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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미진 백일출가 20기, 정토수련원 살림팀

오늘 시집을 선물 받았다. 시인 피천득이 사랑한 시들을 모은 책이다. 미소 짓는다. 가슴이 설렌다. 선물해준 이의 순수한 마음이 느껴진다. 문득 문경에서 지나온 일 년이 스쳐지난다. 나에게 백일출가는 시이고, 하얀색 시집이고, 생각만으로 행복해지는 선물이다.

일 년 전 여름, 깨달음의 장을 마치고서 혼자서 동네를 걸었다. 사람으로부터 도망가 있던 내가, 한 발자국도 집 밖으로 나가기를 꺼려했던 내가, 모자를 벗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몇 달 후, 문경을 다시 찾아 백일출가에 참가했다. 백일출가를 마친 후 나는 아빠의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걷고 있었다. 대화가 없고 아버지와 벽을 쌓고 지내던 나는, 아버지를 온전히 사랑하는 딸이 되었다.

백일출가이후, 이곳 문경에서 더 지내 보기로 하였다.“ 문경에 살면서 변한게 뭐예요?” 가끔 받는 질문, 내가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내가 얻은 것? 글쎄, 한보따리 선물을 어떻게 다 풀어낼 수있을까. 아버지에게 러브레터를 쓰는 딸이 된 것, 마음에 구멍 난 듯 허전했던 내가 오늘 그대로를 감사하며 많이 넉넉해진 것, 그리고 웃음이 많아진 것! 하지만 늘 이렇게 맑은 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쑥불쑥 올라오는 내 오래된 습관들은 다시 나를 우울했던 예전으로 돌려놓기도 한다.

낯선 사람, 낯선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이 되니 긴장도 풀리고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내 모습들 역시도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났다. 내가 싫어했던 그리고 숨기고 싶었던 그 모습, 무기력함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완벽을 위해 나를 미친 듯이 몰아붙이다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놓아버린 나는 다시 말하고있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어요. 아무도 마주치고 싶지 않아요.”그 순간 만은 문경은 선물이 아니라, 원망이고 속박이다. 모든 것을 나로부터 밀쳐내고만 싶었다. 나는 또다시 외면하고 도망가고 있었다. 하지만 문경은 그런 나를 그대로 두지 않았다. 어딜 가나 사람들로 북적이는 이곳은 가만히 누워있을 수도, 앉아있기도 어려운 곳이었다. 잠을 잘 때에도 공동체 안에서 내가 숨을 수 있는 곳은 없다. 어디서도 함께여야 했다.

“혼자 가면 힘들어요. 같이 가면 괜찮아요. 같이 가면 할 수 있어요.”
힘들 때의 나에게 아무렇지 않게 말을 걸고, 웃어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말한다. ‘뭐가 어때?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 실수해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단다. 내가 나를 미워할 때, 나대신 나를 안아준 사람들……. 돌아보니, 일 년이란 시간을 내가 지나온게 아니다. 사람들이 내 발을 감싸 안고, 사람들이 내 몸을 받쳐 들고, 사람들이 내 눈이 되어주어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나는 그저 그 자리에 서서 그들로부터 도망가지 않은 것, 그것밖에 한 게 없다. 그 사이 내 몸과 마음은 홀로서기에 충분히 건강해지고 있었다.

흙탕물을 흔든다. 나란 흙탕물 속에 고요히 가라앉아 있던 온갖 찌꺼기들이 정신없이 일어난다. 하얀 눈 덮였던 서암 감나무가 다시 익어가는 지금, 여전히 나는 내 찌꺼기들을 만나고 있다. 힘들지만 기다려본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들꽃이어도 행복할 수 있음을 배우는 지금, 들꽃처럼 아름다운 사람들, 스승님과 도반들과 함께, 들꽃 핀 문경의 가을이 깊어간다. 힘들지만 함께인 덕분에 오늘도 천진난만하게 웃어본다. 대웅전에 올라, 오늘도 온 마음으로 기도드린다.
“부족한 저와 함께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글은 월간정토 2014년 11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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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댓글 2개
  •  행복불교 2015/01/03 17:14
    불교는 자기인생 주인공으로 사는것이지 신의 노예로 사는 종교가 아닙니다부처님 팔정도 수행 삼학수행 십바라밀수행 사무량심 사섭법 얼마나 좋은가부처님들 사는세상 보살님들 사는세상 행복하고 평화롭고 좋은세상 얼마나 좋은가모든 중생 구원하는 부처님 사랑과 자비 지혜 얼마나 좋은가 ??사부대중 불자님들도 위대한 부처님처럼 원력보살님처럼 가장 큰 공덕인 전도전법 중생구제을 잘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합장꾸벅--
  •  소원성취 2015/01/03 17:10
    술 담배 도박 커피 줄이거나 끊고 건강하게 행복하게 살자 술 담배 도박도 문제지만 커피도 중독성이 강하다 커피 끊기가 장난이 아니다 카페인도 문제지만 이빨 건강에 너무 안 좋다 요즘은 종교가 메시아 믿으라고 위장단체을 만들어 선교도 하고 여자로 미인계 선교도 하고 여자로 섹스선교까지 한단다 종교에 중독된 미친여자들이다 남자도 여자도 종교사기 조심하십시요 잘못하면 집안 개판됩니다 종교 중독된 맹신바보들이 너무 많다 정신차리기 바란다 불교도 정신차려야 한다 타종교인들이 불자들에게도 저런식으로 접근 한단다 불자인척 하면서 접근하거나 불교에 관심이 많다고 접근 한단다 그리고 불교에도 불교를 가장한 타종교중들이 있으니 정신차려야 합니다사부대중 불자님들도 위대한 부처님처럼 원력보살님처럼 가장 큰 공덕인 전도전법 중생구제을 잘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한다--합장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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