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가을불교대학 졸업식이 있는 달입니다. 반여법당에서도 이번에 불교대학 졸업생을 배출합니다. 오늘 기사에는 졸업생 중에서 부부가 함께 법당을 다니고 있는 장필순 님을 주인공으로 모셔봤습니다. 반여법당에는 부부가 함께 법당을 나오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은 아내가 남편을 데리고 온 경우인데 장필순 님은 남편이 아내를 데리고 온 경우로 사뭇 다르네요.
남편 따라 정토회에 온 아내 이야기, 자! 시작합니다.

Q. 정토회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나요?

저는 남편의 권유로 불교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2017년 2월에 예기치 못한 명예퇴직으로 힘들어했습니다. 그때 우연히 아파트 게시판에 부착된 정토불교대학 안내지를 보고 마음공부나 한번 해보자며 입학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실의에 빠져있던 남편이 불교대학을 다닌 이후 얼굴빛이 바뀌어가는 것을 보며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사람을 저렇게 변하게 하나?‘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남편은 얼마 후, 혼자서만 좋은 마음공부를 할 수 없다며 저에게 행복학교를 소개해주었습니다. 남편이 불교대학에 가는 날이면 어김없이 저를 행복학교에 데려다주고 수업을 갔습니다. 저는 행복학교에서 이전에 몰랐던 다른 세상을 만났습니다. 즐거웠던 4주간의 행복학교 과정이 마무리될 즈음 불교대학 입학을 제안하는 남편의 말에 호기심은 있었지만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 선뜻 마음을 내지 못했습니다. 고민하다 ‘일단 나가서 남편 체면 적당히 세워주고 아닌 것 같으면 빠지자’ 하는 마음으로 입학을 저질러버렸지요.(웃음)

문경에서 도반과 함께(오른쪽이 장필순 님)
▲ 문경에서 도반과 함께(오른쪽이 장필순 님)

Q. 지금 정토회에서 맡고 있는 소임과 소임을 통해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불교대학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사회, 집전, 영상, 보시함 관리 등 그때그때 주어진 소임을 골고루 경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 담당자의 권유로 새로운 소임을 접했을 때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서 부담스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소임을 하면서 그 부담스러운 마음 또한 ‘남들보다 못하면 안 돼, 나 잘났다’ 하는 생각에서 비롯됨을 알아차리며 이제는 다만 하려 합니다.
주어진 소임이 무엇이든 경중을 따지지 않고 내 수행의 방편으로 삼으며,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열심히 맡은 소임을 묵묵히 그냥 하겠다는 마음입니다.

두북 정토마을 울력에 참여한 장필순 님(빨간색 점퍼)
▲ 두북 정토마을 울력에 참여한 장필순 님(빨간색 점퍼)

Q. 정토회에 오고 나서 주인공의 삶의 변화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결혼하고 줄곧 30년 가까이 육아, 직장생활, 남편 내조를 하며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사는 게 잘사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늘 가슴 한편엔 허전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채우면 채울수록 허전함은 더욱 커져갔습니다. 허전함의 원인을 바깥에서 찾다 보니 마음은 더 힘들어지고 주변 사람과 비교하며 스스로가 초라하게 느껴져 우울감에 시달리곤 했습니다.

정토회에 오고 나서 <깨달음의장>, 수행맛보기, 집전교육, 문경 특강수련, JTS 거리모금, 천일결사 입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직장과 가족 밖에 몰랐던 저는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수행맛보기에서 천일결사로 이어진 새벽정진은 저를 돌아보는 최고의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나아가 나에게 돌아옴을 알아 부지런히 정진하겠다는 삼귀의 구절이 마음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런 시간을 통해 제가 그동안 행복을 바깥에서 구하고 있었고 그간의 괴로움이 제 욕심에서 모두 비롯된 것임을 알았습니다. 채우는 삶에서 비우는 삶의 길을 깨닫게 해 준 스승님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9-5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참여한 장필순 님(둘째 줄 우측에서 두 번째)
▲ 9-5차 백일기도 입재식에 참여한 장필순 님(둘째 줄 우측에서 두 번째)

Q. 스님의 가르침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인상적이었던 것은 어떤 것이 있나요?

뿌리 깊지 않은 나무가 바람에 쉬이 흔들리듯,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스님의 법문은 얕았던 제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어 놓았습니다. 법문을 들으며 무지에서 비롯된 지난날의 저의 과오를 참회할 수 있었습니다. ‘욕망을 다만 욕망인 줄 알아차리고 그것을 지켜보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알아차림, ‘어떻게 사물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트라우마가 될 수 있고 행복이 될 수도 있다, 삶을 긍정적으로 보는 게 수행이다’는 삶에 대한 관점정리, ‘내가 지어 내가 받는다’는 인연과보에 대한 가르침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Q. 정토회에서 앞으로의 서원이나 개인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불대를 졸업하고 경전반에 올라가서 비록 부족함이 많지만 경전반 담당 소임을 맡아 열심히 해보려 합니다. 저를 낮추는 겸손함이야말로 진정한 수행임을 알고 여러 도반들과 조화를 잘 이루며 부처님 법을 열심히 익히고 배워 나가는 활동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지난 1년 동안은 ‘상구보리’의 가르침에 따라 제 안을 살피고 알아차리며 깨어있고자 노력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년은 ‘하화중생’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제 주변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보탬이 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평화협상 10만 서명운동 중인 장필순 님(뒤쪽 가운데 선글라스 쓴 남편분의 우측)
▲ 평화협상 10만 서명운동 중인 장필순 님(뒤쪽 가운데 선글라스 쓴 남편분의 우측)

Q. 지금까지 주인공의 소중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지금의 마음을 나누기해주시겠어요?

정토회를 만난 지난 1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 많은 감흥을 글로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의 최고의 수행도반인 남편과 함께 정토회에 다니며 가정의 분위기가 바뀐 것을 실감합니다. 분명한 것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 행복한 인생을 사는 법을 배워 나갈 수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기쁘고 감사합니다. 정토회를 만난 것이 제 인생의 소중한 터닝 포인트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몸도 마음도 편안하고 행복합니다.

남편 남훈조 님과 아내 장필순 님
▲ 남편 남훈조 님과 아내 장필순 님

퇴직 후 불교대학을 다니며 새로운 도전을 하는 남편이 행여 법당에서 기죽을까 봐 법당까지 따라와서 내조하는 아내의 남편 생각하는 마음이 훈훈하면서도 그 솔직함에 피식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습니다. 적당히 하다가 빠지자 했는데 이렇게 졸업까지 하게 될 줄 그때 아셨을까요.(웃음) 평생을 아내로, 엄마로, 사회인으로 ‘나’ 없는 삶을 살다가 정토회에 와서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다는 주인공의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1년간 이렇게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또 1년 후 얼마나 더 많은 변화가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을지 제가 더 궁금해지네요. 이번에 가을불대를 졸업하고 가을경전반에 진학하며 학생이면서 동시에 경전반담당소임까지 맡기로 하였다니 앞으로 주인공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행복을 위한 수행이 오래도록 이어지기를 응원합니다.

글_장필순(해운대정토회 반여법당)
정리_노희동 희망리포터(해운대정토회 반여법당)
편집_방현주(부산울산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