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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불교대학 경전반 졸업소감문

경전반을 마치면서

김인아 부산 정관법당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편안한 시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바라는 바 없이 그냥 제게 주어지는 인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지금이 가장 행복합니다.  2016년 불교대학의 문을 두드릴 때 제 가슴은 시어머니와의 갈등, 먼저 떠나보낸 딸에 대한 미안함으로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겉으로는 늘 웃고 다녔지만, 누군가가 나의 상처를 알고 건드릴까봐 전전긍긍했습니다. 내가 어리석어서, 의학적 지식이 부족해서 아이를 먼저 떠나보냈다고 자책하며 지냈습니다.

  둘째 딸을 먼저 보내고 괴로워하는 저에게 시어머니는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남편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남편 또한 어머니를 보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런 남편과 어머니를 보는 제 마음은 지옥이었습니다. 저로 인해 모자간의 천륜을 끊은 것 같아 힘들었습니다.

  너무 힘들어 법륜스님의 희망편지를 듣고, 즉문즉설 강연장도 찾아다니다가 깨달음의장을 알게 되었습니다. 깨달음의장에 가기는‘하늘의 별 따기’였습니다. 그때 불교대학생은 깨달음의장을 쉽게 갈 수 있다는 지인의 말에 앞뒤도 생각하지 않고 불교대학에 원서접수를 했습니다. 불교대학에 입학하고 그렇게 원하던 깨달음의장에 다녀오고 나서야 시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나를 화나게 한 대상이 어머니의 독설이 아니었습니다. 시어머니를 보고 내 마음이 일으킨 불 경전반을마치면서편함이었습니다. 그 사이에서 나를 믿고 기다려준 남편의 아픈 마음도 보았습니다. 깨달음의장에 다녀온 후 원망을 내려놓고 시부모님을 보니 너무도 많이 쇠약해져 계셨습니다. 작은딸을 보낸 후 외면한 채 마지못해 지냈던 6년의 세월이 죄송함으로 다가왔습니다.

  2017년 5월 시아버님이 지병으로 먼저 떠나시고, 5개월 뒤 시어머니도 돌아가셨습니다. 깨달음의장을 다녀온 후 어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다니며 넋두리를 들어드린 시간은 소중했습니다. 만약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내려놓지 못하고 두 분을 보냈다면 아마도 후회와 자책이 저를 평생 괴롭혔을 것입니다.

  저는 지금 불교대학을 졸업하고 경전반 공부하며 봉사하는 이 순간들이 너무도 감사합니다. 2016년 9월부터 매주 목요일 올리는 사시 기도는 저를 온전히 돌아보는 시간입니다. 기도를 통해 내가 얼마나 성격이 급한 사람인지, 제 업식을 잘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지난 시절 제게 일어났던 소소한 일들이 남이 아닌 제 조급함 탓에 일어났음을 알게 되니 더 원망할 일도, 화낼 일도 없습니다.

문경 수련원에서 도반들과(왼쪽에서 세 번째가 글쓴이)

  불교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듣고 싶었던 <금강경> 강의는 상상 이상으로 제게 큰 울림이었습니다. 강의 첫날부터 5강 수업 때까지 눈물로 법문을 들었습니다. <금강경>을 통해 습관처럼 말하던 ‘상’에 대해 알게 되었고, 제가 얼마나 상에 사로잡혀 남편과 딸을 나에게 맞추려 했는지 참회가 되었습니다.

  <법성게> 법문에서는‘불수자성수연성守自性隨緣成’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인연 따라 쓰인다는 말씀으로, 어디에서든 제게 주어진 인연에 순응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쓰인다고 생각하니 바라는 마음도, 불편한 마음도 조금씩 사라짐을 느낍니다.

  지금 법당에서 제게 주어진 소임과 인연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또 스님께서 늘 말씀하시던 ‘일과 수행이 하나’라는 의미를 몸으로 익혀가고 있습니다. 소임을 하면서 어려움이 와도 불편한 마음보
다는 이를 수행 과제로 삼고 저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특히 불교대학 졸업과 동시에 맡게 된 불교대학 담당 소임은 저를 알아차리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앞섰고, 도반들에게 분별심도 일어났습니다. 이 좋은 법문을 들으면서 졸거나, 핸드폰을 하거나, 자주 결석하는 도반을 보면 분별심이 마구 올라왔습니다. 그때 알게 된 것은 제가 원칙대로 되지 않으면 참지 못하는 업식을 가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분별심의 밑 마음을 알고 나니 ‘남편과 딸이 나 때문에 힘들었겠다’는 자각에 그들이 이해가 되었고, 누구나 각자 생각과 상황이 다름을 인정하려고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경전반 수업을 듣고 수요 수행법회를 다니면서 8년 전 떠나보낸 딸에 대한 죄책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내가 어리석어서 어린 딸을 먼저 보냈다’는 자책은 법륜스님께서 설하신 <금강경>,<반야심경>, <법성게> 등을 통해서 사라졌습니다. 사람은 생로병사하고 우주는 성주괴공하며 물질은 생주이멸한다는 이치를 알고 나니, 태어나고 죽는 일은 자연의 이치였습니다.

  길게만 느껴졌던 시간이었는데 어느덧 경전반 졸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매주 1회 경전반 수업을 듣고 불교대학 담당을 하면서 수요일 수행 법회, 금요일 300배 정진 등으로 한 주를 거의 정토회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제는 불편함보다는 편안함으로 다가옵니다. 

  금요일 300배 정진과 통일 교육 참여는 통일을 남의 일이 아닌 저의 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렇게 제가 봉사와 수행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남편 덕분입니다. 남편은 저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함께 새벽 기도하는 소중한 도반입니다. 봄불교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 남편은 정토회를 만난 것이 저희 부부에게 가장 큰 행운이라고 말합니다. 졸업 후에도 지치지 않고 수행과 봉사를 기쁜 마음으로 실천하는 수행자가 되겠습니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8년 3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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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행복한 수행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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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댓글등록
이 글의 댓글 3개
  •  조미화 2018/05/01 14:27
    선배 도반님들처럼 열심히 수행정진하겠습니다
  •  평화 2018/04/27 16:43
    마음 나눠 주셔서 고맙습니다. 봉사하며 일과 수행의 통일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_()_
  •  김혜경 2018/04/23 19:26
    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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