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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뒤셀도르프의
특별한 불교대학이야기

임진선 독일 뒤셀도르프법당, 희망리포터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프랑스 스트라스브루에서, 독일 에센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목말라 비행기를 타고 또는 기차를 타고 국경을 가로지르며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1년간 불교대학을 마친 이들이 있습니다.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매달 넷째 주말에 독일 아헨에 모여 수업을 받고 2017년 9월 14일 뒤셀도르프에서 법륜스님으로부터 졸업장과 수계증을 받은 허윤진∙선희령∙김성주∙나정숙님입니다. 이 중 허윤진∙김성주 님의 수행담을 소개해 드립니다.
  이분들이 함께한‘불교대학 특별반’은 유럽에서 여러 사정상 불교대학을 단독으로 열 수 없는 지역의 도반들을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토요일 낮에 두 강의, 일요일에 아침 기도를 같이 하고 11시 뒤셀도르프 수행법회에 참석 후 오후에 뒤셀도르프 불교대학과 합반하여 두 강의를 더 듣는 프로그램입니다.
끝없는 길 위에서의 수행- 아일랜드 허윤진 님
유튜브를 통해 정토회와 법륜스님을 알게 된 후 2013년 깨달음의장에 다녀왔습니다. 그 후 현지인 남편과 천일결사에 입재하여 둘이서만 수행을 해오던 중 불교대학 특별반이 개설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등록하였습니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교통비와 수업 스케줄 때문에 망설이기도 했지만, 부처님의 가르침을 도반들과 함께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열망이 더 컸기에 큰 고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아일랜드에서 독일까지 11시간쯤 걸리는 여정이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토요일 새벽 1시 기상, 자가용과 버스로 공항 가서 비행기 타고 독일 브루셀에 내려다시 아헨까지 기차를 3번 갈아타고 15분 정도 걸어 목적지 도착, 그리고 다시 반대 여정으로 아일랜드로 와서 공항에 마중 나온 남편 차를 타고 집에 도착하면 월요일 새벽 1시쯤 되었습니다. 휴~!



  한번은 늦잠으로 비행기 출발 1시간 전에 기상한 탓에 이미 예매해 놓은 버스표, 기차표까지 모두 날리고 넋이 빠져 있었습니다. 남편이 재빨리 아헨에 근접한 모든 공항을 검색해서 겨우 찾은 마지막 한 장의 티켓은 공항 발권만 된다고 하여 풀 엑셀러레이터로 달려서 비행기를 타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낯선 곳인데다가 독일어를 못 알아들어 기차를 잘못 타는 바람에 다른 도시에서 헤매다 밤 8시가 다 돼서야 도착하기도 했습니다. 끝 무렵 20분의 수업을 듣고 나니‘이게 뭐하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고 허무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허무감은 불교대학 초반에 길에다 에너지를 다 쓰고 수업 내내 졸다가 집으로 돌아갈 때 제일 심했고 불교대학도 별거 없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지만, 곧‘불교 공부와 수행에 장소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고쳐 생각했습니다. 한국 도반들이 그리웠고 정토회 활동에 대해 동경이 있었기에 중요한 것은 장소도, 도반도, 스님의 말씀도 아니라 바로 내가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 이보다 더 먼 곳에 홀로 있어도 수행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 경전반까지 모두 마치면 다시 남편과 둘이서만 수행하게 되더라도 더 바라는 마음이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1년간은 항상 불교대학 스케줄이 최우선이 되어 매달 참석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매번 올 때마다 다시는 들을 수 없는 수업에 참석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하니 크게 마음 내지 않아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처음엔 불교 공부의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졸업까지 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번 졸업식과 수계식은 저에게는 특별한 선물과도 같습니다.

  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먼저 지지와 도움을 아낌없이 베풀어준 남편에게 든든한 신뢰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담당자인 김선희 님의 정성과 노고,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와주신 도반들께도 이 글을 빌려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 생각'을 내려놓은 후 편안해진 나- 독일 김성주 님
독일 뒤셀도르프법당에 다니는 아내를 통해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가 하는 수행이 과연 무엇인지, 아내는 왜 수행을 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에 불교대학에 다녀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직장생활 등으로 시간 내기 어려울 것 같아 고민만 하던 차에  특별반 소식을 듣게 되었고, 꼭 저를 위해 만들어진 반 같아 주저 없이 등록하였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을 마치고
(맨 뒷줄 왼쪽부터 차례로 김성주∙허윤진∙나정숙 님, 둘째 줄 맨 왼쪽이 선희령 님, 첫째 줄 맨 오른쪽이 김선희 님)

  특별반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화목한 가족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유럽지구장인 김선희 님 자택에서 운영되다 보니 도반들의 정성이 느껴지는 공양, 저녁 식사 후의 편안한 담소가 심리적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일은‘수행 맛보기’수련 중 나누기에서 스스럼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다른 도반들의 용기였습니다. 저는 제 안의 것이 세상에서 가장 큰 비밀인 것만 같아 이야기를 꺼내어 놓는 것에 상당한 두려움을 안고 있었는데, 도반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다 보니 어느새 큰 위로가 되고 감동적이기까지 했습니다. 나아가 제 이야기를 꼭꼭 숨기며 끙끙 앓기보다는 하나씩 풀어내야겠다는 다짐 또한 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더디지만 그래도 조금씩 변하는 지금 제 모습이 좋고, 불교대학에서 배운 것들을 일상생활에 적용해가며 생활하다보니 스트레스가 예전보다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불교대학, 지금은 경전반 특별반에 갈 때마다 감동하는 것은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이 저 멀리 프랑스, 아일랜드에서 매번 비행기와 기차를 타고 출석한다는 점입니다. 저역시 2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가기에 얼마나 수고스러운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 같이 어렵게 모여 공부하는 이 시간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지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순간이 참 행복합니다.

  불교대학을 다니기 전에는 언제나 옳고 그름이 분명하게 나누어져 있었고, 그런 제 생각을 한치의 의심조차 없는 사실이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이런 생각들은 그저 내 ‘한 생각’에 지나지 않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여기, 이 마음에 깨어 있으라는 말씀이 참으로 크게 와 닿았습니다. 돌이켜보니 같이 공부하는 도반들, 그리고 언제나 저를 지지해주는 아내가 있어 졸업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내와 사소한 것으로 부딪치던 일들이 점차 줄어 들고, 저 스스로에게도 조금은 관대해지게 된 소중한 시간! 수계를 받고 나니 더는 아내만의 정토회가 아니라 저도 함께하는 정토회의 수행자가 되어 기쁩니다. 지금 다니고 있는 경전반 역시 졸업해 수행자로서 부끄럽지 않은 좋은 남편, 곧 태어날 아이의 든든한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불교대학에 이어 경전반 특별반을 함께 공부하는 네 분 도반들

  프랑스 선희령 님은 아직 어린 자녀가 있지만 어렵게 시간을 내어 매번 왕복 12시간여의 긴 여정에 올랐고, 독일 나정숙 님은 바쁜 일정을 쪼개다 보면 다니기 싫을 때도 있었지만 멀리서 오는 도반들을 생각하며 가까운 곳에서 불교대학을 수강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지를 되새기며 마음을 다잡고 완주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분들의 수행담은 지면 관계상 싣지 못했습니다.

  네 분은 현재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식으로 경전반 특별반을 수강 중입니다. 해외에 살다 보니 국내와는 다른 어려움이 수행의 과제가 되곤 하는데, 앞으로도 잘 이겨내 다른 도반들에게도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7년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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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행복한 수행자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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