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토행자의 하루

울산법당
두북 어르신 가을 잔치를 다녀와서

[울산정토회 울산법당]

두북 어르신 가을 잔치를 다녀와서

 

115일 아침 730. 80여 명의 봉사자가 울산 두북 정토수련원에 모였습니다. 두북 정토수련원은 법륜스님이 다녔던 초등학교인데 폐교가 되어 현재는 스님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JTS에서 노인 복지 활동과 국제구호물품을 보관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년 이곳에서는 가을걷이하는데 힘내시라고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고 두북정토수련원에서 잔치를 합니다. 울산정토회를 주축으로 행사를 맡아 수고해주기로 했습니다.

 

 

▲ 손그림으로 그린 동네지도를 보며 일감 나누는 모습

 

 

운동장 교문 앞에는 어르신들을 맞이할 봉사자와 반대편 그루터기 나무주위에는 어르신들을 모실 차량봉사자가 마을 지도를 보며 일감을 나누고, 접수대에서는 볕이 잘 드는 곳에 어르신들이 편히 쉬었다 가실 수 있는 자리를 준비했습니다. 어르신들을 차로 모시고 온 후 접수하고 잘 부축하여 강당까지 모실 동선까지 살피면서 세세하게 일감을 나누었습니다. 그 시간 공양간에선 봉사자의 아침 김밥까지 챙겨주고 어르신들의 점심상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르신 신발에 찾기 쉽게 번호표 붙이기

 

 

 

 

 

그런데 9시부터 오기 시작하던 어르신들이 10시가 되었는데 23분만 오셨습니다. 음식을 180인분 준비한 입장에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나 싶어 초조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냥 시작된 잔치는 여러 번 사회를 맡아온 대구 장선옥 님의 흥을 돋우는 노련한 진행으로 각자의 자리에서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장선옥 님은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위해 50년대의 검정고무신이란 노래를 불러드렸는데 한 어르신이 옛날 생각이 났는지 눈물을 지으셨습니다

 

빈자리를 걱정하던 것도 잊고 사회자의 옛 노래가락에 젖어있다 보니, 다행히도 조금씩 어르신들이 나타나 도합 153분이나 와주셨습니다. (알고 보니 그날이 바로 동네 콩타작하는 날이라 바쁜 일정 속에 참여하신 것이었답니다) 법륜스님은 어르신들의 안부를 묻고 즉문즉설을 해보자 하셨습니다. 즉문즉설을 듣고 있는 어르신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은, 한때는 소년이고 소녀였을 모습이 떠올라 감동적이었습니다.

 

어르신들께 정성스레 음식을 대접하고, 다과를 챙겨드리며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 어르신들은 식당을 지나가며, “아이고, 이 많은 설거지는 어찌 다 하나~.” 걱정해주고, 봉사자가 부축해드리면 고맙데이. 어디서 왔노?”라고 물어보고, 강당에서 여흥 준비를 하는 서툴고 바쁜 봉사자를 기다려주셨습니다. 대접하러 왔는데 자꾸만 기분이 묘했습니다.

 

 

 

 

드디어 기다렸던 풍물패가 들어왔습니다. 꽹과리 소리에 집안 걱정이 사라지고 북소리에 자식 걱정이 날아가고 장구 소리에 아픈 다리도 잊은 어르신들은 덩실덩실 춤을 추고, 아직은 수줍은 할머니는 앉아서 연신 박수를 치며 신나~, 신난데이.”라고 얘기하셨습니다. 두북정토수련원을 운영하는 화광법사님은 즐거워하는 어르신들을 바라보다 눈이 촉촉해지기도 했습니다. 어느새 흥에 겨워 봉사자도 어르신들과 함께 얼굴을 마주 보고 덩실덩실 춤을 추니 그야말로 잔치 중의 잔치였습니다.

 

 

풍물패 한 마당이 끝나고 어르신들 노래를 들었습니다. 노래방기기 반주에 맞춰 부르는 어르신들의 노랫소리는 어찌나 구성지던지요. 웃음소리, 박수소리가 강당 밖으로 운동장까지 퍼졌습니다.

 

 

 

 

이렇게 이번 가을에도 두북에서는 어르신들을 모시고 신명나게 한마당 잘 놀았습니다. 가시는 길, 행여나 여흥의 아쉬움이 있을세라 어르신들의 손과 주머니에 작지만 알사탕 한 줌을 넣어드렸습니다. 운동장에 대기하고 있던 봉사자는 어르신들을 처음 모셨던 것처럼 댁으로 모셔드리기 위해 애써주었고, 어르신들은 오실 때보다 가벼워 보이는 표정으로 걸어가시겠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배웅 후, 스님은 오늘 고생한 울산정토회 68명과 부산정토회에서 지원 온 17, 모든 봉사자를 모아 고마움을 표현하며 통일문제부터 얼른 해결하고 다음에는 농사짓는 법도 공부하자 하니 모두들 함박웃음으로 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행사를 준비한 모둠별로 뒷정리와 청소를 하고 오늘 행사를 치른 후 마음을 나누고 내년 더 나은 잔치를 위해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음을 나누는 중 부모님 생각으로 눈물짓는 봉사자의 얼굴에선 따뜻함이 배어 나오는 듯 했습니다.

 

사진_김한슬 _정은진 희망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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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

몸과 마음을 다하는 아름다운 봉사 감동입니다. ~~<br />통일문제 해결 해 놓고 농사짓는 법 공부하자는 스님의 말씀이<br />하루 빨리 이루어져 편안하게 사셨으면 합니다.

2015-11-20 10: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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