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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피해의식, 낮은 자존감, 우울 그리고 중독은 청년 이관호 님을 따라다니는 수식어였습니다. 그러나 정토회를 만나 매일 아침 빠짐없이 정진하고, 중독과 우울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동에 몰입하였고, 그 결과 의지력과 에너지가 크게 향상되고, 자신감이 생겨 마치 다시 태어난 느낌이라고 합니다. 이제는 회사에서도 이관호 님의 정토회 활동을 응원할 정도이고, 모범적이고 예쁜 후배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글을 읽는 내내 뿌듯해서 ‘엄마 미소’가 지어지며, 기분 좋은 에너지가 전달됩니다.
저는 청년특별지부 충청전라 모둠 소속으로, 현재 실천활동 통일과 환경 담당 및 불교대학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 집은 다른 집보다 조금 가난했습니다. 부모님은 결혼식 후 신혼여행도 못 가고 짬뽕 한 그릇 먹은 게 다였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어려웠고 할아버지를 모시고 살아야 했습니다. 아버지는 철없고, 한창 친구 좋아하는 20대 초반에 가장이 되었습니다. 월급 받으면 친구들에게 쓰고 가정을 돌보지 않아 부모님은 종종 다투셨습니다. 남매 중 둘째인 저는 항상 의기소침했고 약간은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돌아보니 심리적으로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정토회 활동을 시작하기 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열등감, 피해의식, 낮은 자존감, 우울 그리고 중독과 같은 문제들로 고생했습니다. 이러한 배경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대체로 부정적이고 비판적이었습니다.
군대에 갔다 와서 캐나다로 갔습니다. 친한 친구 중에 돈이 많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같이 살면서 열심히 공부 한번 해보자고 제안해서 그야말로 ‘친구 따라’ 캐나다로 갔습니다. 거기서 만난 유학생들은 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부유했습니다. 자동차는 기본이고 몇백만 원을 우습게 쓰는 상황이라 제 형편과 너무 비교되었습니다. 저는 점점 그 친구들에게 물들어갔습니다. 매일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담배 피우다 보니 어느새 자극적인 게 없으면 재미가 없을 정도로 악순환이 계속되었습니다. 개운한 성취감이 있어서 운동은 좋아했는데 어느 순간, 운동으로도 정신력을 유지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우연히 노자의 도덕경을 들으며 펑펑 운 적도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스님의 즉문즉설도 접했습니다. 저랑 비슷하게 인생의 괴로움을 겪는 사람들의 영상을 계속 보다 보니 더는 업식에 끌려 살기 싫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스님 영상을 많이 듣다 보니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고 마음이 힘든지 조금 파악되었습니다. 이치를 조금씩 알게 됐습니다. ‘자기 꼬락서니를 고치고 싶으면 매일 5시에 일어나 108배를 하면 된다’라고 해서 바로 정진을 시작했습니다. 정진을 시작한 때가 2019년 10월이고 2020년 3월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침마다 108배 하는데도 중독에서 벗어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술, 담배 등 자극적인 중독을 갑자기 끊으려니 너무 힘들어서 정신과에 찾아가 약 처방을 받았으나 크게 도움이 되진 않았습니다. 결국엔 내가 끊어내야 했습니다. 우울하고 공허함을 느낄 때마다 저는 운동을 했습니다. 운동하고 절하고 찬물 샤워하고 등산도 자주 했습니다. 계속 뛰거나 자전거, 수영 등 많은 것들을 시도했습니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진 자신이 너무나 싫어서 운동으로 극복하였습니다. 요즘은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어서 왕복 30km 정도 출퇴근길을 뛰어다니거나 자전거로 다닙니다.
전법은 매일 하고 있는데 잘 안됩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전법해서 정토회에 들어온 지인이 한 명도 없습니다. 엄마 아빠 누나가 응원은 하지만 장가 안 가고 헛짓거리한다며 맨날 뭐라 합니다. 그래도 저는 매일 회사 단톡방에 스님 관련 영상을 올립니다. 정토회 행사할 때마다 안내도 합니다. 다행히 이상하게는 안 보고 스님 말씀이 너무 좋다면서 정토회 활동하는 것을 회사에서도 응원해줍니다. 인도성지순례도 “호 과장이 도 닦는 일이라면 다 지지한다”면서 선뜻 보내주었습니다. 전법은 잘 안되지만 도반이 저로 인해 정진을 다시 시작한 경우들은 있습니다.
올해 인도성지순례 갔을 때 조장 소임을 했습니다. 어느 날, 조원들이 이것저것 요구할 때 약간 성질을 냈습니다. 그때까지 답변을 못 들어서 대답을 못한 건데 계속 물어보니 성질이 났습니다. 힘들고 피곤하니 제가 예민해진 겁니다. 밤 11시쯤 조장 회의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조원들이 모두 자고 있었습니다. 그날 밤, 바로 자지 않고 혼자 정진했습니다. 조금 더 ‘밖은 유하고 안은 단단해지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정진했습니다. 여전히 부족함이 많기에 매일매일 정진을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꾸준히 해야 바뀌니까 열심히 정진하는 중입니다.
요즘 서양 과학에서 ‘잠재의식 프로그래밍’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근데 불교에서는 오래전부터 말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무의식에서 품고 있는 생각들 때문에 이렇게 살아가는 건데, 불교 용어로는 ‘업식’입니다. 잠재의식 프로그래밍에서 최면을 걸듯 계속 확언하면 그렇게 변해간다고 얘기했습니다. 근데 제가 아침마다 정진할 때 하는 것과 같습니다. ‘불교에서 이렇게 하는 게 이유가 있구나. 그냥 하는 게 아니구나! 기도문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변화하는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수행자의 자세’나 ‘보왕삼매론’ 등을 계속 읊조리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런 사람으로 변하는 것을 좀 알게 된 겁니다.
가끔 뇌과학에서 말하는 것들이 불교 교리에 완벽하게 녹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때 불교에 대한 의구심이 없어집니다. 그때 저는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듭니다.
저에게는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원이 있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첫째가 정토회에서 하는 마음공부입니다. 둘째가 기술인데 즉, 자연에 무해하고 인류에게는 이로운 지속 가능한 기술입니다. 제가 수행을 시작할 때 업식과 다르게 살려면 직업도 바꿔보자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직업이 소프트웨어 만드는 일입니다. 제 전공인 운동 생리학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데 수행 삼아 시작해서 지금까지 해오고 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든, 사회 구조로부터든, 환경으로부터든, 친구로부터든, 어디서 왔든 상관없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스스로 닦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제가 선택한 직업을 즐기면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공부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정진 끝나고 출근하기 전까지 2시간 정도 공부하고 출근했습니다. 요즘에는 그 시간에 정토회 회의가 있어 새벽 3시 반에서 4시에 일어나 1시간 정도 공부한 후 기도하고 회의하고 출근합니다. 더 공부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서 물러나는 마음이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제 원이 있으니까, 우리가 사는 사회니까 우리가 안 하면 누가 하겠나 싶습니다. 요즘은 제가 왜 정토회 활동을 시작했는지, 그때 상황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그리고 지금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하는 일에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토회 활동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내 의지력과 에너지(기력과 체력)가 크게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를 통해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정토회를 만나고부터 다시 태어난 느낌입니다. 저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도 크게 달라졌습니다. 선배들은 저를 아주 모범적이라고 예뻐해줍니다. 후배들에겐 심지어 별명이 ‘젊은 꼰대’입니다.
봉사 활동하면서, 이러한 행위가 결국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며, 내 마음을 정화하는 효과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연탄 봉사하기 전날, 속이 좀 답답하고 그랬습니다. 그럴 때는 보통 운동으로 푸는데, 그냥 연탄 봉사하러 갔습니다. 연탄 봉사에서 에너지를 다해 풀어버리고 나니까 운동하고 났을 때의 마음보다 더 가볍고 더 깨끗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 ‘이게 봉사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봉사가 남을 위한 것 같지만 사실은 내 마음을 정화시킨다는 것을 그때 알았습니다. 수행·보시·봉사를 통해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점점 듭니다. 그래서 이렇게 계속 정토회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나를 위해서.
불법을 배우며 꾸준히 수행하는 중에 언행에 대한 자각이 부족했음을 깨닫습니다. 마음이 들뜰 때 종종 나도 모르게 부적절한 말과 행동이 나오는 것을 고치고 싶습니다. 통일운동에도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저에게 정토회는 선배 도반들이 잘 깔아놓은 놀이판입니다. 역사, 통일, 환경 등 맘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입니다. 정토회의 보살님들과 거사님들은 든든한 뒷배이기도 합니다.
“이제 물러섬은 없다. 부지런히 그리고 재미있게 활동하자.”
아직 말만 하고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그냥 몸만 가 있을 때도 많습니다. 그래도 물러섬은 없습니다. 조금 더 열심히 해보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듭니다. 지금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글_이관호(청년특별지부)
편집_월간정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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