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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머니가 추천해준 유튜브 즉문즉설을 통해 법륜스님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종교에 회의적이어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즉문즉설을 들어보니, 스님은 기존의 종교적 성향과는 달리 실제 생활에서 적용할 수 있는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법륜스님의 말씀 하나하나가 모두 이치에 맞는다고 생각해, 출퇴근길에 유튜브 영상을 꼭 챙겨 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길에 버스정류장에 걸려 있는 정토불교대학 현수막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2016년 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건설업에 종사했던 아버지는 새벽에 출근하고 밤늦게 귀가할 정도로 바빴고 책임감이 큰 분이었습니다. 또 철학 지식이 많고 가치관이 뚜렷해서 옳은 말씀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에게 칭찬보다는 잘못된 부분들을 더 짚어주었습니다. 저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정작 당신은 실천하지 못하면서 나에게만 옳은 말씀을 하시는구나’라고 생각하며, 아버지를 원망했습니다. 하지만 ‘깨달음의 장’에 다녀오면서 ‘내가 잘못된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셨구나’라고 처음으로 아버지를 이해했습니다.
저는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지만, 아버지가 지병과 합병증으로 병상에 계실 때 아버지 손을 먼저 잡았습니다. 제가 유치원 다닐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갔던 기억 이후로 정말 오랜 세월이 흐른 뒤였습니다. 아버지 손은 두툼했고, 매끈했습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있는 제가 어색했고, 감촉도 낯설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주무실 때만 몰래 잡았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한 번씩 손잡아보기를 계속하니, 깨어 계실 때도 잡을 만큼 대담해졌습니다. 지금 아버지는 좋은 곳으로 가셨습니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대학 졸업 후 회사에 취업해서 직장 생활을 했고, 부모님 말 잘 듣는 평범한 아들로 살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사진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사진을 찍어주면 사람들이 좋아했고, 사진을 보고 기뻐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취미로만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사진 찍는 일을 업으로 선택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어차피 후회할 거라면 미련이라도 남지 않게, 하고 싶은 길을 선택하자.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면 된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인생에서 처음으로 제가 주인이 되어 결정했습니다.
최근 사진작가로 일하면서, 고객과의 약속과 정토회 소임·교육·회의 일정이 겹치는 상황이 생기면 고민합니다. 고객과의 약속을 거절했을 땐, 잠재적 고객을 잃거나 다음 일이 없게 될까 봐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 반대일 때는 전법회원으로서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무거울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가벼운 마음으로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최선을 다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점점 가벼워졌습니다.
2017년 깨달음의 장에 참가했을 때, 저와 세상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죽으면 나는 흙이 되겠지. 그 흙은 빗물에 씻겨 강물과 바다로 흘러갈 거야. 그리고 일부는 물이 되고 바람이 되어 수증기로 올라가 구름이 되고, 다시 비가 되어 땅으로 내려오겠지. 이 과정이 무한히 반복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아! 내가 흩어져 세상 모든 곳에 있을 수 있겠다. 그러면 세상 만물이 나일 수 있겠구나’ 또 ‘내가 흩어져 다른 것이 되기도 하지만, 모여서 다시 내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내가 너이고, 네가 나였구나!’라는 깨우침이 있었습니다. ‘내가 행복해야 남도 행복할 수 있다’는 참뜻을 알았습니다. 그때 알게 된 연기법을 나중에 여러 가지 맡은 소임에 적용했습니다. 오로지 다른 사람들만의 행복을 위해 제가 불행한 것을 억지로 참아가며 봉사했다면 마음이 무거워져서 오래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을 위한 봉사일지라도 결국 저를 위한 것임을 알았으니 편안하고 가볍게 봉사할 수 있었습니다.
2차 만일결사가 시작되면서, 청년특별지부 실천장소 담당 소임을 맡았습니다. 청년특별지부에서 행사가 있으면 지역 으뜸절 사용이 가능한지 확인합니다. 또 행사 물품을 점검하고, 빌릴 수 있는 물품이 있는지 해당 지역 담당자와 소통합니다. 이렇듯, 청년특별지부와 다른 지부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통하는 방법을 잘 몰라서, 양측에서 물어보는 내용을 단순히 전달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치 제가 말만 전달하는 것 같아 불편했습니다. 또, 저에게 직접적으로 문의하면 바로 답을 줄 수 있는데, 여러 사람을 거쳐서 전달될 때 의미가 불명확해져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소통할 수 있을지 연구하고 연습하면서 적절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양측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예를 들어, 청년특별지부로부터 으뜸절 사용 관련 문의가 오면 구체적인 필요 사항을 확인하고 파악합니다. 그런 뒤에 다른 지부 으뜸절 담당자에게 필요한 사항을 요청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소통하면 충분히 조율할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실천장소 담당 소임을 맡으면서 지부 간의 원활한 소통 방법을 배우고, 꾸준히 연습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2차 만일결사가 시작되면서, 법회꼭지 소임을 겸임했습니다. 청년특별지부가 다른 지부로부터 막 독립을 한 상황이라 초반에 자리 잡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저는 이 소임이 처음이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기만 했습니다. 모르는 상태에서 준비하다 보니 매주 바빴습니다.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정일사에서 받은 명심문대로 차근차근히 해보기로 했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하나씩 해나가니 나중에는 익숙해졌습니다. 매주 수행법회 공지사항을 준비하고, 도반들의 출석을 입력하고, 모둠장님들이 기록해준 법회 분위기를 기록하고, 법회 팀에 내용을 보고하였습니다. 매월 지부 수행법회 때 청년특별지부 활동 내용을 준비하고 전법활동가 법회도 준비했습니다. 두 달마다 포살법회도 준비하였습니다. 어렵고, 할 게 많다고 생각한 것들도 하나씩 해보니 처음보다는 가볍게 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 인도성지순례에 참가하면서 사진촬영 소임을 맡았습니다. <월간정토> 표지 사진도 촬영했습니다. 찍은 사진 중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만인 공양을 할 때 우리가 쌀을 나눠주는데, 장애가 있어 발을 끌면서 팔로 기어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분이 쌀 한 포대를 어깨에 지고, 다른 한 손으로 땅을 짚고 발을 끌며 가는데, 그때 얼굴이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밝았습니다. 그 순간 ‘저런 사람도 행복하게 사는데 나는 무엇이 부족했을까? 나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성지순례를 마치고 돌아와 집에서 샤워하면서도 ‘내가 그동안 물 쓰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구나. 내가 살고 있는 곳은 물이 참 풍족하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가진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족 전법이 가장 어려운 전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좋은 것을 알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남동생은 제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영상을 보내든 말든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생이 집에 와서 회사 사장님에 대한 불평불만을 이야기하면서 힘들다고 했습니다.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법륜스님의 법문 중 ‘말 쓰레기’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사장님이 너한테 쓰레기를 던지면 너는 그거 손에 쥐고 있을 거냐?” 동생은 한동안 말없이 생각했고, 그날 더 이상 불평불만을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지금이 기회라 생각하고 정토불교대학이 도움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동생은 불교대학에 입학했고, 전보다 회사 생활이 힘들다는 말이 줄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누군가 어떤 일로 힘들어하는 시점에 부처님 법을 전하면 상대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정토회를 만나기 전에 저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심지어 저 자신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즉문즉설 때 법륜스님께 질문하고 나서야 제가 부정적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부처님 법을 만나게 되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항상 잘되는 건 아니지만, 전에 비하면 매우 밝아졌습니다. 정토회 활동을 통해 이렇게 연습할 기회를 얻고 있습니다. 소임을 하면서, 도반을 만나면서,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 긍정적인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연습을 합니다. 이런 연습을 통해 저 자신을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길’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참 좋습니다.
글_남용우(청년특별지부)
편집_월간정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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