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취리히 정토법회가 생긴 지도 어느덧 3년이 지났습니다. 이번 가을에는 불교대학 2기도 시작되었습니다. 그중 오늘은 불교의 가르침을 배우고자 젖먹이를 데리고 공부를 시작한 주세영 님과 나이에 개의치 않고 다만 배움을 즐기고 싶다는 김응순 님의 인터뷰를 전해드립니다.

루체른 호수와 알프스 산 풍경
▲ 루체른 호수와 알프스 산 풍경

새롭게 시작된 취리히 불교대학에는 아주 재미있는 풍경을 엿볼 수 있습니다. 초롱초롱한 눈을 한 아기 도반이 엄마와 함께 법륜스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제 갓 10개월인 아기임에도 조용히 법문을 경청합니다. 엄마의 열정을 알아서일까요? 볼 때마다 참 신기한 광경입니다. 아기가 조금 집중(?)을 잃으면 함께 수업하는 김응순 님이 아기를 달래줍니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정겨운 도반의 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불교대학을 시작한 소감과 앞으로 이뤄나가고 싶은 것들이 있는지 들어 보았습니다.

아기와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 주세영 님(왼쪽), 김응순 님(오른쪽)
▲ 아기와 함께 수업을 듣고 있는 주세영 님(왼쪽), 김응순 님(오른쪽)

정토회는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주세영 님: 원래 지인을 통해 정토회는 알고 있었습니다. 취리히에서 있었던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통해 취리히 정토법회와 제대로 인연을 맺었습니다.

김응순 님: 제가 활동하고 있는 합창단을 통해 즉문즉설 소식을 듣고 처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워낙 불교와 명상에 관심이 많아서 정토회에 나간다고 하니 응원을 많이 해줬습니다. 정토회에 나오면서 제 모습이 밝아 보였는지 뭐 도와줄 거 없냐고 항상 물어봅니다.

정토회를 다니면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주세영 님: 무엇보다 언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아이를 데리고 함께 올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도반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반들의 조언과 공감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습니다. 꼭 고향에 온 것 같은 마음입니다. 법당에 오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부정적인 생각들이 많이 사라집니다.

김응순 님: 정토회를 통해서 알게 된 명상을 하면서 심리적으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습니다. 제가 원래 혈압이 있는데, 명상하면서 그 부분도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은것 같습니다. 물론 제 느낌일 수 있겠지만요. (웃음) 그리고 건강 지식에 해박한 주위 도반들로부터 배우는 것들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2019년 취리히 불교대학 2기 입학식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주세영 님과 김응순 님(왼쪽)
▲ 2019년 취리히 불교대학 2기 입학식에서 아기를 안고 있는 주세영 님과 김응순 님(왼쪽)

불교대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주세영 님: 예전 유튜브에서 우연히 불교대학에 다니는 분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기를 키우는 엄마였는데, 아이들과 남편이 불교대학에 다니기를 정말 잘했다며 응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매일 듣고 혼자서 깨우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매일매일 짜증 내는 나를 쉽게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혼자 하는 수행이 아닌, 관계 맺음 속에서 수행을 하면 훨씬 도움이 될 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때 취리히에는 불교대학 과정이 없어서 이제나 저네나 하면서 기다리던 중이었습니다. 오죽하면 불교대학 입학을 위해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에 가려고 마음먹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셋째 아이를 임신하고 때마침 불교대학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무조건 입학하리라 결정을 내렸습니다.

김응순 님: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담 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곳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고 뭔가 쉽게 시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 제게 불교대학은 부담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가볍게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일어나기 싫은 맘이 굴뚝같은데 어린 아기를 데리고 오는 세영 님을 떠올리면 그 마음이 싹 달아납니다. (웃음)

취리히 정토법회 마스코트 은옹양(주세영 님 아가)
▲ 취리히 정토법회 마스코트 은옹양(주세영 님 아가)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주세영 님: 아이들을 키우면서 불안한 마음이 올라오기 일쑤여서 늘 이것을 다스리고 싶은 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아이들을 잘 키우려고 시작한 공부였는데, 어느새 내가 바뀌니 내 인생이 바뀌고 아이들의 인생도 덩달아 바뀌어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꼬라지'를 조금씩 알게 되어 다행입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김응순 님: 시작하면서 바라는 것이 크게 없었습니다. 단지 국민학교를 다녔던 제 어릴적 경험처럼 그냥 다니는 겁니다. 배움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그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편안하고 걸림이 없는 마음입니다.

두 분에게 정토회는 어떤 의미입니까?

주세영 님: 정토회를 만나서 고맙고 다행이라고 항상 되뇌입니다. 긍정적인 마음이 많아져서 행복도도 높아졌습니다. 최근에는 육아에 시달려서인지 짜증을 내는 것이 많았었는데 불교대학을 졸업할 때쯤 "엄마 요즘은 짜증 안내?"라고 말하는 딸아이의 모습을 상상해봅니다. 화내고 짜증 내는 원인을 밖에서 찾지 말고 내 안을 살피라는 말을 늘 되새깁니다.

김응순 님: 수업에 빠지지 않고 꾸준하게 나와서 법륜스님의 법문을 듣는 것이 행복입니다. 소소한 행복을 알아차리는 지금에 감사합니다.

불교대학 수업을 마치고 취리히 시내에서 왼쪽부터 김응순 님, 주세영 님
▲ 불교대학 수업을 마치고 취리히 시내에서 왼쪽부터 김응순 님, 주세영 님


두 분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옆방에서는 아기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인터뷰를 도와주기 위해 다른 도반들이 돌보미를 자처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불법을 만나고, 그 길에서 함께 가는 도반들을 만나 이 길이 더욱 소중해짐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도반이 수행의 전부라 하신 부처님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취리히법회 2기 불교대학 도반들을 응원합니다.

글_권버미 희망리포터(취리히법회)
편집_박승희 (해외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