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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불대 졸업생 소감문]

내눈에 달라붙어있던 껍데기
그 모순을 떼어버리다


이지인 대전법당 2014 가을불대 졸업생

결혼이라는 무덤 속으로
2014년 2월, 셋째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하던 날부터 괴로움의 나날이 시작되었다. 찰떡같이 달라붙는 둘째와 찐득이처럼 떨어지지 않는 첫째. 배고프다, 기저귀 젖었다, 잠온다, 끊임없이 울어재끼는 셋째. 이 모두와 상관없이 퇴근 후에는 소파에 앉아 핸드폰만 보고 있는 남편.

온갖 회의감이 올라왔다. 그때 내 마음을 지배하는 목소리는“왜 나 혼자만 이래야 하나. 왜 나만”이었다. 사실 나는 독신주의자로 결혼은 인생의 무덤이며 고통의 시작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임신을 덜컥하게 되어 그 결혼의 무덤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가게 되었다.

부부싸움의 끝장판
내가 결혼을 고통의 끝장판으로 생각하게 된 계기는 부부싸움이 끊이지 않던 나의 부모님때문이었다. 아빠는 폭언과 폭력을 썼기 때문에 항상 내 마음은 불안했다. 아빠한테 맞았던 기억도 많다. 아빠는 고작 다섯 여섯 살이었던 언니와 나를 엎드려뻗쳐 시키고 야구방망이로 때렸다. 항상 방구석에 세워져있던 야구방망이.

식사 시간은 아빠의 비난, 욕설, 고함, 위협의 4종 세트가 버무려지는 시간이었고, 아빠의 의처증으로 인한 불화도 많았다. 그러다 엄마가 하던 사업이 실패했고, 아빠는 엄마를 행동으로 죽이지는 않았지만 나머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짓밟았다. 나는 매일매일이 외롭고 두려웠고, 엄마 아빠의 싸움이 극에 달할 때마다 미칠 것 같아서 식칼을 가져와 내 배를 찌르고 싶었다.

불교대학과 수행맛보기
결혼 후 심리 상담과 미술치료도 해보았지만 현실에서 두 분을 마주하면 미움과 화가 절정에 달하면서 온갖 악다구니를 퍼부어댔다. 그러던 중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고 처음으로 부모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고, 셋째를 낳고 온갖 회의가 들 무렵 가을 불교대 홍보물을 보고 무작정 접수를 했다. 

불대 수업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머리로는‘아하아하’했지만 실제로 부모님을 만나면 또 욱욱하고 올라왔다. 그러던 중 수행맛보기를 통해 부모님에 대한 참회 기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절하면서 무릎과 허벅지가 후덜덜 거렸지만‘우리 부모님은 그래도 나를 포기하지 않으셨구나. 본인들의 심리적 고통 속에서도 나를 끝까지 책임지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펑펑 울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처음에 부모님께 참회하던 마음이 기도 중반에 달하자 다시 원망으로 바뀌었다. 화, 분노, 원망, 미움의 감정이 며칠 지속되었고, 여전히 첫째 아이에게 격렬하게 화내고 짜증내는 내 모습을 보면서 참 좌절스러웠다. 그래도 꾸역꾸역 기도하며 그냥 불대에 오면 그래 그렇지 고개 끄덕이고, 현실에 가면 또 화와 짜증이 폭발하여 그런 나를 자책하는 일상을 반복적으로 살았다.

깨달음, 깨달음의장
그러던 중 우여곡절 끝에 깨달음의장에 가게되었다. 미칠 것 같았던 하루 이틀이 지나고 셋째 날이 되었을 때, 엄마를 생각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다. 머리로만 하던 참회가 아니라 마음 저 깊은 곳에서 그냥 저절로 우러나온 참회. 그날 내 눈에 달라붙어 있던 껍데기들이 보였다.

엄마는 그냥 그런 존재인데, 당신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형성된 것인데, 나는 왜 엄마는 그렇게 생겼냐고 비난했었다. 사과 보고 너는 왜 사과냐고, 너는 왜 사과로 생겨먹었냐고 원망했던 꼴이었다.

인생의 전환점
지금은 깨장 다녀온지 18일이 지나서 내 업식이 올라올 때 다시 넘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전처럼 내 자신을 힐난하며 몰아붙이지는 않는다. 넘어진 내가 우울할 때도 있지만 다시 일어선다.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현재를 살기위해 노력한다.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되어준 스님의 즉문즉설,2014년의 가을불교대학, 깨달음의장. 내가 그토록 원하던 자유와 평화가 이곳에 있었다.
정토회와 법륜스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5년 9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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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법을 전하는 정토행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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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댓글 1개
  •  다보화 2016/01/20 13:16
    사과한데 왜 사과냐고 화를 냈다는 부분에 공감이 갔습니다. 소중한 나누기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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