과 상의하여 절차를 밟아 3재까지 치루고 많은 위로와 안정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종교가 다른 형제자매들과 불자가 아닌 어머니까지 도반들과의 49재를 만족하고 남은 재도 잘 치러 나가리라 믿으며 무엇보다도 마음정리를 편안히 할 수 있게 되어 가족 모두 정토회와의 인연을 감사히 여기신답니다.

 

유영미 님도 49재를 통하여 알게 모르게 지었을 아버님의 업도 소멸하며 더불어 정토회에 보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 이 모든 것 역시 아버님의 공덕이라 감사히 여길 수 있어 지금 마음은 평온하다고 합니다. 정토회와의 인연을 앞으로 더욱 견고히 하며 도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는 수화기 너머 유영미 님의 목소리가 인터뷰를 마친 이후에도 행복한 메아리로 울렸습니다.

 


엄숙한 분위기로 스님의 동지법문에 귀 기울이는 도반들의 모습

 

해마다 맞이했던 동지가 올해는 좀 더 의미 깊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우리 모두가 도반의 슬픔을 진심으로 함께 아파하고 기꺼이 다함께 사부곡을 부를 수 있는 따스한 마음을 가진 모자이크 붓다라는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동지법회를 모두 마친 후 한 도반의 지혜로운 자들이 모여서 준비하는 것이 동지이므로 앞으로 밝을 일만 있을 것이며 우리가 바로 그 지혜로운 사람들인 것입니다.”라는 나누기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각종 상술에 얽힌 외래 기념일들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우리 전통 명절인 동지를 불교문화로 수용하여 조상님을 기리는 참의미를 알게 되고, 새 봄과 같은 희망적인 미래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을 할 수 있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맛난 팥죽과 든든한 도반들과 함께 하는 동지 맞이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_천승현 희망리포터

전체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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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정화

동지의 의미를 법당다니며 스님의 범문을 들으니 너무나 새로웠답니다.<br />소식 잘 보았습니다.<br />

2016-01-05 17:11:59

공덕화

잘들었습니다 동지를 맞이하는 도반님들의 정성이 가득보이네요

2016-01-05 14:5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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