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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25일. 토요일이면서 함안 가야의 오일장입니다.
한 달에 한 번 JTS 거리 모금일은 이렇게 정해집니다. “주말이면서 오일장이 서는 날!”
계절에 따라 모금시간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겨울의 끝자락인 오늘의 모금 시간은 햇볕이 따뜻한 오후 2시!
그보다 한 시간 전, 최현숙 님을 비롯하여 정필연 총무님, 남선주, 김연남 님이 모였습니다. 모금 전, 잠시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모금에 참여하는 행동자세와 마음가짐을 세웁니다. 잘 쓰이겠다는 구호를 외치고 행동 시작! 거리모금에 필요한 파라솔, 테이블, 휴대용 마이크, 팜플릿, 모금 상자, 홍보 띠와 조끼, 명찰 등을 싣고, 장날 가장 번화한 거리인 경남은행 근처로 목적지를 정합니다. 매의 눈으로 신속 정확하게 빈 공간을 확보한 후, 일사천리로 맡은바 물건들을 설치, 착용하고 나면 모금 준비 완료.
“배고픈 사람은 먹어야 합니다.”
“배우지 못한 사람은 배워야 합니다.”
“치료받지 못한 사람은 치료받아야 합니다.”
남선주 님께서 먼저 JTS 모금멘트를 시작하면 세상에서 가장 씩씩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날리며 두 명씩 짝을 지어 모금에 나섭니다. 함안 가야 오일장은 상인들의 인심이 좋습니다. “좋은 일에 쓰인다는데!” 하시며 먼저 건네주시는 분, 시장구경 와서 선뜻 보시하는 분, 가던 길을 되돌아와 동참하시는 분, 꼬깃꼬깃하게 접은 돈을 쌈지에서 꺼내주시는 분,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새댁, 어묵튀김을 입에 물고 남은 돈을 보태는 교복 입은 학생...사고 팔고 흥정하는 사이사이마다 파란 조끼의 모금활동가들의 모습도 하나가 되어 오일장이 분주합니다. 약속된 모금 시간이 끝나고, 뜨겁고 진지하게 나누기를 끝내면 2월 거리모금 마무리!!!
최현숙 님 일문일답
리포터 : 정토회와의 인연과 모금활동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최현숙 님 : 2008년도에 친언니가 운영하는 미용실에서 언니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TV를 보고 싶은데 언니가 CD로 스님 법문과 즉문즉설을 계속 듣더라고요. 2013년 개원하기 전까지 함안에는 법당이 없었습니다. 언니의 미용실이나 다른 법우 집에서 가정법회를 열 때였는데 언니가 먼저 깨달음의 장을 다녀왔습니다. 자연스럽게 다음 기수로 깨달음의 장을 다녀오고 불교대학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그즈음 지금의 월광 법사님께서 빈 시간에 모금을 해보자고 하시더라고요. 마산불종거리, 경남대학교 앞, 중리를 오가며 일주일에 한 번꼴로 했는데 모금하고, 취합하고, 입금까지 스스로 하게 되니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 번도 주저하는 마음이 없더라고요. 어떤 날은 저녁 일을 끝내고 초등학교 입학도 안 한 어린 딸을 데리고 모금을 한 적도 있습니다. (웃음)
리포터 : 지난 11월에는 독감으로 열나고 기침하고 목소리가 잠겼는데도 여법하게 실행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사실 저는 마음내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 모금활동입니다. 오랜 시간 모금에 집중하는 계기가 있는지요?
최현숙님 : 스님 법문 중에 “나를 버리고 한 생각 돌이켜 사로잡힘에서 벗어나면 괴로움도 없고, 얽매임도 없는 자유인이 된다”는 가르침이 마음에 꼭 와 닿더라구요. 내 안의 나도 잘 모르면서 나를 가로막는, 수치심이나 부끄러움 같은 것을 모금을 통해 한 번 극복해 보자는 나름의 의도도 있었습니다.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습니다.
리포터 : 올해도 모금 소임을 맡으셨는데 2017년 보살님 자신의 목표나 소망이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최현숙 : 따로 계획은 없고, 지금 현재 정토회에 몸담고 통일정진, 천일결사 등을 통해 수행, 보시, 봉사할 수 있어 편안합니다. 뭐든지 막상 시작하려 하면 의식 한편에는 하기 싫은 마음도 있는데 작지만 내 힘이 꼭 필요한 사람이 있고, 그곳에서 얼마나 가치 있게 쓰이는지를 알기에 책임감에 이끌려 할 때도 있습니다. 정토회에서 하는 일이 내 안과 밖으로 바르게 소통하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경계에 부딪힐 때마다 알아차리려하고 주위를 살피다 보니 마음이 넓어지는 듯합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시듯이 파도를 파도로만 알아 일어나고 스러지는 것을 따지지 말고, 바다 전체의 고요함을 배우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려고 합니다. NGO나 굿네이버스 같은 TV광고를 보면 늘 너무 많이 쓰고, 많이 먹고 있구나 불편한 마음이 참 큽니다. JTS에서 어떻게 쓰이는가를 알기에 지구촌 공동체의 일원으로 덜 미안하더라고요. 생활비 만원을 쓸 때도 마음 씀이 달라지는 것도 경험합니다. 여러 사람이 조금씩 시간을 내고 마음을 보태고 함께 한다는 자체가 사실은 즐겁고 신나는 일 같습니다.
함안은 닷새마다 서는 장날에 시장에 나가면 그간에 궁금했던 사람을 거의 다 만날 수 있을 만큼 좁은 지역입니다. 자기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모금 일을 수행하기란 쉽지 않아 보이는데, 최현숙 님과 모금을 나가면 사람들이 먼저 다가와 아는 체를 합니다. 기분 좋은 웃음으로 동참하는 지인들도 많습니다. 최현숙 님이 있어 함안법당의 수행,보시,봉사가 더욱 빛이 납니다.
글_박애란희망리포터 (마산정토회 함안법당)
편집_목인숙 (경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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