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나오지 못하여 열등감을 가졌지만 타고난 부지럼함과 꾸준함으로 이를 극복한 수행자!
수행, 봉사, 보시를 실천하고 계시는 유효근 님의 잔잔하지만 친근한 수행담을 들어보겠습니다.

스스로 찾아 나선 불법

아내가 원래 절에 잘 다녔는데, 저 보고도 같이 가자고 해서 그냥 따라 다녔습니다. 그런데 여러 가지 면으로 봐서 솔직히 좀 못마땅했습니다. 그래서 이왕 절에 다니려면 제대로 한번 공부를 해보자 해서 여기저기 쭉 찾아봤습니다. 그러다 지도법사님의 <스님의하루>를 보게 되었고, 직장 가까운 곳에 서초법당이 있어서 정토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집에서 너무 멀어 서초법당으로 가지는 못하고 퇴근 이후 아내와 함께 집 근처 수원법당을 찾아 2014년 가을불교대학에 입학했습니다. 이후 경전반은 새로 생긴 이곳 영통법당에서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경전반을 다니면서 부담당을 맡게 되었고 졸업하고서 가을불교대학 부담당과 담당을 거치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아내와 함께▲ 불교대학 졸업식에서 아내와 함께

경전반 졸업식에서 개근상 받는 유효근 님▲ 경전반 졸업식에서 개근상 받는 유효근 님

경전반을 졸업하고 봉사는 열심히…

경전반을 졸업하고 발심행자 교육을 받으라고 하는데 정회원이 되면 계속 뭔가를 해야 하니까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38년 동안이나 직장생활을 했고 지금은 저는 뭔가에 메이기 싫다"고 답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불교대학 담당이다 보니 학생들에게 정회원을 안내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는데 제가 안 하고 있으니 양심에 찔리는 겁니다. 그래서 어차피 하는 거 최소한 기본과정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해서 일요수행법회에 나오고 있습니다. 불교대학을 담당할 때 학생이었던 도반들이 수행법회나 JTS 거리모금 소임을 맡아 활동을 하면 될 수 있는 대로 같이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장이 비교적 부담이 없는 편이라 불교대학 수업 전에 제가 미리 내용을 연구해서 같이 봉사하는 도반들에게 제시하는 스타일입니다. 부담당, 모둠장들도 바쁠 텐데 미리부터 부담을 주기 싫어, 수업 있는 날 법당에 와서 맡은 소임만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으로 나머지는 제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JTS 거리모금▲ JTS 거리모금

아버지를 이해하는 마음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술을 엄청나게 드셨습니다. 술을 드시고 어머니를 힘들게 하시기도 하셨죠. '아버지가 왜 술을 드셨을까' 그런 걸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19살,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가 힘들게 돈을 벌어 한국에 다시 들어오셨습니다. 그런데 잘 아는 사람이 환전해 준다고 속여 그 돈을 몽땅 가지고 날라 버린 겁니다. 그게 얼마나 분하시겠어요. 그 분을 못 삭혀서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 정토회 들어와 스님 법문을 듣고 나니, '살기도 어렵고 어디 가서 풀기도 어려우니 옛날 분들이 술을 먹을 수밖에 없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아버지가 이해되었습니다.

타고난 부지런함과 꾸준함

집안이 어려워 대학교를 보내줄 형편이 안돼 공업전문학교를 가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선생님의 만류와 형님의 도움으로 인문계 고등학교에 갔으나, 막상 집에서 원했던 대학을 가지 못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공고를 갔으면 모르겠는데 어렵게 인문계를 갔는데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못 가니까 열등의식 같은 게 잠재적으로 깔려 있게 되었습니다. 재수한다고 했지만, 낮에 부모님들은 밭에 가서 일하시는데 저만 공부한다고 앉아 있을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학을 포기하고 취직시험을 봐서 회사에 들어갔습니다.
‘내가 비록 고등학교만 나왔어도 누구보다도 잘할 수 있어.’ 이런 생각으로 뭐든지 다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저한테 주어진 일은 어떠한 일이라도 완벽하게 해야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보니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났습니다. 밥상까지 다 차려 줬는데도 해야 할 일을 열심히 안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직설적으로 팍팍 이야기했습니다. 성격이 못돼서 뭐든지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용납이 잘 안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수행을 하면서 '엄청나게 절절히 깨친다' 그런 건 별로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가 해야 할 일 같으면 뭐가 되었던 꾸준하게 하는 스타일입니다. 아침형 인간으로 아침에 잘 일어나져서 새벽에 수행하는데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정토회 나오기 전에는 아침에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헬스장에 가서 한 시간씩 운동을 하고 아침에 출근했습니다. 그런데 수행을 하다 보니 운동할 시간이 없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운동하는 대신 절 수행을 하자 해서 그때부터 300배를 했습니다.

천일결사 외부안내 _도반들과 함께(맨 왼쪽이 유효근 님)▲ 천일결사 외부안내 _도반들과 함께(맨 왼쪽이 유효근 님)

다름을 인정하니 화낼 일이 사라지다

수행하고 나서 확실히 바뀐게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우리 젊을 때 하고 생각 차이가 크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가치관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느끼면서 지금은 이야기 안합니다. 그 부분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지금은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대학은 못 갔지만 직장에서 한 우물만 우직하게 판 덕분에 정년퇴직한 이후에도 다시 직장을 얻어 이렇게 다닐 수 있으니 저는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정토회 만나서 제가 이만큼 잘 되었으니까 저도 보시한다는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봉사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차를 끌고 다녔는데 정토회 나오면서부터 시간적 여유가 좀 있고 하면 될 수 있는 대로 대중교통을 타고 다닙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버스 타고 오면 되니까 그 뒤로는 차를 잘 안 끌고 옵니다.

3년이면 깨달을 만도 한데 저는 아직도 깨달음을 얻지 못했습니다. 정토회에 와서 여러 가지 행사와 활동을 하다 보면 참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어 감탄할 때가 많습니다. 하루아침에 딱 되는 건 아니지만 정토회의 틀에 맞춰서 생활하다 보면 언젠가는 저도 좀 편해지겠지 하는 마음이 듭니다.

문경세재 거사 나들이(아랫줄 맨 왼쪽이 유효근 님)▲ 문경세재 거사 나들이(아랫줄 맨 왼쪽이 유효근 님)

글_유효근(수원정토회 영통법당)
정리_차미나 희망리포터(수원정토회 영통법당)
편집_한영옥(강원경기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