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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토불교대학 경전반 특별 프로그램- 죽림정사 사찰순례 소감문

겨우 소 궁둥이만 보셨죠?

▲불교대학 졸업식장에서 글쓴이 

고혜자 부산 해운대법당 가을경전반

  지난 10월 18일 새벽, 졸린 눈을 비비며 도반들과 버스를 타고 전라도 장수의 죽림정사로 사찰순례를 다녀왔다. 마침 법륜스님의 스승이신 불심 도문 스님의 스승, 용성 진종 조사가 깨달음(오도)을 얻으신 지 131주기가 되는 날이라고 한다. 용성 진종 조사가 어떤 분인지 배경지식도 없이 오직 우리의 스승 법륜스님을 만날 생각에 들뜬 마음으로 죽림정사로 향했다. 버스 기사님의 빠르고 안전한 운행 덕분에 다른 법당 도반보다 일찍 도착해 사찰 바로 옆, 물빛공원에서 갓 물들기 시작한 예쁜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죽림정사는 용성 진종 조사의 생가터에 지어진 사찰이어서 그런지 여느 사찰과는 달리 산속이 아닌 마을에 인접해 있었다.

  죽림정사 경내에는 대웅전, 교육관, 용성 진종 조사의 생가, 전시관 등이 있었는데, 우리는 행사 시작 전에 사찰의 여기저기를 다니며 구경하고 교육관 안으로 들어갔다. 엄숙한 가운데 유수 스님의 진행으로 오도찬탄대재와 다례재가 시작되었다. 역대 전등 조사를 부르며 차 공양을 올리는 다례재 의식은 감동을 주었다.

▲  용성조사 오도일 기념법문

  용성 진종 조사의 오도 131주년을 기리는 기념 법회는 삼귀의, 반야심경, 국민의례와 애국가 제창 순으로 진행되었는데, 학교를 졸업한 이후 불러본 적 없는 국민의례와 애국가는 생소해서 ‘이건 뭐지?’하고 잠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기념 법회에서 법륜스님께서 용성 진종 조사의 업적과 가치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제야 왜 애국가와 국민의례를 했는지, 용성 진종 조사는 어떤 분인지 알게 되었다. 불교 경전을 한글로 만들어 불교의 지성화∙생활화∙대중화에 힘썼고, 3∙1 독립운동가 33인 중 불교계를 대표한 분이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정토회의 뿌리가 어디서 왔으며, 법륜스님이 왜 즉문즉설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려 하시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현재 경전반 수업에서는 금강경의 무상(상을 짓지 않는다) 부분에 대해서 배우고 있는데, 일반인에게 어려울 수 있는 경전을 법륜스님은 일상에서 깨우쳤던 경험을 예로 들어가며 이야기하시니 재미있고 이해가 쉽다. 그리고 스님이 사회문제, 특히 통일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이유를 이곳 죽림정사에 와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스승의 뜻을 받들어 불교의 지성화∙생활화∙대중화를 몸소 실천하시는 법륜스님을 스승으로 모시고 공부할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하다.

  기념 법회가 끝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즉문즉설 시간이 돌아왔다. 역시 경전반 학생인지라 개인적인 고민뿐만 아니라 공부하며 들었던 의문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다른 사람의 질문을 통해 내 문제가 가볍게 느껴지면서 홀가분해졌다.


죽림정사에서 단체사진

  도반들과 경내 곳곳에서 소풍 온 듯 가을 햇살 아래 맛보는 점심은 꿀맛이었다. 점심시간 후 법사님의 안내에 따라 교육관과 대웅전, 용성 조사의 생가 터 등 죽림정사 경내를 돌며 알기 쉽고 감동적인 설명을 들었다. 용성 진종 조사의 일대기를 벽화를 통해 보고 나니 더욱더 용성 스님에 대해 감사와 존경의 마음이 들었다.

 대웅전 벽에는 한 소년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소를 겨우 붙잡은 뒤, 그 소를 조금씩 길들이다가 마침내 소의 등에 올라타서 자유롭게 떠나는 모습을 표현한 벽화가 있었다. 소는 우리의 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안내하는 법사님께서“여러분은 겨우 소의 궁둥이만 보셨죠?”하는 말씀에 다들 폭소가 터졌다. 나는 소 궁둥이가 보였다 안 보였다가 하는 수준인데 말이다. 벽화에서 소가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마치 내가 일으킨 생각에 사로잡혀 끄달리는 모습 같았다.

나는 현재 불교대학 입학 후 꾸준히 수행 정진을 하고 있다. 정토회 오기 전에 아이를 키우면서 내면에 불안이 많다는 것을 알고 육아 서적을 읽고 부모교육도 받았지만, 지식만 쌓일 뿐 일상생활에서의 내 모습과 괴리가 커서 더욱 괴로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알게 되면서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여 수행을 시작했다. 법문만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적용해 보고 매일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묘수법사님의 안내로 벽화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경전반 학생들

마음이라는 건 참 신기하다. 그렇게 괴롭히던 불안과 걱정이 없어졌으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면 더 깊숙이 빠져 허우적거리게 되고, 가만히 바라보면 일어났다가 서서히 사라진다.

마음을 바라보는 걸 놓쳐 원래 습관대로 불안해하고 화낼 때도 있지만, 참회하고 다시 시작한다. 아직은 법사님 말씀대로 소의 궁둥이도 보였다가 안 보였다 하는 수준이지만 마음의 작용에 대해 조금 알기 시작했다.

‘저 벽화 속의 소 등에 올라탄 소년처럼 감정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나도 주인 된 마음으로 괴로움 없이 자유롭게 살아보자고 다짐한다. 둘러보니 벽화의 마지막 그림에는 덩그러니 동그란 원이 그려져 있는데 그 둥그런 원은 마음을 들여다보고 할 것도 없는 해탈의 경지를 의미한다고 한다.


▲ 죽림정사에서 해운대법당 도반과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가 글쓴이) 

법륜스님이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 부싯돌이 부딪쳐 불꽃이 일어나, 솜에 불이 옮겨 붙은 걸 알아차리고 불을 끄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부싯돌이 부딪치는 찰나에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하셨다. 그 경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할까? 부처님도 출가 뒤 해탈하기까지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는데 그 경지까지 갈 수 있을지 자신은 없지만 이 길이 맞기에 꾸준히 가 보려고 한다.

마지막 벽화에 덩그러니 그려진 원을 마음에 새기며 사찰순례를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7년 1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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