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법당에는 자랑하고 싶은 도반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그 중, 집에서 크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일들이 법당에 와서 도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별일 아닌 게 되어버린다는 유효숙 님의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어려운 시간을 버텨내기 위해

결혼 후 남편이 운영하던 자동차부품회사가 100억대의 부도가 나면서 5채의 집과 2~3개의 두부공장도 넘어가고 힘든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매일 슬픔에 잠겨 눈물과 술로 시간을 보내다보니 대인기피증에 대인공포증까지 생겼습니다.

낮에는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키고 밤에만 잠깐 외출을 하며 아이들도 방치한 채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남편 때문에 내가 이렇게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생각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집에 있으면 산에 가고, 집에 있다가도 남편이 들어올 시간이 되면 외출을 했습니다.

부처님 오신 날 마야부인 욕불의식하고 있는 유효숙 님
▲ 부처님 오신 날 마야부인 욕불의식하고 있는 유효숙 님

오랜 시간동안 불안과 고통이 반복되고 있던 중 여동생이 사경(불교 경전의 내용을 필사하는 일)을 해보라며 법화경 책을 건네었습니다. 처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책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괴로운 나날을 보내면서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울면서도 술을 먹으면서도 사경을 하였습니다.

어느 날은, 딸 걱정에 자주 집에 오시던 엄마의 모습과 나의 아픔만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보지 않고 있는 어리석은 내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즈음 ‘불교 공부를 한번 해 볼까?’ 하는 마음이 들어 동생이 준 법화경을 가지고 보문사를 방문했습니다. 날마다 보문사에 가서 법화경을 쓰고 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남편을 미워하는 마음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탓하는 마음은 약간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9-7차 천일결사 입재식 때 장충체육관 도서봉사(왼쪽 세 번째 유효숙 님)
▲ 9-7차 천일결사 입재식 때 장충체육관 도서봉사(왼쪽 세 번째 유효숙 님)

마음 내어 놓기

2015년 여름, 보문사에서 집에 오는 길에 버스정류장에 붙어 있는 정토불교대학 홍보전단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우울증이 완치되지도 않았고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용기를 내어 그 길로 가을학기 정토불교대학에 등록을 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 후 바로 경전반도 등록하여 공부하였습니다.

불교대학 공부를 하면서도 내 마음을 내어 놓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경전반 공부를 하면서 도반들과도 편안해지고 초조한 마음이 없어졌습니다. 정토회에서 법륜스님 법문을 들으며 보문사에도 틈틈이 다녔습니다.

새벽 일찍 절에 가서 3000배를 하게 되었는데, ‘돈을 많이 벌던 남편이 회사를 정리하고 두부공장을 하며 하루에 1500원짜리 두부를 팔면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을 챙겨주지 못한 미안함에 집에 올 때까지 한없이 눈물이 흘렀습니다. 남편에게 펑펑 눈물을 쏟으며 진심을 담아 미안한 마음으로 사과를 하자 오히려 남편이 더 미안해했습니다. 아이들한테도 “엄마가 너무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고나니 마음이 후련해졌습니다.

성도재일 기념 법회(뒷줄 왼쪽 세 번째 유효숙 님)
▲ 성도재일 기념 법회(뒷줄 왼쪽 세 번째 유효숙 님)

가볍게 내려 놓기

집에서 크게 고민하고 걱정했던 일들이 법당에 와서 도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별일 아닌 게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법당에 왔다가 집으로 향할 때면 마음도 편안하고 발걸음도 가벼워집니다. 나밖에 모르던 내가 주위 사람의 마음도 헤아려주고 살필 수 있는 사람이 된 것입니다. 정토회에서 공부하고 법문을 들으며 <깨달음의 장>도 다녀오고 천일결사에 입재를 하여 수행을 하다 보니 내려놓는 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수행법회 담당을 하면서 멀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사회자 교육도 받고 영상과 집전교육을 받았습니다. 잘하려고 애쓰지 않고 나에게 주어지는 일들을 묵묵히 하고 있습니다. 매월 첫째 주 토요일은 도반들과 천배정진을 하며 함께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힘들 일들이 도반들과 함께 하면서 힘들지 않습니다.

2018년 여름, 친정엄마(오른쪽)와 함께 불교대학 홍보 중인 주인공(왼쪽)
▲ 2018년 여름, 친정엄마(오른쪽)와 함께 불교대학 홍보 중인 주인공(왼쪽)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합니다.

남편은 변한 것이 없는데 내가 달라지니 오히려 남편이 많이 변했습니다.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도 하고 하트도 날려주니 무뚝뚝한 남편이 “수고했어!”하며 어깨도 토닥토닥해주고 애정표현도 잘 합니다. 요즘은 남편과 연애할 때의 감정이 되살아난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아쉬운 마음이 많았는데, 아이들에게 아빠가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 여동생과 둘이 지냈는데, 통화가 되지 않은 날 남편이 담을 넘어서 집에 들어온 적이 있었습니다. 가끔 남편은 “내가 담 넘기를 잘했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합니다. 마음수행을 하면서 남편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내가 남편에게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려놓으면 맞추고 안 맞추고 할 게 없다’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정토회 오기 전 먼저 접한 불교로 아상이 강해졌는지, 정토회에서 전해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데에 시간이 오래 걸린 것 같습니다. 불교TV에 나오는 스님들의 법문에 유난히 마음이 이끌리며 불교의 매력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법륜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예전에 듣던 법문은 이러이러 했는데, 법륜스님은 이렇게 법문을 하시는구나!’하는 분별심이 생겼습니다. 또 보문사에서 하던 절 수행과 정토회의 프로그램이 다르다보니 분별하느라 빨리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제는 정토회의 프로그램대로 수행, 보시, 봉사하며 주변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글_안순애 희망리포터(인천정토회 부평법당)
편집_고영훈(인천경기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