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일상에서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함께 행복해 지는 길을 실천하는 분이 있습니다. 낮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밤에는 의창법당 저녁반 불교대학 담당자인 정주희 님인데요, 학생들과 함께 수행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의창법당 긍정의 아이콘 정주희 님의 이야기 입니다.

9-9차 입재식 화요모둠(뒷줄 오른쪽 두 번째 정주희 님)
▲ 9-9차 입재식 화요모둠(뒷줄 오른쪽 두 번째 정주희 님)

서둘러 배워둬야겠다

오랜 기간 근무했던 지역에서 떠나와 낯선 지역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직장도 낯설고 사람도 낯선 곳에서의 생활은 편하지 않았고, 착한 사람 좋은 사람이 되고자 애를 썼던 저는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또 가정에서는 남들의 시선을 많이 의식하는 저의 업식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따뜻한 엄마가 되지 못했고, 남편은 이런 저를 보며 불평불만을 하기도 했습니다. 저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남편에게나 아이들에게 편안한 안식처가 되어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저를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들어 괴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해 교장 선생님이 교육과정 설명회에서 부모교육에 도움 되는 몇 가지 사이트를 알려주셨는데, 거기서 스님의 즉문즉설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동료 교사 중에 <깨달음의 장>을 다녀온 분이 적극적으로 권유해서 <깨달음의 장>을 알아보다가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선생님은 <깨달음의 장>만 다녀오고 정토회는 잘 모르는 분이었지만, 자신의 삶을 멋지게 사는 분이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즉문즉설을 들으면서 마음도 편안해지고 참 좋았습니다. 큰스님들은 다 연세가 많은 줄 알았던 저는 '스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서둘러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불교대학에 입학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의 반대에 부딪혀서 바로 입학을 못 하고, 2년을 기다린 끝에 2016년 불교대학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토회를 아는 주변 분이 없어 혼자서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창원법당에 불교대학 오리엔테이션을 갔습니다. 거기서 도계동에도 법당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의창법당에 입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해 여름 <깨달음의 장>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경험하고,‘네 하고 합니다’는 명심문에 따라 집전 소임을 맡으면서 법당 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2019년 봄 불교대학 입학식(앞줄 오른쪽 두 번째 정주희 님)
▲ 2019년 봄 불교대학 입학식(앞줄 오른쪽 두 번째 정주희 님)

큰 법당이 아닌 작은 법당에 입학한 것이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큰 복이었습니다. 큰 법당에서는 제게 올 소임들이 아니었을 텐데, 개원한 법당에서 여러 소임을 하면서 불법 인연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소임은 정말 복이었습니다.

부처님 뒤 따르는 불교대학 담당 전법

경전반 학생으로서 담당을 겸임하다 졸업 후, 불교대학 담당 2년 차에 불교대학 팀장 등 여러 소임을 함께 맡게 되었습니다. 도반들의 홍보 덕분에 북면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지원하여 입학생 20명이 되었습니다. 한 모둠만으로 운영이 되었던 법당이 세 모둠 운영으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교육과정에 모둠장까지 긴장되는 몇 주간이었지만, 불교대학 졸업 동기가 주축이 되어 꾸려진 봉사자들 덕에 큰 고비는 잘 넘겼습니다.
 
불교대학을 입학했다고 해서 불법에 대한 인연이 끈끈하게 연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직장 일로, 건강 악화로,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다는 등 다양한 이유로 포기하는 도반들이 생길 때는 아주 안타까웠습니다. 저의 역할은 부처님이 깨달으신 불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격려하며 함께 나아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스승님의 가르침과 도반들의 도움으로 부처님이 가신 길을 조금이나마 따라갈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2019년 봄불교대학 중간갈무리(맨 오른쪽 정주희 님)
▲ 2019년 봄불교대학 중간갈무리(맨 오른쪽 정주희 님)

인도에서의 보약

제30차 인도성지순례 여행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일 중에 특히 몇 가지를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습니다. 달밤에 인도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바라보며 이어폰을 통해 귓가에 들리는 스님의 법문 소리로 차분해졌던 제 마음, 자리가 앞쪽이어서 스님과 마주 보며 도시락을 먹었는데 꼭 겸상하는 듯해서 느낀 영광스러움, 기원정사에서 부처님과 그 제자가 지냈던 것처럼 법문 들으며 꼬박 하루를 지내며 느낀 여유로움, 공항에서의 노숙과 씻을 시간도 부족했던 빡빡한 일정들 속에서 저에게 일어났던 알아차림, 자기 몸 건사하기도 힘든데 몸이 불편하고 힘들어하는 도반을 챙겨주는 도반들의 마음, 성지순례 가이드 활동으로 인도 아이들을 돕고자 하는 스승님과 스텝들의 무외보시(無畏布施)의 모습 등은 제 인생에 있어 보약과도 같은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인도성지순례(맨 뒤에서 두 번째 정주희 님)
▲ 인도성지순례(맨 뒤에서 두 번째 정주희 님)

꼬마 부처님들이 달라졌어요.

저를 알아가고 이해하며 용서하고 사랑하니 아이들을 이해하는 깊이가 달라졌습니다. 말랑말랑하고 꾸밈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좀 더 깊게 느낄 수 있었으며,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마음 또한 이해할 수 있는 힘이 세졌습니다.
 
불교대학 학생들도 힘들어하는 마음 나누기를 저는 초등 고학년 음악 수업 마지막에 적용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어색해하고 조용히 시키기에도 힘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오늘은 마음 나누기 안 해요” 하며 기다리는 아이들도 생겨나고, 조용히 귀 기울여 남의 말을 잘 들으며, 서로 다른 모습을 확인하고 이해하는 시간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담당하고 있는 합창단은 3개 학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전에는 공연과 대회 준비를 위한 노래 연습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법당에서 배운 행복한 회의 방법을 아이들에게 적용해 보니, 제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아이들 사이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회의를 통해 내 마음을 얘기해서 속이 시원하다’ 는 4학년 학생의 마음 나누기를 보면 행복한 회의 방법이 참 효과적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착한 사람들이 지구를 지켜요」라는 곡을 연습하는데, 반복된 연습에 아이들의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환경학교 수업 중에서 얻은 팁을 아이들에게 적용하니, 5학년 학생들은 나누기 시간에 “인간이 지구를 망치고 동물들의 권리를 빼앗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스티커를 떼어 분리한 뒤 버리고 재활용을 잘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않겠습니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고, 그 나누기를 듣고 저는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단원 모두 노랫말에 나오는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오 형제처럼 동물들의 친구가 되어, 온 마음을 담아 열심히 연습하고 있답니다.
 

합창단지휘자 정주희 님
▲ 합창단지휘자 정주희 님

지혜롭고 가볍게

남을 도울 기회를 많이 가지지 못했던 지난날, 저의 불교대학 입학했을 때 목표는 수업할 때 만원을 보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씨앗이 자라 잎을 피우듯, 지금은 재보시뿐만 아니라 무외보시를 통해 보시하는 삶이 얼마나 가치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직장에서의 스트레스, 편안한 엄마가 되지 못했던 이유, 남편의 눈치를 보고 불평을 한 모습들이 모두 저에게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온다는 수행문을 깊이 새기며 오늘도 지혜롭게 가볍게 수행자로 살아가고자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인도 성지순례에서
▲ 인도 성지순례에서


소임은 복이다. 주어지는 소임을 선물같이 받아주는 의창법당의 행복 바이러스! 의창법당에는 정주희 님이 있어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겸손과 열정으로 저녁반 불교대학 학생들뿐만 아니라 직장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에게도 편안해지는 마음을 전파하는 정주희 님. 오늘도 법당에서 도반들과 함께 어우러져 단풍처럼 잘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글_구자흥 희망리포터(창원정토회 의창법당)
편집_조미경(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