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도재일(成道齋日)은 불교 4대명절의 하나이며, 성도란 성불득도(成佛得道)를 뜻합니다. 다가오는 성도재일 맞이하며 이전 성도재일 관련 기사를 다시 나누어 봅니다.
오늘 기사는 2016년 1월 27일에 발행된 서면법당의 성도재일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부처님같이! 스스로의 힘으로 깨달음을 구해봅니다▲ 우리도 부처님같이! 스스로의 힘으로 깨달음을 구해봅니다

‘성도재일’을 맞이하여 2016년 1월 16일 저녁 9시부터 서면법당에서는 철야 용맹정진이 진행되었습니다. ‘성도재일(成道齋日)’은 부처님께서 6년 고행을 끝내고 중도의 길을 따라 49일간 용맹정진하여 마침내 깨달음에 이른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불가에서는 ‘부처님오신날’만큼 중요하게 여기며, 우리나라에서는 매월 음력 12월 8일 성도절 기념 법회를 열고, 사찰에 따라 그 전날 일반 대중들도 부처님과 같이 깨달음에 이르고자 밤샘 용맹정진을 하기도 합니다.

성도재일 용맹정진의 밤이 시작되었습니다▲ 성도재일 용맹정진의 밤이 시작되었습니다

서면법당은 올해 개원 2년 만에 드디어 밤을 새워 부처님 용맹정진의 길을 따라가 보게 되었습니다. 저녁 9시에 시작되는 정진은 법륜스님의 법문, 명상, 포행이 반복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새벽기도까지 함께하게 됩니다. 저녁 8시 40분, 법당에 도착하니 늦은 시간임에도 이미 많은 도반들로 법당 안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번 철야 용맹정진에 참가한 분은 무려 25명이나 되었습니다.

명상이 주를 이루는 용맹정진 동안은 묵언합니다▲ 명상이 주를 이루는 용맹정진 동안은 묵언합니다

법륜스님의 법문을 통해 무명의 어둠이 타파되고 깨달음의 샛별이 빛난 ‘성도재일’의 유래를 알고, 부처님이 이르신 열반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기 직전 마지막 정진 중 일어난 마장 즉, 마왕의 세 가지 유혹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마치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 재미있으면서도 우리가 오늘 경험할 정진에 대한 말씀이기도 해서 가슴에 새김이 깊었습니다. 오늘 정진을 통해 우리는 어떤 마왕을 만나게 될까요? 그리고 어떤 작은 깨달음에 이르게 될까요? 궁금함 가득한 마음으로 정진을 시작해보았습니다.

성도재일과 용맹정진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성도재일과 용맹정진의 의미를 새겨봅니다

첫 번째 명상에 앞서 명상 수행법에 대한 스님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명상의 바른 자세, 들숨과 날숨을 지켜보며 관하는 태도, 일어나는 번뇌에 대한 돌이킴 등 스님의 말씀을 새기며 탁! 탁! 탁! 죽비 소리와 함께 불을 끄고 용맹정진을 시작했습니다. 칠흑의 어둠 속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호흡을 지켜보며 코끝에 집중해 봅니다. 1층 노래주점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한번, 도반의 기침 소리에 한번, 순간순간 놓치고 다시 잡아보기를 반복해봅니다. 온몸이 가렵기도 하고,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하고, 졸리기도 하고, 어느 순간은 맑고 깨끗해지기도 하며 어느덧 40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명상의 자세와 태도를 배우고 밤샘 정진을 시작해봅니다 ▲ 명상의 자세와 태도를 배우고 밤샘 정진을 시작해봅니다

포행은 행선이라고도 일컬으며, 명상 자세로 있던 다리를 천천히 풀면서 움직이는 내 몸의 모든 것에 깨어있는 수행 시간입니다. 오른발을 디디며 오른발을 디딘 줄 알고, 왼발을 디디며 왼발을 디딘 줄 알면서 나의 움직임에 깨어있는 또 하나의 정진 시간을 함께 해봅니다. 포행 후 휴식시간 동안 준비된 대추생강차, 보리차, 떡 등을 먹으며 정진의 다짐을 굳건히 해보기도 하였습니다. 용맹정진은 ‘묵언’으로 진행되어 잠깐의 휴식조차 오롯이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의 연장선이었습니다.

포행 또한 수행입니다. 내 몸에 깨어서 움직여봅니다▲ 포행 또한 수행입니다. 내 몸에 깨어서 움직여봅니다

휴식 후 다시 명상, 그리고 스님의 두 번째 법문, 이어서 세 차례의 명상과 포행을 하며 어느덧 밤은 새벽 3시에 이르렀습니다. 부처님께서 마왕의 마지막 유혹인 자재천왕의 자리를 떨치고 "이제 어둠의 세계는 타파되었다" 하며 깨달음에 이르니 그때 동쪽하늘에 새벽별이 밝게 빛나고 있었다고 하는데, 그 시간에 우리도 이르렀습니다. 비록 법당 안이라 직접 눈으로 별을 보진 못했지만, 스님의 마지막 법문을 들으며 우리 머리 위 동쪽 하늘에도 새벽별이 반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속에도 반짝이는 별과 같은 지혜가 오늘 밤 사이 뜨지 않았나 합니다.

마지막 법문을 들으며 어느덧 새벽별이 뜰 시간입니다 ▲ 마지막 법문을 들으며 어느덧 새벽별이 뜰 시간입니다

밤을 하얗게 지새울 동안 지칠 법도 한데 부처님과 같이 ‘대결정심’을 갖고 참여한 용맹정진 답게 많은 도반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했습니다. 스님의 마지막 법문 후 4시 20분부터 정진의 마음을 나누고 5시 새벽기도를 함께 했습니다. 법당에서 매일 이루어지는 새벽기도지만 이렇게 많은 도반이 함께 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합창처럼 울리는 예불 소리에 정진의 힘이 솟아났습니다.

철야 정진을 하고 난 마음을 함께 나눠봅니다▲ 철야 정진을 하고 난 마음을 함께 나눠봅니다

한 시간의 새벽 기도가 끝나고 모두 함께 호박죽 공양을 하였습니다. 부처님은 고행을 끝내고 수자타의 첫 공양으로 유미죽을 드시고, 대결정심을 내어 다시 49일간의 명상을 통해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셨다고 합니다. 우리는 부처님의 용맹정진을 단 하룻밤이지만 체험해보고 따뜻한 호박죽을 먹으니 재밌기도 하고, 한편으로 부처님 같은 스승님의 뒤만 쫓아가도 되니 참 쉬운 정진의 길에 서 있구나 싶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이렇게 철야 용맹정진하며 부처님이 설하신 깨달음에 우리도 한걸음 성큼 다가가 보았습니다.

호박죽 공양으로 몸과 마음에 따뜻함을 채웁니다▲ 호박죽 공양으로 몸과 마음에 따뜻함을 채웁니다

1월 17일 성도절 당일 오전 10시부터는 ‘성도재일’ 기념법회가 엄수되었습니다. 밤샘한 대부분의 도반은 집으로 돌아가고 법당에는 새로운 도반이 속속 찾아들었습니다. 총 12명이 참여하여 성도절 기념법회가 진행되었고, 법회 후에는 푸짐하고 맛있는 점심 공양을 함께 했습니다. 평소 유명 사찰에 다니던 연세 지긋한 보살님들이 성도절을 맞아 새로운 인연으로 함께 하게 되어 더욱 의미 있었던 기념법회였습니다.

법당에서 법문 듣고, 정진과 기도, 공양까지 하며 1박 2일을 지내보니, 어디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 1박 2일 지내는 것 못지않게 일상이 환기되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내 마음의 욕망을 들여다보고 두려움을 떨치는 시간을 보냈다며 방긋 웃던 도반의 마음 나누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역시 가장 뜻깊은 여행은 내 마음으로의 여행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도 부처님같이! 도반과 함께! 깨달음의 길에 한 걸음 내디뎌 봅니다.

글_임희경 희망리포터 (서면정토회 서면법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