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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기도 입재 법문 | 제9차 천일결사 제6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즈음하여, 지난 5월 13일 제9차 천일결사 제5차 백일기도 입재식 법문 중 일부를 싣습니다. 

습관의 노예에서
벗어나려면


법륜스님 본지 발행인

지금 출발합니다

  항상 어떤 출발을 할 때는 지나간 건 잘했든 잘못했든 다 잊어야 합니다. 그래서 새해가 시작되면 전년에 잘했든 잘못했든 탁 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부터 새 출발을 해야 하는 겁니다.

  제인생의명심문이바로‘처음입니다.’,‘ 지금출발합니다.’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하루의 삶은 제가 지난 66년 동안 산 총 날짜의 합계 위에 쌓인 하루예요. 마찬가지로 수행자의 오늘 하루도 만 일 가운데 그냥 하루가 아니고 8,400일 위에 있는 하루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그냥 하루는 계단으로 치면 그냥 한 층의 계단이지만 8,401일은 8,400일 위에 쌓인 하루인 거예요. 그러니까 이 하루는 그냥 하루와 다르지요.

  여러분도 매일 ‘지금 출발합니다.’하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어요. 과거의 상처, 실수, 실패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내려놓은 뒤‘지금 시작이다, 출발이다, 처음이다.’하는 자세로 기도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자꾸 옛날 생각 하면서‘지난번 입재식 때도 이번 백일은 안 빼먹고 할 거라고 해놓고 또 빼먹었다. 그 전 백일도 그랬고 그 전 백일도 그랬다.’이러면 이번 백일도 또 잘해야 3일 갑니다.

  ‘이번에도 지난번처럼 한 달 가다가 말 거다.’자꾸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지금까지 안 된 과정을 경험으로 삼고 그 실패에 기초해서 다시 한 번 해본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처음 하듯이 항상 시작점에서 하루를 맞이 해야해요. 그러다보면 백일이 됩니다.‘100일을 빠지지 않고하겠다.’고 다짐하고 결심해도 살다 보면 또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요? 그러니까 될 거라고 믿고 시작해도 안 될 수가 있는데 ‘안 될 거야.’하고 시작하면 어떻겠어요? 그건 100%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100일을 다 할지 안 할지 그건 아직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출발할 때만큼은 딱 다짐을 하고 ‘한다’하고 시작하세요. 그래서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백일이 되고 천일이 되도록, 그렇게 정진하는 게 필요합니다. ‘출발하는 첫 마음’ 이걸 초심初心이라그러지요. 정치할 때 초심, 결혼할 때 초심, 출가할 때 초심, 이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하는데 사람들이 처음에는 굉장히 순수하고 결연한 의지로 출발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타성에 젖어서 그냥 자기감정, 카르마에 휘둘려서 늘 살아온 방식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지금 입재하는, 출발하는 초심을 잃지 말기 바랍니다.

습관의 카르마에서 벗어나려면
 
  두 번째, 사람은 습관적 동물이에요. 그러니까 여러분이 지금까지 살아온 그 습관대로 또 내일도 살고, 내일까지 쌓인 습관대로 모레도 살고, 모레까지 산 습관대로 글피를 살고 이래요.

  정진을 통해 자기 변화를 가져와야 하는데, 이치는‘아, 그게 맞습니다. 그래야 합니다.’하고 아는데, 실제로 해보면 안 돼요.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자꾸 과거의 습관에 끌려들어 가요. 그래서 그놈이 늘 주인 노릇을 해요. 그래서 ‘우리가 업식의 노예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렇게 안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항상 정신을 차려야 해요. 찰나에 깨어 있어서 무의식에 빠져들지 않도록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정신을 차리는 하나의 방법으로 어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면 좋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를 꾸준히 하는 것도 그런 일에 속하지요. 108배, 그 자체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사람이 일어나기 싫어도 일어나고 하기 싫어도 하고, 이렇게 꾸준히 할 때 싫어서 안 하려고 하는 것, 좋다고 하려고 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거예요.‘ 좋고, 싫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렇다고 꼭 절을 해야 한다는 건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을 꾸준히 하든지,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법문을 꾸준히 듣든지, 늘 똑같은 것을 정해놓은 시간에 하면 그만큼 자기중심이 잡힙니다. 이렇게하는 사람이 안하는 사람과 비교하면 치매에 걸릴 확률도 훨씬 적습니다. ‘치매에 안 걸린다.’이렇게 말하면 안 돼요. 왜냐하면 뇌세포에 고장이 나면 수행하고 안 하고와 관계없이 치매에 걸리니까요. 그런데 걸릴 확률이 적다는 거예요. 자기중심, 자기 인생의 중심이 딱 잡혀 있으니까요.

  그래서 첫째, 처음 하는 마음을 낼 것. 둘째, 꾸준히 할 것. 한번 하기로 했으면 남이 볼 때 좀 미련하다고 할 정도로 꾸준히 해야, 이게 자기 인생에 기둥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흔들리더라도 이게 잡아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늦게 자든 일찍 일어나든, 몸이 피곤하든 아프든, 여행을 가든 관계없이 아침 5시에 기도하는 것, 이걸 중심으로 잡는다는 거예요.

  우리 실무자들도 해외로 파견될 때 꾸준히 108배를 하면 절대로 수행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래저래 살다가 아침에 일어나 기도도 안 하면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고 그다음에 다른 것도 흐트러져서 결국은 절에 들어온 행자가 절에서 나가는 결과가 있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꾸준히 해야 한다는 거예요.

수행의 관점을 놓치지 않기

  셋째는 우리가 이런 핑계 저런 핑계 대면서‘괴롭다’고 하지만 깊이 따져 들어가 보면 괴로울 일이 없어요. 지금은 ‘내가 이것도 괴롭고 저것도 괴롭고,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다.’하지만 조금 더 깊이 한번 들어가 보세요. 뭐가 문제일까요? 그게 왜 문제일까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건 그냥 하나의 사건, 하나의 일, 하나의 존재가 있는 거지, 거기에 좋은 일, 나쁜 일, 좋은 사건, 나쁜 사건이란 게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이‘공성’, 즉‘제법이 공하다, 텅 비었다.’이런 관점을 유지한다면 순간에 사로 잡히고, 집착해서 괴로움이 일어나고, 화가 나고, 슬픔이 일어날지라도 금방 원래 자리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수행하는 사람은 돈을 많이 번다.’라거나‘수행하는 사람에게는 나쁜 일이 안 일어난다.’는 건 기복이에요. 수행하는 사람은 무슨 일이 일어나도 다른 사람과는 다릅니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울 일에 울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서 펄쩍펄쩍 뛸 일에 뛰지 않고, 슬퍼할 일에 슬퍼하지 않는 것, 그게 수행의 힘이에요. 그래서 옆에서 사람들이 보고 ‘아, 수행자는 역시 다르구나. 저 정도 사건이 나한테 생겼으면 벌써 난리가 났을 텐데, 저 사람은 참 태연자약하구나.’ 생각해요. 이게 수행이라는 거예요. 그렇다고 수행을 너무 신비주의로 접근하면 안 되지만요. 수행을 통해서 괴로움이 없는 삶, 자유로운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다시 만날 때는 ‘이번 백일은 내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진을 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정진해 주세요.

  

  

* 이 글은 월간정토 2018년 8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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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댓글 1개
  •  강경 2018/09/03 12:27
    명심하겠습니다. '처음입니다' 매일이 새로운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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