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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왕삼매론>은 중국 원나라 말, 명나라 초기의 혼란기에 생존한 묘협 스님의 <보왕삼매염불직지> 안에 있는 22편의 글 중 제17편‘십대애행’에 해당하는 글입니다. 원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긴데, 많은 사람이 읽고 새기기에 편하도록 간결하게 설명합니다.

장애를 이기는 열 가지 수행법 6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법륜스님 본지 발행인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원문]
정을 나누되 나에게 이롭기를 바라지 마라.
나의 이익을 바라며 정을 나누면 도의를 잃게 되고
도의를 잃게 되면 반드시 그릇됨을 드러내게 되느니라.
정의 근본을 잘 살펴볼지니, 정은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요,
정은 인연을 의지할뿐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힘든 교제로써 깨달음이 밑천을 삼으라 하셨으니라.
이득과 손해
   우리는 친구를 사귈 때도 상대로부터 조금이라도 득을 보려고 합니다. 아닌 것 같지만 ‘괜찮은 친구’라는 것은 ‘내가 득 보는 친구’라는 뜻입니다. 득 본다는 것은 꼭 경제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그 친구를 사귐으로 해서 배우는 게 많든지, 경제적으로 도움을 얻든지, 출세의 줄이 되든지, 놀면 재밌든지, 뭐가 되었든 그 친구로부터 득을 보는 거예요. 그런데 친구가 나에게 와서 매일 죽겠다고 울며 상담하고, 돈 빌려 달라고 해서 내가 부담되면 나는 그 친구를 멀리하게 됩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예요. 사람들은 결혼할 때도 자기가 이롭고자 결혼을 합니다. 살아봐서 별로 득이 안 된다 싶을 때 나타나는 생각은‘이럴 바엔 혼자 사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거예요.  혼자사는 것보다 별로 좋은 게 없다는 것은 별로 득 되는 게 없다는 뜻이지요. 더 나아가서‘이제 못 살겠다’하는 것은 그 손해가 막심하다는 거예요. 우리는 솔직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관계는 부부입니다.

  옛날에 제가 부부 수련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아내들에게 “남편한테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남편이 나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 것 같은가?”물은 적이 있어요. 남편들에게도 “아내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아내가 나에게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일 것 같은가?”라고 물었지요. 결과는 아내가 남편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존중이었어요. 부부로 같이 살면서 아내는 남편이 자기를 멸시하거나 얕보는 데 대한 상처가 많았어요. 남편이 아이들 보는 앞에서 “네가 뭘 알아?”라고 면박을 줄 때 가장 모멸감을 느낀다고 했어요. 근데 남편들에게 아내가 뭘 가장 원할 것 같냐고 물었더니 ‘돈’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어요. ‘마누라하면 돈만 생각난다. 우리 마누라는 돈만 벌어주면 괜찮다.’ 남편들이 이렇게 돈에 대한 압박이 있으니 아내에게 돈을 못 벌어주면 괜히 위축되는 거예요. 반대로 자기가 돈을 좀 벌어주는 편이면 대부분이 바람을 피워요. 남편으로서 아내에게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람피우는 것에 대해서 죄책감이 없어요. 생활비를 충분히 주고 있으니 나머지는 자기 취미 생활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부부가 평등하려면 아내도 남편이 돈을 벌어 와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남녀관계에서 평등하다는 의미 안에는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평등하다는 의미가 들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이 직장을 잃고 집에 있게 되면, 아내는 자기가 나가서 돈을 버는 게 당연하다고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남편을 무능하다고 생각하거나 꼴 보기 싫어하면 그건 불평등한 관계입니다. 자기에게 유리한 것은 여자니까 하며 주장하고, 자기에게 불리한 것은 남녀가 평등하니까 하며 주장하면 갈등이 생깁니다.

순수한 관계를 위하여

  우리는 사람을 사귈 때 이익에 기초를 두고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선을 보거나 연애할 때도 학벌이나 경제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잖아요. 인물도 잘나고 신체도 좋고 성격도 좋고 사회적 지위와 명예도 있고, 또 자기만 쳐다봐야 하는 사람이길 바라잖아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연애할 때 한눈에 반했다고 말하는데 실제 한눈에 반했다는 것은 그 사람이 이런 여러 가지를 다 갖추고 있다는 뜻이지요. 가난한 집에 팔이나 눈이 하나 없거나, 말을 더듬는 등 장애인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는 경우는 없잖아요. 상대가 내 눈에 왕자 같거나 공주 같아 보인 경우에 한눈에 반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한눈에 반하면 연애나 결혼생활이 오래 못 갑니다. 그냥 같이 살다 보니 정이 들어 사는 사람들보다 훨씬 이혼율이 높습니다. 왜 그럴까요? 한눈에 반했다는 것은 기대치가 그만큼 높다는 거예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상대에게 가진 기대치가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결국 실망하게 됩니다. 바라는 것이 없거나 낮을수록 관계가 오래가고 서로에 대한 실망이 적어요. 기대치가 없으니 특별히 미워한다거나 원수가 되거나 헤어지는 일이 없어요.

  누구를 사귀어 정을 주고받는 게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좋다고 상대가 나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에요. 누가 나를 좋아한다고 내가 상대를 금방 좋아하는 것도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정적으로, 정서적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인간관계를 오래 하다 보면 그 사람의 진의를 알게 되어 좋아지기도 합니다. 특히 내가 어렵거나 하는 경우에 그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내가 몸과 피부로 느끼잖아요.

  여기서 말하는 ‘순결’이란 ‘꼭 너만 사귄다’하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그를 위하는 마음, 바른 마음을 갖고 사귀면 사귐이 길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자신의 손에 있는 돈을 낭비하지 않고 잘 보관하고 관리하는 것도 부자가 되는 길이지만, 자기가 한번 만든 인간관계를 나쁘게 만들지 않고 사귐을 길게 하는 것도 엄청난 재산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이 사람을 만나서 서로 원수가 되거나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관계를 만들면 있는 재산을 잃는 것과 같은 거예요. 원효대사는 상대가 나를 미워하는 것까지도 내 문제로 봤습니다. 우리는 그 수준까지는 안 되더라도 수행자라면 적어도 내가 다른 사람을 미워해서는 안 됩니다. 내가 상대 때문에 재산상의 손실을 보았든, 폭행을 당했든, 그 어떤 이유가 있어도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을 버려야 합니다.

상대를 미워하면 우선 내가 괴롭고 사람도 잃게 됩니다.

  그러니까 수행하는 사람은 수행을 잘하는 것이 돈을 버는 거예요. 열심히 수행하면 주위로부 터 신뢰를 얻고, 그것이 곧 재산이 되어 앞으로 언제 무슨 일로 나에게 이익을 가져올지 모릅니다. 뿌린 인연의 공덕은 언젠가는 옵니다. 금방 오기도 하고 10년 후에 오기도 하고 다음 생에 오기도 하고 여러 생이 지나서 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람을 사귈 때는 길게 사귀어야 해요. 길게 사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이롭기를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이해를 따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손익 계산을 좀 더 길게 하라는 거예요.
인과의 법칙이 있다는 것은 인생은 손해 볼 일도 없고 득 볼 일도 없다는 거예요. 우리는 투자했는데 금방 돌아오지 않으면 손해라고 느끼고, 투자를 작게 했는데 돌아오는 것이 많으면 득으로 느끼죠. 우리 인생은 늘 손해도 보고 득도 봅니다. 손해 보는 것이 꼭 나쁜 게 아니에요. 손해보는 것은 저축하는 것이고 다음에 득이 되어 나타납니다. 지금 득이 되는 것은 좋은 게 아니에요. 다음에 갚아야 하니까요. 그러니까 손실과 득에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한 노력보다 많이 받는다면 빚을 내거나 저축한 걸 갖다 쓰는 거고, 내가 한 노력보다 돌아오는 게 적다면 빚을 갚거나 저축하는 겁니다. 사실은 인생에는 손익이 없습니다. 계산을 무한대로 하면 본래 손익이 없어요. 그래서 조금만 길게 보면 이익을 보려고 하지 않아도 득이 되는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8년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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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댓글 1개
  •  서정희 2018/09/05 13:43
    수행을 잘하는 것도 돈을 버는 것이다.
    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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