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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 이야기]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주 1일 봉사

부총무와 함께(왼쪽이 글쓴이)

이석진 경기광주법당

책임 맡은 이들의 화합과 소통
2017년 한 해 동안 경기광주법당에서 책임팀장으로 봉사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쁜 마음으로 소임을 맡아 일해 보니 그때의 광주법당은 무기력하게 가라앉은 느낌이었습니다. 생기 있는 법당이 되기 위해선 뭔가 큰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었지요.

당시 1년 넘게 법당 주례회의 참석자는 부총무님과 책임팀장인 저 둘뿐이었고, 이마저 저녁부 책임팀장인 제가 직장의 점심시간에 나올 수 없으면 주례회의는 열리지 못했습니다. 봉사자들이 있었지만 아무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2017년 가을불교대 주간반이 입학생 부족으로 개설되지 못했고, 2018년 봄경전반 주간부와 저녁부 역시 불교대학 졸업생 부족으로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2018년 가을경전반까지 개설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활동가와 정회원 배출을 걱정해야 했고, 소수의 봉사자들에게 일감이 가중되니 법당의 분위기는 점점 더 가라앉았습니다.

이러한 침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생기 있고 발전적인 법당으로 바뀔 수 있을까를 고민하던 중, 2018년 1월 강경동지부 ‘주 1일 봉사 워크숍’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아, 이거구나!이 시스템을 도입하면 우리 법당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겠구나’ 하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기대감에 부풀어 워크숍 뒤 바로 지부 담당자를 찾아가 주 1일 봉사 시범 법당으로 우리 경기광주법당이 포함되게 해달라 요청했습니다. “맞는 매보다 기다리는 매가 더 아프다”고, 우리 법당의 문제점을 객관적으로 진단받고 문제점을 함께 공유하여 빨리 개선방안을 찾고 싶은 마음이 커서,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매달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후(부총무님과 함께) 지부 오프라인 회의와 화상회의에 참석하여 우리 법당에 주 1일 봉사 시스템을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볼지 머리를 맞대었고, 그렇게 여러 부분에 걸쳐 의견을 모아가는 데 2개월이 걸렸습니다. 돌이켜보면 부총무님이 책임팀장인 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받아주고 지지해 주지 않았더라면 주 1일 봉사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지도 못했을 것 같습니다. ‘부총무와 책임팀장의 소통과 화합’이 법당 주1 일 봉사 시스템의 핵심 동력이자 선행 조건이고, 시작과 중간과 끝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슬을 다듬어 꿰어 보배로 만드는 일
길은 찾았으니 이제 가는 방법을 연구해봐야했습니다. 주 1일 봉사 시스템을 법당의 규모에 따라 적용할 때 대법당·중법당은 이미 법당 내 도반의 수가 적지 않으니 ‘많은 구슬을 어떻게 꿰어 보배로 만들 것인가’만 고민하면 됩니다. 반면 소법당인 우리 광주법당은 ‘소수의 도반들을 어떻게 여러 구슬로 만들고, 이 구슬을 어떻게 꿰어갈 것인가’ 하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고민해야 했습니다.

2018년 4월 부총무님과 상의하여, 주 1일 봉사가 원활히 뿌리내리고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즐거운 법당 만들기 선봉대’를 구성했습니다. 도반들의 친밀감을 높이고 생기를 불어넣고자 법당 봉사에 가장 적극적인 도반 7명을 찾아 ‘즐거운 법당 만들기 선봉대’가 되어주십사 설득했습니다. 참 감사하게도 3명이 동참의사를 밝혔습니다. 이후 이분들께 선봉대의 역할과 성격, 취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였고, 혹시나 이마저 부담스러울까 염려하여 주 1일 봉사와의 연관성은 우선 부총무님과 저만 알고 있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분들께는 그냥 함께 신나게 놀고 즐기자며 가볍게 다가갔고, 이로써 부총무님과 저를 포함한 선봉대 5명이 구성되었습니다.

저녁 수행법회 후 늦은 시간에 시작된 선봉대 첫 모임은 일감도 나누고 자연스럽게 마음나누기도 하면서 도반을 이해하는 좋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서운하고 불만 섞인 나누기뿐 아니라, 그동안 피로감에 꾸역꾸역 일궈온 법당 일들이 설령 억지 봉사였을지라도 소모적인 시간만은 아니었음을 확인하게 되니, 의미 있고 희망적인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 선봉대 첫 모임 때 이미 주 1일 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었습니다.

첫 모임 때 실행 안건으로 9–5차 입재식에 우리가 먼저 퍼포먼스를 공연하여 다른 도반들이 재미있게 입재식에 동참하는 분위기를 조성해보자 하였고, 또 분당정토회와의 연합 초파일행사 때 170인분 공양 준비를 전적으로 우리 법당이 맡아보자 의견을 모았습니다.

입재식 법당 자체행사 시간. 모둠별 100일의 계획 발표 모습

즐거운 법당 만들기가 이렇게나 즐거워
9–5차 입재식 퍼포먼스 준비를 위해 만난 선봉대 도반들끼리 신나게 웃고 수다 떨며 연습하다보니 친밀감이 날로 쌓여갔습니다. 친밀감이 쌓이니 입재식 이후 선봉대 회의는 날개를 단 듯했습니다. 천일결사 모둠을 친밀감 위주로 구성하여 모둠활동의 결집력을 높였고, 천일결사 모둠을 기본 구조로 하여 일감을 나누면서 법당 내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모둠별 장기자랑을 준비하여 다음 입재식 때 재미를 증대시키고자 했으며, 백일정진 프로세스 실행으로 도반들이 법당에 자주 드나들게 하자는 의견도 모았습니다.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본 초파일 행사는 경험있는 꼭지장을 중심으로 모든 봉사자들이 한 몸처럼 공양을 준비했습니다. 재료 구입부터 레시피·상차림·설거지까지 소임 분류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면서 기쁨과 성취감을 느꼈고, 주간부와 저녁부 봉사자들이 일감나누기를 통해 하나가 되는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함께 한다면 다른 법당에서 하는 어떤 행사든 우리 법당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후 이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주 1일 봉사를 공론화하여 이와 관련된 선봉대 활동에 대해 도반들께 설명하였습니다. 이미 봉사의 기쁨을 맛본 도반들은 주 1일 봉사에 대한 기대와 가슴 벅찬 감사의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정진 없이는 ‘모래 위의 성’
이렇게 6개월간 선봉대 회의와 실천을 통해 법당 분위기가 개선되자 이번에는 모둠장 회의를 구성해 모둠 활성화를 계획하였습니다. 선봉대의 노고에 답하듯 경전반 학생인 모둠장들이 자발적으로 “모둠별로 요일을 정해 매주 법당에서 정기적으로 새벽 기도를 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새벽 기도를 통해 법당에 정진하는 분위기를 정착시키고, 정진의 집중력으로 모둠 과제를 실행해보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법당에서의 새벽 정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의욕적이고 친화력 있는 모둠장을 중심으로 모둠원들이 함께 법당 대청소와 JTS 거리모금뿐 아니라, 모둠별로 법당 내 봉사 일감 매뉴얼을 만들어 봉사의 통일성과 지속성을 유지하려는 시도까지 함께하는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또 지난 2월부터는 ‘행복한 회의’를 열게 되었는데 이 회의는 부총무, 책임팀장, 모둠장들 참석하에 다른 도반들도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습니다. 행복한 회의에 참석한 도반들은 법당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현황과 문제점을 공유받고, 문제해결에도 적극 관여할 수 있는 발언권이 주어집니다. 일정 기간 행복한 회의에 관심을 갖다 보면 법당조직 전체를 파악할 수 있어 그로부터 자신감을 얻은 도반들은 자연스럽게 법당 활동가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입재식 모둠별 일감나누기로 진행. 기념사진(뒷줄 오른쪽에서 두번째 글쓴이)

도반은 ‘도의 반’이 아니라 ‘전부’
주 1일 봉사의 일환으로 실행한 ‘즐거운 법당 만들기 선봉대’ 활동과 ‘모둠장 회의 정례화’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법당 전체 행복한 회의’와 ‘모둠별 행복한 회의’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도반이 옆에 있다’는 것입니다. 내 옆에 도반이 늘 함께 있고, 도반들과 함께하면 어떠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1년 반 전과 비교해볼 때, 법당 내 전체 도반이 특별히 늘어난 것도 아닌데 법당 분위기는 더 생기 있어지고, 활동가는 늘어나고, 마음은 가벼워지고, 일은 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우리 경기광주법당입니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9년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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