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법당이 공양간도 없는 작은 사무실에서 지금의 어엿한 법당이 되기까지 함께 했다는 최영미 님. 희망리포터 소임도, 행복학교 소임도 싫은 내색 없이 덥석 받아내는 최영미 님을 만났습니다. 거리에는 캐럴이 울려 퍼지는데, JTS 거리모금을 신나게 하는, 그녀가 궁금합니다. 뭐든 가볍게 받아들이는 비법을 이번에 공개합니다.

천안 행복학교 진행자 최영미 님▲ 천안 행복학교 진행자 최영미 님

총성 없는 전쟁의 출구는 정토불교대학

2014년 정토불교대학의 인연은 법륜스님 즉문즉설 강연회에 참석한 후 시작되었어요. 총성 없는 전쟁과 같았던 결혼생활을 계속하고 있을 때였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싸울 일도 아닌데, 왜 그랬는지 결혼 생활 13년 내내 싸워댔어요. 예를 들어, 어디 가기로 했는데 남편이 늦거나, 회사 일 때문에 못 가면 너무 화가 났어요. 일단 화가 나면 멈출 수 없었고, 그 화가 1주일에서 2주일 동안 계속 가기도 했어요. 그런 일을 13년 정도 하고 나니, 저 자신이 너무나 한심했어요. 친정 부모님도 결혼 생활 내내 자주 싸우셨기 때문에, ‘결혼이라는 자체가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없는 구조구나’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이런 결혼은 끝을 내자고 하면서, 이혼장을 써 내려 갔죠. 남편은 매번 저 없으면 못 산다는 말을 하던 사람이라 합의 이혼은 어려울 것 같아 이혼의 책임이 남편에게 있음을 하나하나 밝히고 있었어요.
그렇게 열심히 소장을 쓰던 중에 정토불교대학 입학 홍보 문자를 받게 되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절묘한 순간이었어요. 문자를 받고는 이혼은 불교대학 한 번 가보고 그때 해도 늦지 않겠다 싶어서, 정토불교대학 문을 두드리게 되었어요.

화를 본 순간 찾아온 마음의 평화

봄불교대학을 입학 하고 두 달 만에 천일결사 8-1차 입재식에 참여하였어요. 원래 종교도 없고 스님의 얼굴만 아는 정도였지만, 13년의 결혼 생활을 통째로 바꿔보자는 생각에 갔어요. 입재식에 참여한 후에, 얼마 되지 않아 특강 수련에 가게 되었어요. 그때 유수스님 법문을 듣는데, 정말 나는 세상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면, 13년 함께 살아온 남편을 위해서 좋은 일 한 번 해보자 하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어요. 그리고 남편에게 다시는 화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어요.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절을 했는데, 처음 백일은 화날 일이 계속 생겨서 너무 힘이 들었어요. 화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은 했기 때문에 정말 그때는 저 자신과 고군분투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에게 저녁 약속이 있으니 술을 마시지 말고 들어오라 부탁을 했어요. 남편은 조기 축구회 회장인데, 축구를 하고는 술을 마시고 온 거예요. 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고, 남편은 자신이 술을 먹고 온 게 뭐가 중요하냐며, 택시를 타고 가면 되지 않냐고 저에게 도리어 뭐라 하는 거예요. 제 말을 듣지 않은 남편에게 분노가 치밀어 폭발 직전까지 가게 되었어요. 그때, 제 안에서는 108배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화를 내자는 생각과 그래도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이 안에서 엄청나게 싸워댔어요. 하지만 그래도 화를 내지 말자는 결론이 났는데, 그 결정을 하고 난 후에 엄청난 깨달음을 얻었어요. ‘되는구나, 화가 없어지는구나, 그냥 택시비 만 원이면 되는데, 만 원과 그동안 내 수행을 바꿀 수는 없지.’ 하는 소중한 경험을 한 번 깨치고 나니까 나머지는 쉬웠어요.

그런 경험이 처음 백일간은 여러 번 있었는데, 화를 내지 않았어요. 화는 났으나 남편에게 화를 내지 않는 자신을 여러 번 볼 수 있었어요. 화를 안 내는 것을 수행의 과제로 삼았고, 화가 뭔지는 몰라도 지켜보니까 이 마음이 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화가 폭발할 것 같은 이 마음을 예전에는 부여잡고 있었지요. 하지만 그 순간이 지나니까 사라지는 것을 보았어요. 이것을 배우고 나니 사라지는 순간이 점점 빨라지더라고요. 남편과 싸움은 제 인생의 풀지 못하는 숙제 같았는데, 그게 해결되니까 제 인생에 풀지 못하는 숙제가 없어진 거죠. 남편은 술과 축구를 좋아해요. 여자들이 싫어하는 남편의 조건이죠. 남편은 부부싸움 한 지인이 있으면 다 정토불교대학에 가라고 권해요. 그러면 다 해결된다고요. 제가 변하고 나니 남편이 불교대학 홍보를 하네요. 그때 내인생 10년의 풀지 못한 과제를 정토회가 해결해 주었으니 나머지 10년은 봉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토회에 와서야 싸우지않고 웃으며 보내게 된 남편과 함께▲ 정토회에 와서야 싸우지않고 웃으며 보내게 된 남편과 함께

수행자로서의 삶과 연관되어 있는 봉사

불교대학 입학 후에 <정토행자의 하루>가 생겼어요. 법당 별로 희망리포터가 필요하다는 불교대학 담당자의 권유에 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글도 못 쓰고, 남 앞에 나서는 것도 싫었지만, 천안법당이 규모도 작고 할 사람도 없어서 그냥 덥석 맡아서 했었어요.
그 후 불교대학을 졸업했는데, 도반 한 명과 저 둘만 졸업을 했어요. 인원이 부족해 경전반 개설이 안 되었죠. 그 해, 불교대학 담당을 권유받고, “네”하고 했는데, 천안법당에는 20여 명이 입학했어요. 졸업은 15명 정도 했고, 이 분들이 졸업하시면서 경전반이 개설되어, 저는 학생이자 담당자로 소임을 맡았어요.
경전반 졸업 후 총무님에게 ‘법당에 있는 소임 아무거나 주세요.’하고 말했는데, 이번엔 법당 밖의 일을 주었어요. 행복학교를 맡게 된 거죠. 법당은 좋은 곳이지만 문턱이 조금은 높아요. 시민을 좀 더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나간 거죠. 종교의 틀을 벗어나 자신의 문제도 해결하고 사회문제도 해결해 보자는 취지로 행복학교 소임을 맡았어요. 우리 국민들의 행복도가 너무 낮으니까요. 처음 이 일을 할 때는 4주 사이에 사람이 얼마나 변할까 했는데 정작 행복학교 참가자들은 자신의 변화에 놀라워해요. 역시 훌륭한 콘텐츠와 스승님 덕분이에요. 소임은 수행자로서의 삶과 연관되어 있어요.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힘든 일이 있잖아요. 누구나 힘들어하지만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몰라 힘들어해요. 하지만 우리는 수행하면서 그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잖아요. 그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이 전 참 안타까워요.

해보지 않은 일은 두려움이지만 해 본 소임은 자산

소임을 맡을 때 부담이 없는 건 아니에요. 처음엔 고민도 했는데, 저를 위해 봉사자들이 고생하였듯이 저도 그의 반이라도 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소임을 맡았어요. 시작할 때는 늘 갈등하고 고민했지만, 막상 소임이 끝낼 때는 좋았어요. 안 해 본 일은 두려움이지만 해본 일은 자기한테 자산이 되죠. 지금 안 해본 일은 영영 두려움으로 남겨질지도 몰라요. 자신의 두려움을 넘어서 일단 해보면 좋아요. 일단 가볍게 시작해 보면 좋아요.

JTS 거리모금중에 도반들과 함께(앞줄 맨 왼쪽이 최영미 님)▲ JTS 거리모금중에 도반들과 함께(앞줄 맨 왼쪽이 최영미 님)

<깨달음의장>에 갔을 때 말고는 수행을 걸러본 적이 없다는 최영미 님. 뭐든 잘하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한다는 말은, 잘하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하지 않는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처럼 세상을 바꾸는 것은 우직한 바보입니다. 최영미 님의 성실한 발걸음은 어느새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행도 가볍게, 소임도 가볍게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글_박연우 희망리포터(천안정토회 천안법당)
편집_하은이(대전충청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