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가두고 괴롭히며 상대에게 위로받기만 바랐던 이기적인 마음이 변했습니다.
나의 어리석은 모습을 마주하고 난 후 달라진 성영숙 님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성영숙 님▲ 환하게 웃고 있는 성영숙 님

나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

제가 처음 정토회를 알게 된 것은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을 통해서입니다. 남편의 건강 문제로 스님께 질문하려고 갔었는데 오히려 다른 사람들의 고민을 들으며 ‘나만 괴로운 것이 아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위안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제 고민이 작게 느껴져 차마 질문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후 평소처럼 절에 다니며 남편의 건강과 육아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기도하며 지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그때 스님께 질문하지 못한 아쉬움이 계속 밀려왔습니다.

처음에는 ‘삶의 주인은 나다’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남편과의 소통, 육아, 가사, 직장에서 생기는 문제들로 몸과 마음이 지쳐갔고 사는 것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힘들었습니다. 남편은 오랜 지병으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민해져 서로 이해하기 힘든 점들이 많았고 의견 충돌도 잦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괴로움이 없는 삶, 내가 행복해야 된다’는 스님 법문이 떠올라서 남편을 설득해 함께 정토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정토회에 나온 후부터 조금씩 남편의 마음이 전과 다르게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남편은 불교대학 한 달도 못 다닐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경전반까지 무사히 졸업하였고 지금은 수요법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제일 잘한 일은 남편과 함께 정토회를 다닌 것입니다. 요즘은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니 부부생활이 편안해지고 돈독해져서 참 좋습니다.

남편과 함께 불교대학 봉사 중인 성영숙 님▲ 남편과 함께 불교대학 봉사 중인 성영숙 님

원망에서 감사로, 미움에서 사랑으로

저의 유년 시절은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양반집 무남독녀로 자란 어머니는 결혼 후 행복하지 못하고 고생만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었는데 형제가 많다 보니 배울 형편이 못되어 농사일을 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술을 안 드실 때는 정말 좋은 사람인데 술만 드셨다 하면 어머니를 때렸습니다. 어머니와 환경적으로 너무 달라서인지 아버지가 열등감이 크셨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어린 나이에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버지께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삶을 사시느라 많이 힘드셨겠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어머니께서는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늘 따뜻한 가정을 원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나의 기준에 맞추고 밖으로부터 바라다보니 온갖 번뇌가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 탓을 하면서 살아온 것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내 업식이 어떤 부분에서 애착을 일으키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되고 거기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서 매일 수행정진을 빠짐없이 하고 있습니다.

불대홍보 봉사 중 도반들과 함께(왼쪽 두 번째가 남편분, 세 번째가 성영숙 님)▲ 불대홍보 봉사 중 도반들과 함께(왼쪽 두 번째가 남편분, 세 번째가 성영숙 님)

쓰일 수 있어 행복합니다

봄 불교대학 졸업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불교대학을 다니면서 개근하여 스님과 악수를 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떨립니다. 경전반에 가고 <깨달음의장>에 다녀오면서 사람들에게 평소에 드러내기 힘들었던 속마음을 내어놓고 공감하다 보니 마음 한 켠이 따스해지고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덕분에 지금은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전반을 다니면서는 집전과 사시예불을 하며 잘 쓰일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소임이 무엇이든 주어진 대로 할 수 있으면 뭐든지 “예”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합니다. 처음 입학을 해 JTS 거리모금을 하던 날도 기억납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나갔는데 거리에 서 있는 게 민망하고 모금 멘트도 입 밖으로 잘 나오지 않아 답답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나를 위한 수행이다’는 말을 떠올리며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혀서 쭈뼛했던 제 마음을 돌이켜 즐겁게 하였습니다. 봉사를 하다 보면 남을 위해 한다고 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은 것을 얻는 경험을 합니다. 지금은 봄 불교대학 모둠장과 사활팀 환경실천을 하고 있습니다.

남산순례 봉사 중 도반들과 함께(뒷줄 빨간 모자를 쓴 성영숙 님)▲ 남산순례 봉사 중 도반들과 함께(뒷줄 빨간 모자를 쓴 성영숙 님)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

깊어가는 가을, 하늘은 맑아지고 높아지면서 나무들이 색색이 단풍으로 물들어 갑니다. 이제는 미움보다는 사랑을 선택하고, 슬픔보다는 기쁨을, 원망보다는 감사를, 어둠보다는 밝음을, 낭비보다는 절약을, 놀기보다는 배우고 일하기를 실천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괴로움이 없고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내 이웃과 정토회에 잘 쓰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성영숙 님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 서선아 희망리포터가 직접 그린 삽화▲ 성영숙 님의 이야기를 정리하며 - 서선아 희망리포터가 직접 그린 삽화

어두운 골목길이 은은한 가로등 불빛으로 환해지듯 괴롭고 속박받던 우리의 인생이 불법을 만나 행복하고 자유로운 삶으로 바뀌어 갑니다. 지금 이 길이 어둡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밝은 빛이 우리를 맞이해 줍니다. 성영숙 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두운 길이 점점 밝아지는 따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성영숙 님이 지나는 길에 항상 밝은 빛이 비치길 바랍니다.

글_성영숙 님(해운대정토회 대연법당)
정리_서선아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대연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