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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S 소식 - 필리핀 |   필리핀 민다나오에서는 JTS 활동가와 마을 주민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함께 희망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JTS 활동가가 전하는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어머니는
최고의 지지자입니다


김형준 백일출가 20기, 필리핀 JTS 활동가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어떤 일이 나에게 맞는 지도 알고 오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2014년에 깨달음의장을 마치고 백일출가를 했다. 그 후, 평소 관심 있었던 영어 강사 일을 시작했다. 법사님이 부산에 와서 필리핀 사업장에 관해 설명하며 단기 봉사를 권하셨지만, 이튿날 대학원 입학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운이 좋게’떨어지면 잠시 다녀오라고 권하셔서 대답은 했지만‘예’라는 말이 가볍게 나오지는 않았다.

  그 후, 3,000배 정진을 몇 차례 하고 법사님과 차담을 가질 때마다 법사님은 필리핀 얘기를 하셨다. 운이 나쁘게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씀드리니 그럼 1학기만 하고 1년간 다녀오라고 하셨다. ‘사람이 필요하구나’하는 생각과 ‘왜?’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되묻진 않았다. 대학원 입학을 했으니 졸업하고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다.

  직장 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1학기를 지냈다. 공부가 정말 좋아서 하는 게 아닌 거 같아서 1년 정도 봉사를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한 달간 서울과 문경에서 지내면서 3년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출국 하루 전, 법사님과의 차담 시간에 내 생각을 말씀드리고 다음 날인 2017년 10월 19일 필리핀 민다나오에 오게 되었다.


칼랑아난 초등학교에서 교육 지원 중인 글쓴이(오른쪽)

  민다나오 JTS에서 7개월 생활하는 동안 몇 주를 토요일마다 전력회사의 작업이 진행됐다. 그로 인해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은 시간까지 마을 전체가 정전되었다. 한국에서의 생활과 비교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느긋하게 지내는 이곳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니 문제 되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한국에서 전기, 물, 인터넷 등을 불편 없이 사용하는 것을 당연히 여겨 좋은 환경을 감사한 줄 몰랐음을 이곳 민다나오에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어떻게 상황을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나를 보았다.

  필리핀으로 봉사 활동을 가려고 할 때 제일 망설였던 것이 어머니의 건강 상태였다. 우연히 건강검진을 하다가 골육종(뼈암) 진단을 받고 2년 3개월간 부산에서 서울로 병원을 오가면서 치료를 받으셨다. 그럴 일 없으면 좋겠지만, 최악의 상황도 생각했다. 돌아가시면 어떻게 하나하는 생각에 어떤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 백일출가 기도문인“어머니 참회합니다. 어머니는 최고의 지지자입니다”를 떠올리며, 어머니는 내가 하는 일을 적극 지지할 거라는 생각으로 어느 정도 입장을 정리하게 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서 죽는데 그 시간은 빠를 수도 있고 느릴 수도 있고, 내가 필리핀에 있는 동안일 수도 있고 그 이후일 수도 있다.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필리핀 현지에 계속 있어야 하는 상황이 주어질 경우 가족이 나를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있었다. 그리고 문경에서 상근자 교육을 받으며 법사님과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실히 정리했다.

  필리핀 입국 한 달 후부터 어머니의 건강 상태가 나빠졌고, 저녁마다 상황을 확인했다. 한국에 빨리 들어오라는 얘기, 안 들어오면 다시는 안 본다는 얘기…. 가기 힘들 수 있다고 말은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지점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렸다. 뒤에 일어날 일은 다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고, 지금 바로 가지는 못한다고 가족에게 말하고 뒷일을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 막상 알리고 나니 마음이 가벼웠다.

  그리고 며칠 후, 지도법사님이 필리핀에 방문하시는 날 새벽,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편안한 얼굴로 돌아가셨다고 전해 들었다.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평소에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하지 않으셔서 좋은 곳으로 가셨을 거라고 믿었다. 마음으로는 편하게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동안 “엄마, 잘 가” 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고 머뭇거렸다.


부키드논 주에서 교사 연수 후(둘째 줄 맨 오른쪽이 글쓴이)

  JTS 필리핀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고 있다. 다들 다른 사업장을 맡아서 바쁜데도 의식교육부터 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것까지 세심히 챙겨줘 고마운 마음이다. 그리고 그동안 해본 적 없는 일(교사연수, 교육물품지원 등)을 이곳 민다나오에서 해볼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 것이 감사하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8년 6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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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댓글등록
이 글의 댓글 2개
  •  바다 2018/07/16 12:19
    법우님~ 잘지내시는군요~ 멋집니다!
  •  보리행 2018/07/16 10:30
    어머니는 최고의 지지자인데 그걸 자꾸 까먹습니다.
    하늘에서도 최고의 지지를 보낼 것입니다.
    눈물이 핑~ 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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