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법당에서 만난 유난히 맑은 피부와 환한 미소 돋보이는 정미주 님.
불교 공부를 만나기 전까지 힘든 일도 많았지만 오히려 그런 시련과 장애 속에서 더욱 단단하게 주인된 삶을 살아가게 된 정미주 님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백일 기도 입재식날. 환한 미소의 정미주님.
▲ 백일 기도 입재식날. 환한 미소의 정미주님.

Q. 불교대학 입학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이북 분이신데 북에 두고 온 가족 생각 하시면서 술을 자주 드셔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거의 매일 엄마와 싸웠습니다. 가끔씩 엄마를 때리기도 했는데 맞은 엄마는 며칠씩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갔다 들어오시곤 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한동안 잠잠하다 또 반복되고... 그래서 나는 엄마처럼 그렇게는 살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며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키 크고 인물 좋고 이름 있는 건설회사에 다니는 남편이 엄마 마음에 들어, 선보는 자리에서 약혼 날짜를 잡았습니다. 13일 후에 약혼을 하고 7개월 만에 결혼했습니다.

시집오니 남편은 화투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거기다 의처증까지 있어 정말 힘들었습니다. 엄마처럼 안 살려고 참고 또 참았습니다. 가지 말라 하면 안가고, 하지 말라 하면 안하고. 그렇게 남편에게 복종하며 살아도, 남편은 화투 치느라 집에는 잠깐 들러 잠만 자고, 본인이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나는 꼼짝도 못 하게 했습니다. 자식 두고 이혼은 생각도 못 하고 죽을 생각만 했습니다. 그래서 자살을 세 번이나 시도했습니다. 위세척을 하도 해서 위가 고장 나고 아파 밥도 제대로 못 먹고 40대 초반까지 그렇게 살았습니다.

큰아들 군대 가고, 작은아들은 대학에 진학하여 집에서 같이 살지 않을 때, 남편은 사업한다면서 바람까지 피워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용기 내어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이혼 수속까지 다 밟았는데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다짐하여, 어리석게도 그 말을 믿고 또 속아 그렇게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니 내가 너무 바보 같았습니다. 남편은 여전히 바람을 피우고 있고, 나라도 나를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도 많이 아프고 해서 운동 삼아, 주민자치센터에서 홍보하는 스포츠댄스에 관심이 갔습니다. 허락 안해주면 이혼하겠다고 협박하다 시피하여, 스포츠댄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자격증은 다 따고 지도자 자격증까지! 지도자상 대회도 몇 번 나가고, 상도 타고. 국제자격증도 따고 프로들에게 레슨도 많이 받고. 배운 대로 학생들도 많이 가르쳐 그 학생들이 대학도 많이 들어갔습니다. 또 자전거도 배워 두 달 반 연습해서 속초도 다녀오고 그렇게 바쁘게 살았습니다. 열심히 배우고 바쁘게 살아도 불안하고 두려웠습니다. 하나도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즈음, 법륜스님이 불교 방송에 나와 즉문즉설 하는 것을 봤습니다. 아들한테 그걸 다시 보는 법을 물어서, 유튜브로 밤낮으로 보았습니다. 너무 힘들었던 내 생활이 그걸 들으면서 위로를 많이 받고 희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무조건 스님이 하라시는 대로 절을 시작했습니다. 3000배를 목표로 첫날 500배, 다음날 600배 이렇게 늘려가면서 열흘 만에 3000배를 해냈습니다. 새벽 5시 일어나 108배도 시작했습니다. 4일에 걸쳐 만 배도 했습니다. 법륜스님의 《기도》를 사서 읽고 체계적으로 아침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혼자 8개월을 기도하다 불교대학에 들어왔습니다. 그때가 2015년 가을입니다.

수원법당 도반들과 함께. 제일 오른편이 정미주님.
▲ 수원법당 도반들과 함께. 제일 오른편이 정미주님.

Q. 불교대학에 다니시면서 어떤 변화가 있으셨나요?

가뜩이나 의심 많은 사람인데 불교대학에 공부를 하러 다닌다니까 더 심하게 나를 못살게 굴었습니다. 밤에 집에도 못 들어가 집 주변을 돌아다닌 적도 많았고, 수업 중에 전화기를 음소거로 놓으면 부재중 전화만 수십통. 남편이 무섭고 두려워 떨리는 마음으로 집에 뛰어오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게 내가 살 길이다 싶어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다행히 저를 도와주는 언니가 있어 힘이 되었습니다. 그해 11월에 〈깨달음의 장>에 다녀와서는 남편이 집에 못 들어오게 해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명상수련을 하면서 남편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어디서 왔는지 봤습니다. 어릴 적이라 기억에도 없었는데 아버지에게 맞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걸 잊고 남편 때문에 두렵다고 했습니다. 원인을 알고 나니 남편에 대한 여러 가지가 해결되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남편은 술과 화투를 즐겨하고 다른 여자와 사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가정 형편이 좋아진 것도 아닙니다. 상황은 변한 것이 없는데, 남편이 아무리 뭐라 해도 더 이상 두렵지 않고 화도 나지 않았습니다. 몇 십 년 동안 힘들어서 죽고만 싶었던 내 마음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내가 어리석게 산 것이지 남편 때문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지금 저는 아무 걱정이 없고 미래도 두렵지 않고 행복합니다. 단 몇 년 만에 이렇게 바뀌는 걸 몇 십 년을 불행하게 살았습니다.

불교대학으로 오세요! 불교대학 홍보중인 정미주님. 가운데 왼쪽.
▲ 불교대학으로 오세요! 불교대학 홍보중인 정미주님. 가운데 왼쪽.

Q. 정말 큰 깨달음이네요. 요즘 불교대학 홍보 열심히 하시던데 봉사 이야기도 해주세요.

올해 제가 법당에서 새롭게 맡은 일이 2019년 봄불교대학 담당이면서 불교대학 홍보담당입니다. 맡은 일이라서도 그렇지만 내가 느끼는 행복을 다른 분들에게도 꼭 전해주고 싶어요.

환경 담당을 불교대학 학생 때부터 2년 넘게 했어요. 집전도 배워서 문경특강수련 때 봉사했고요. 법당 사시 기도를 일주일에 3번씩 일 년간 했습니다. 봉사하면서 자존감도 생기고 더 똑똑해지는 느낌이 들고, 같이 봉사하는 분들과의 관계도 좋아졌습니다. 남이 다른 걸 못 보아 넘기고, 혼자 넘어지고, 말 못하고 참고 급기야 상대를 멀리하는 업식이 있더라구요. 자꾸 부딪히면서 불편한 점 내 놓고 편하게 얘기하고, 안 되면 또 가볍게 한 번 더 이야기 하고 그래야 하는데, 내가 그게 부족하다는 걸 도반들이 깨우쳐 주었습니다.

Q. 국제자격증까지 취득한 스포츠댄스 실력을 정토회에서도 발휘하셔야지요?

(웃음) 그래야 하는데, 다른 도반들처럼 흥에 겨워 추는 막춤은 잘 못 춰요. 공연 준비를 위해 법당에서 연습하는 도반들이 있어 살짝 들여다보니 재밌게 열심히 하더라고요. 정토회 들어와서 16년간 해오던 춤은 그만두고 요즘은 심사만 보러 다니지만, 언제 기회가 되면 정식으로 도반들과 함께해 볼게요.

Q. 정토회를 만나 좋은 점이 있다면요?

정말 많지만, 우선 기도할 수 있어 좋고요. 화가 안올라와서 좋고, 법당에 갈 수 있어 좋고, 봉사할 곳이 있어 좋아요. 무엇보다 지금 집을 나가도 갈 곳이 있다는 게 제일 좋아요. 어딘가에 쓰인다는게 참 좋아요.
그리고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돼서 좋아요. 스님 만나 이렇게 공부해서 감사하고, 살아있어 감사하고, 안 아파서 감사하고, 모든 게 다 감사합니다.

Q.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흥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에게 말하고 싶지 않은 내 과거 얘기를 하게 되어서 부끄럽고 눈물도 났지만, 나처럼 괴로워하는 분이 있다면, 삶은 확실히 바뀔 수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내 어리석음을 깨우칠 때 몇 십 년의 괴로움이 단순간에 사라지는 경험을 직접 했으니까요. 불교공부 한번 해보세요. 삶이 달라질 거예요.

문경수련원에서 도반과 함께. 왼쪽이 정미주님.
▲ 문경수련원에서 도반과 함께. 왼쪽이 정미주님.


많은 아픔과 힘든 시간들이 있었고, 지금도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니지만, 마음을 바꾸자 모든 것이 달라졌다는 정미주 님. 자신의 삶에 감사하며 또한 다른 분들께도 이러한 기쁨과 희망을 알리고자 기꺼이 봉사하시는 모습에서 수행자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를 배우게 됩니다. 힘든 시간들이 있었던 만큼 앞으로 더 큰 감사와 행복으로 삶을 채워나가실 정미주 님께 존경과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글_김경란 희망리포터(수원정토회 수원법당)
편집_신정아(강원경기동부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