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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왕삼매론>은 중국 원나라 말, 명나라 초기의 혼란기에 생존한 묘협 스님의 <보왕삼매염불직지> 안에 있는 22편의 글 중 제17편‘십대애행’에 해당하는 글입니다. 원문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긴 문장인데, 많은 사람이 읽고 새기기에 편하도록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장애를 이기는 열 가지 수행법 1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법륜스님 본지 발행인

  인생을 살면서 우리가 가지는 많은 바람들, 다시 말해 병이 없기를 원하고 장애가 없기를 바라고 일이 쉽게 되기를 바라고 남이 내 뜻에 잘 따라주기를 바라는 것들에 대해서 <보왕삼매론>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장애는 일어날 만한 인연이 있어서 일어나는 것이므로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수없는 인연을 지어놓고 과보를 받지 않으려고 도망가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정면으로 과보를 받아들일 뿐만 아니라 그 장애의 원인도 규명해서 본질을 꿰뚫어 보아야 한다.”

<보왕삼매론>에서는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많은 어려움을 하나하나 들어서 그것을 부처님의 정법에 따라 수행으로 뛰어넘는 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교훈같기도 하지만,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제법이 공한 이치에 바탕을 두고 인생사를 해결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움이 트고 꽃이 피는 것처럼
  우리는 누구나 몸에 병이 없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병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인간의 본질적인 고뇌입니다. 이러한 인간의 본질적인 고뇌를 불교에서는 간략하게 네 가지로 표현합니다.  태어나는 고苦, 늙는 고, 병드는 고, 죽는 고, 바로 생로병사生老病死이지요.

  태어나면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태어난 자가 죽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모든 사람은 죽지 않기를 원합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 죽지 않기를 원하니 괴로울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이것을 고통으로 보니 고통이지, 다른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현상입니다. 

  파도가 일어나는 것이 바닷물의 현상인 것처럼, 천하 만물은 봄이 되면 싹이 트고 가을이 되면 잎이 떨어지는 것은 하나의 자연현상입니다. 파도가 출렁이는 것이 고통입니까? 잎이 피고 지는 것이 고통입니까? 고통이 아니라 자연현상 중 하나입니다. 자연현상을 두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요. 그런데 인간은 자기 생각에 빠져 하나의 자연현상을 잘못 생각해서 고통을 겪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수없이 많은 자연현상이 지금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생명의 원리라 하며 찬탄합니다. 봄에 움이 트는 것과 꽃이 피는 것을 찬탄하고, 가을에 잎이 떨어지는 것을 찬탄합니다. 그런데 인간은 자기 몸에 대해서만 이 자연현상을 거부하고 싶어 합니다. 나를 떠나서 세상을 본다면 그것은 하나의 자연현상일 뿐인데 나에게 사로잡혀 자연현상을 거부하기 때문에 큰 고통이 됩니다. 그러니 이러한 제 현상, 즉 법의 실상을 안다면 몸에 병이 나지 않기를 바라지 말라는 것입니다. 몸에 병이 나는 것은 그냥 하나의 자연현상이지요.

  어떤 기계를 만들든지 그 기계가 가끔 고장이 날 때가 있습니다. 고장이 안 나는 기계는 없어요. 기계가 고장 나면 수리하면 됩니다. 고장 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고장이 안 나는 것은 아니지요. 기계가 고장 날 때는 날 수밖에 없는 어떤 원인이 있습니다. 그러니 기계가 고장 났다고 신경질 낼 것이 아니라 고치면 됩니다. 고장이 나면 고쳐 쓰면 되고, 고장이 덜 나도록 사용할 때 유의하면 됩니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더 수리할 수 없는 정도가 되고, 수리하는 경비도 많이 듭니다. 이것을 계속 수리해서 유지하려면 새로 기계를 사는 것보다 훨씬 비쌉니다. 그럴때는 폐기하는 것입니다. 그럼 폐기하는 것이 손실일까요? 손실이 아니에요. 그동안 충분히 썼으니까요.

  우리의 몸도 그와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 몸에 병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죠. 잔 고장이 나면 고치고 그 차의 상태를 잘 알아서 조심하기 마련입니다. 자동차가 잔 고장이 많으면 과속을 안 하게 되지요. 그런데 자동차가 아무 고장 없고 속도도 잘 나면 과속할 위험이 있습니다. 과속하면 사고 나서 죽는 수가 있지요. 그래서 몸이 건강한 사람이 한번 아파서 병원에 가면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에 몸이 전혀 아프지 않았던 사람이 장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잔병치레하는 사람이 오래 산다”라는 옛말이 있잖아요. 왜냐하면 몸을 조심하거든요. 몸을 조심해서 그때그때 잘 처치하는 거예요. 그런데 고장이 전혀 안 나면 과신하게 됩니다. 과신하게 되니까 어느 순간에 큰 사고가 나게 되는 것이지요.

  병고를 통해 돌이키는 삶 그러면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배고픈데 밥 먹으려는 게 탐욕일까요? 졸린 데 자는 게 탐욕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그것은 욕구라고 합니다. 욕구가 지나치면 탐욕이라고 하지요.

  중생이 갖는 욕심을 보통 오욕(식욕, 색욕, 재욕, 수면욕, 명예욕)이라고 합니다. 몸이 건강하고 병이 없으면 이런 것이 더 일어나게 됩니다. 몸에 병이 없으면 여러 가지 탐심이 생겨나서 수명을 단축하고 고칠 수 없는 병에 걸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육체적인 건강뿐만 아니라 살면서 연관 맺는 모든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뭐든지 힘이 남아돌면 과욕을 부리게 됩니다. 그런 뜻에서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다는 것입니다.

  만약 몸에 병이 났으면 병의 원인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병의 원인을 살펴보면 다 병이 일어날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그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내가 큰 재앙이라도 맞은 것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병고를 통해 자기가 이제껏 살아온 인생을 반성하고 돌이켜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기도를 통하여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니까 기도는 그저 절에 와서 절 몇 번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이‘제법이 공한 도리, 욕심을 버리는 행위’가 될 때 바로 기도가 되는 것이지요. 이렇게 될 때 나에게 있는 병이 내 삶의 약이 되고, 내 삶을 반성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려면 병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야 합니다. 이 몸은 생로병사 하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병은 생기는 것이지요. <유마경>을 보면 병난 유마 거사는 자신의 병을 방편 삼아 설법을 합니다. 병을 고쳐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몸이라는 것은 병들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깨우치는 방편으로 쓰지요.

  이렇게 생로병사는 하나의 현상일 뿐입니다. 병이 낫고 안 낫고를 떠나서 병에 구애 받지 않는 것이 근본 가르침이고, 그다음으로는 병의 원인이 이런 과욕으로 생겨난 줄을 알아 그 과욕을 버림으로써 오히려 병이 낫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원문을 풀이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몸에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고
탐욕이 생겨나면 마침내 파계하여
도에서 물러나게 되느니라.
몸에 병이 없으면 과욕을 하게 되고
과욕은 계율을 깬다.
계율을 깬다는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기본선을 깨뜨리게 되는 것이다.
병의 인연을 살펴서
병의 성품이 공함 것을 알면
병이 나를 어지럽히지 못한다. 
설령 병이 있다하더라도
나를 어지럽히지 못한다는 것은
내가 병에 구애 받지 않음이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하셨느니라. 

  여러분도 병에 대한 두려움으로 지나치게 민감해지지 말고 ‘몸이라는 것은 잘 다스려 써야 하지만 때로는 고장이 날 수도 있다. 고장이 나면 수리해서 쓰면 된다’이런 가벼운 마음을 가져야해요. 또 몸에 고장이 난 원인이 있기 때문에 그 원인을 잘 찾아서 수리해서 쓰면 됩니다. 이때 원인을 찾아 병원에 가서 어디가 나쁘다 하는 결과를 듣고는 그 결과에만 매달리지 말아야 합니다. 

  현대인의 병은 정신적 과욕, 스트레스가 80%이고, 이 밖의 과로, 과식, 과음 등 온갖 과욕에서 병이 옵니다. 그러니까 이것을 돌이켜서 여러분이 마음을 가볍게 가지고 베푸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뭔가를 얻기 위해 나를 고집하고, 뭔가를 움켜쥐기 위해 애를 쓸수록 몸과 마음에 병이 듭니다. 그래서 마음으로부터 고개를 숙이고 상대에게“예,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하면서 가정생활부터 가볍게 할 때 건강도 좋아집니다.

다음 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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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댓글등록
이 글의 댓글 2개
  •  지명화 2018/04/05 09:58
    감사합니다.
  •  서정희 2018/04/03 17:03
    과욕
    스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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