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라니밭에서 두둑을 만들고 있는 33기 백일출가 행자님들▲ 고라니밭에서 두둑을 만들고 있는 33기 백일출가 행자님들

수행공동체와 생태적인 삶

문경 정토공동체의 목표는 자급자족입니다. 오래전부터 자급자족을 위해 계속 시도를 해오고 있으나 아직은 채소만 재배하고 있습니다. 작지만 내 손으로 농사를 짓고, 농작물을 가꾸고, 수확 하고, 직접 조리한 음식을 공양합니다. 또한 음식 쓰레기는 물론 우리가 먹고 싼 똥, 오줌도 발효 숙성시켜 퇴비로 사용합니다. 이러한 배설물은 완벽한 유기질 비료 역할을 합니다. 퇴비는 다시 먹거리로 돌아옵니다. 봄에는 밭을 갈아 씨를 뿌리고 여름에는 농작물을 기르고 병충해를 막고, 그리고 때가 되면 수확 해서 먹는 과정을 거칩니다. 우리가 직접 재배해서 먹는 음식은 사 먹는 음식보다 더 건강한 에너지가 들어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감이라는 에너지! 그래서 그 맛이 건강하고 활기찹니다. 이렇게 우리는 일과 수행의 통일로 아침부터 저녁까지 각자 자기 위치에서 수행자로서의 삶을 살아갑니다.

한랭사치고 있는 백일출가 행자님들
*한랭사(寒冷紗, cheese cloth):면직물로 풀을 세개 먹인 것. 한랭사농법은 농약에 의존하지 않고 병충해를 막아내는 농법▲ 한랭사치고 있는 백일출가 행자님들 *한랭사(寒冷紗, cheese cloth):면직물로 풀을 세개 먹인 것. 한랭사농법은 농약에 의존하지 않고 병충해를 막아내는 농법

유기농 농사와 생태적인 삶

주로 도시에서 생활하는 우리에게 생태적인 삶은 낯설고 익숙하지 않지만 정토수련원의 상주대중은 생활 자체가 생태적인 삶입니다. 수련원에는 수련팀. 살림팀. 연수원팀. 행자원 등 네부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서마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먹고 생활하는 일은 똑같습니다. 행자원에서는 행자대학원과 백일출가 행자님들이 일수행과 각자의 소임으로 농사를 함께 짓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공동체의 날이면 전체 대중이 함께 농사 울력을 하기도 하고 겨울 배추 수확 철에는 서울 공동체구성원 모두가 내려와서 함께 김장 울력도 합니다. 두둑 만들기, 바닥덮기(멀칭), 모종심기, 씨 뿌리고 재배하는 과정을 거친 농작물을 수확하여 먹거리로 소비하고 배설물은 퇴비를 만들어 밭에 돌려줍니다, 그러면 건강한 농작물이 되어 우리들 밥상에 돌아옵니다. 농사와 생태적인 삶의 순환고리입니다. 버려지는 것 없이 모든것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순환고리!

병충해를 막아내는 한랭사를 치는 작업 후▲ 병충해를 막아내는 한랭사를 치는 작업 후

수련원 자급자족 그 성과는?

수련원은 이런저런 농사법을 실험하고 그 자료를 보완해가면서 실제 생활에 도움을 주는 생산 공동체로 자리 잡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는 유기농법의 12년간 경험을 갖고 있는 조계환 님과 박정선 님의 농장을 방문하여 수시로 전문적인 지도를 받아 좀 더 체계화된 농사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백일출가생의 교육 과정에 포함 시켜 보기도 했습니다. 단기간의 교육이지만 강의를 듣고 실습을 하면서 농사에는 전혀 문외한들도 생태적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공동체 생활 자체가 생태적 삶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내가 지은 농작물로 요리해서 먹으니 몸에도 좋고 맛도 좋아 즐거움도 배가 됩니다.

고라니 밭에서 자라고 있는 브로콜리▲ 고라니 밭에서 자라고 있는 브로콜리

지리산 정토수련원에서도 바라지 봉사자들은 물론 수련생들도 바로 옆에 있는 밭으로 가서 밭일 하고 그 수확물로 정성 들여 요리하여 수련생들에게 공양물을 내어줍니다. 수련생들에게 98% 자급자족의 농작물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문경 정토수련원은 <깨달음의장> <나눔의장> 수련생들에게 쌈 채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련원의 농작물 중 최고는 유기농 배추입니다. 배추모종에서부터 한랭사농법으로 병충해를 막고 정성들여 키워 직접 수확한 배추 맛은 일품입니다. 먹어본 사람들은 수련원 배추 맛에 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 배추로 한 김장 맛도 최고입니다. 선주법사님께서는 문경의 유기농 배추 농사는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훌륭한 유기농상품이라고 하십니다.

2016년도에는 북한에 보내려다 못 보낸 통일 씨감자를 시험 삼아 심고 재배하여 수확하였습니다. 생산된 감자를 통일 사업에 고마운 인연에게 선물로 보내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수련원 곳곳에서 자급자족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큰 성과라 생각됩니다.

파릇파릇 상추모종▲ 파릇파릇 상추모종

유기농과 환경

유기농이란 화학비료와 화학농약,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질 퇴비와 미생물로 땅을 살리며 짓는 농사입니다. 단 한 평이라도 화학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치지 않아 땅을 자연의 상태로 되살려 보호하고 건강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설령 농약을 뿌린 땅이라도 3년을 묵히고 유기물을 많이 넣으면 무농약 인증, 깨끗한 땅으로 정화가 됩니다. 단순히 건강하고 안전한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을 넘어 자연계 전체의 유기적인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유기농 식품을 찾는 사람들 역시 건강뿐만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유기농은 환경을 보호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조계환 님, 박정선 님도 농사지은 지 13~14년 차가 됐지만 해마다 새롭게 출현하는 희귀곤충들을 보면서 환경파괴로 인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함을 매년 체감을 한다고 합니다. 지진이나 쓰나미 등 큰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바이러스에 의한 생태계 파괴는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비닐하우스 뼈대를 만들고 있는 33기 행자님들 ▲ 비닐하우스 뼈대를 만들고 있는 33기 행자님들

자급자족의 목표를 향해서

문경 정토수련회에는 고라니 밭과, 두 동의 비닐하우스가 있습니다. 지금 고라니 밭에서는 감자. 토마토, 완두콩, 오이, 애호박, 땅콩. 배추. 브로콜리, 양배추. 무. 감자. 야콘, 가지 등 다양한 작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2단지 비닐하우스에는 다양한 쌈 채소 치커리. 겨자채. 셀러리. 상추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2단지 비닐하우스는 오래되고 눈과, 비, 그리고 바람에 파손되어 전체를 갈아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교체비용 견적이 500만 원이어서, 결국 자체 수리하기로 하고 33기 백일출가 행자님들이 비닐만 구매했습니다. 비닐하우스를 지어본 경험이 있는 조계환 님 지도에 힘입어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우리 손으로 직접 수리를 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가면서 자급자족을 향한 공동체 수행자들의 노력과 연구는 계속될 것입니다.

글_이승민 희망리포터(문경공동체)
편집_박정미(대구경북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