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에게 참회의 절을 하라고?

지금 제 나이 67세.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치열하게 살았습니다. 저는 새벽 3시에 일어나 결혼하는 신부들 화장을 해주며 지독하게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옛날 그 시절 신랑·신부들은 하루에 야외촬영과 결혼식을 다했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에게 재교육을 받게 하며 ‘미용실에 취직하면 성공해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복을 빌며 40년 가까이 절을 다녔습니다. 2011년 건강했던 남편은 등산 갔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고, 저는 미용실 운영과 직업학교 교장 일을 하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습니다.

수행법회 마치고 도반들과 함께(앞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수행법회 마치고 도반들과 함께(앞 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

법륜스님을 알게 된 계기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습니다. 수행법회 참석을 먼저 했습니다. 2014년 봄불교대학에 입학해 다니던 중 과중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고 패혈증으로 쓰러져 사흘 동안 혼수상태였습니다. 6개월 동안 휠체어를 타며 입원해 있느라 불교대학 수업에 나가지 못했습니다. 마음공부에 대한 간절함이 있어 다음 해 다시 불교대학 입학을 했지만, 며느리와의 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충격 때문에 다시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겨 수업을 계속 받지 못했습니다. 괴로워하던 저에게 선배 도반이 법륜스님이 아산에서 즉문즉설을 한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

강연장을 찾아가 스님께 질문했습니다. 스님은 제 얘기를 듣고 며느리와 시어머니 둘이 똑같다 하였습니다. 매일 참회의 절을 하라 해서 화가 몹시 났습니다. 그때는 내가 옳고 며느리가 틀렸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며느리는 어렸을 때부터 교회를 다녔습니다. 아들이 결혼한다 했을 때 교회 다니는 것 때문에 반대를 심하게 한 것이 며느리 마음에 상처로 남아 있었습니다. 파킨슨 증후군 때문에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에는 침대에서 절을 했는데 앞으로 자빠지고 뒤로 자빠져가며 참회의 절을 했습니다.

3전 4기 성공!▲ 3전 4기 성공!

3번째 불교대학 입학, 그리고 법의 기쁨이 녹아들다

세 번째 불교대학을 입학하였습니다. 어떻게 시작한 공부인데 결석을 하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수업에 빠지지 않고 공부를 하며 개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비로소 만난 법의 기쁨은 온 몸으로 껴안았습니다. 불교대학에서 공부하기 전, 저는 앞에 있는 산은 동산이고 뒤에 있으면 서산이라 우기는 사람이었습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 부지런히 일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무시하고 경멸했습니다. 늘 내가 옳다고 주장하며 '너는 틀렸다. 네 탓'이라고 했습니다.
주어진 일에는 책임감을 느끼고 열심히 하는 업식이 있어 불교대학 학생으로써 해야 할 일들은 빠지지 않고 꼭 했습니다. <깨달음의장>을 가라 하면 갔고, 몸이 불편해도 도반들 도움을 받아 남산순례도 다녀왔습니다.
불교대학 졸업하고 경전반은 담당 소임도 함께하며 공부하였습니다. 결석하는 도반들이 많은 날에는 부총무 김정림 님이 영상을 담당하고, 제가 사회를 보며 혼자 수업을 들은 적도 있습니다. 경전반도 개근했습니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을 도반들의 도움으로 해낼 수 있었습니다. 도반이 힘이라는 말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딸도 작년에 동두천법당에서 가을불교대학을 입학했습니다. 불교대학 다니길 잘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딸이 아닌 함께 공부하는 도반이 되니 뿌듯합니다.

가을불교대학을 다니는 딸과 함께▲ 가을불교대학을 다니는 딸과 함께

나이 들어 시작해 도반들을 의지하게 됩니다. 늦게라도 부처님 법 만나 마음공부 하게 되어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라는 명심문이 제게 참 잘 맞습니다. 지난해 12월 평화시민대회에 초등학생 손녀들도 함께 가겠다고 두 번이나 따라나섰습니다. 부처님오신 날 본찰에서 교회 다니는 며느리가 참석해 피아노 연주 봉사를 했습니다. 이 인연이 이어져 사찰행사에서 피아노 연주가 필요하면 봉사를 하곤 합니다. 제가 정토회 활동하는 것을 가족들이 좋게 바라봐주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가족들은 제가 변했다고 합니다. 딸들은 요즘 엄마가 며느리에게 납작 엎드려 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합니다

손녀와 함께 평화를 외치다!▲ 손녀와 함께 평화를 외치다!

전에는 치열하게 살아온 저를 기준으로 상대를 판단했습니다. 며느리가 하는 행동이나 마음을 이해 못했습니다. 삼수까지 하며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마음공부 한 덕분에 주변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저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마음도 생겼습니다.
경전반을 졸업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워봅니다. 괴롭다고 말하는 지인들에게 수행 법회를 통해 불법을 만나게 해주고 행복해지길 바라봅니다. 사람은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저는 정토회를 만나 그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발심행자교육 때 '넘어진 자리에서 딛고 일어나라'는 유수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불교대학 다니다 중도에서 그만 둔 도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몇 번 다니다 말았어도 다시 나와야 합니다. 넘어진 자리에서 일어나 새롭게 시작하면 내가 행복해지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글_최애리 희망리포터(수원정토회 평택법당)
편집_전선희(강원경기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