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천원이면 아이들에게 배고픈… 밥을 줄 수 있습니다.” “저희는 국제구호단체 제테스입니다.”
“아~ 왜 이렇죠? 너무 추워서 말이 꼬이나봐요.”
겨울 날씨가 다른 지역보다 3~4도는 더 춥다는 파주. 임진강에서 불어오는 겨울 바람에 입이 얼어버렸는지 말은 꼬이고 마음마저 왠지 움츠려 든다.
이렇게 신생법당인 운정법당의 첫번째 크리스마스 거리모금은 시작되고 있었다.

JTS 소임을 맡아서 가슴이 벅차 오르기도 했지만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부담감이 엄습했어요. 여러 도반님들이 나의 스승, 친구가 되어서 힘차게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인근 금촌에서 파주법당 도반님들과 매월 거리모금을 해왔던 이승은 님의 열정과 노하우를 전해 받은 이준철 님(봄불교대학 졸업)은 시작 전부터 꽤나 긴장한 듯한 모습이다. 물론 준비물을 하나 하나 꼼꼼히 챙기는 모습에서, 소임을 맡아 처음 진행하는 거리모금에 대한 신심이 드러나 보인다.
그리고 모금장소에 부스를 설치하고 모금 시작 전 명심문을 해야 하는 순간,
“거사님, 얼른 진행하세요!” 라는 어느 도반님의 다그침에 “어~어떻게 해야하지?”라며 다소 멋쩍어하는 모습이 오히려 친근해 보이기도 한다.

파주 운정. 길은 넓고, 차도 많고, 상가도 많은 운정에 없는 것이 있는데, 바로 거리를 걸어서 이동하는 사람들이다. 운정은 유동인구가 많은 중심상가가 없어서 그나마 발굴한 곳이 홈플러스 앞 큰 도로변의 횡단보도 구간이다. 여타의 시내 중심가와 비교가 안 되게 작은 유동인구로 인해 한 명, 한 명의 행인에게 진심을 다해 마음을 전해야 한다. 하지만 외면하고 멀리 돌아가는 행인들 앞에서는 여전히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나의 모습을 보게 되었어요

바로 24일에 <깨달음의장>을 마치고 돌아와서 피곤한 몸으로 거리모금에 참여했던 조현경 님(가을불교대학)의 마음도 비슷하였으리라.

지난주에 법륜스님의 JTS 영상법문을 듣고 마음에 울림이 많았다.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는데도 욕심 부리고 불만스러워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고 끼니를 굶는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그래서 거리모금에 꼭 참여하리라 마음 먹었다. 막상 모금에 참여해보니 말도 잘 나오지 않고 주눅이 들었다. 사람들은 멀리서 우리 모습을 보고 빨리 뛰거나 돌아서 갔다. 얼마 전까지 내 모습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모금을 해 주는 분들이 많았고, 수줍은 미소를 띠며 두 번이나 모금해 준 소녀도 있었다.

이렇게 거리모금에 처음 참가하여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었으니, 이보다 큰 선물이 있을까 싶다.

남편에게 떳떳하게 얘기할 수 있게 되었어요

한편 또 다른 긴장과 당당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 정미숙 님(가을불교대학 담당)의 이야기도 있다.

'JTS 거리모금을 하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어쩌지? 모금 잘 안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으로 항상 긴장 속에 참여를 했어요. 밖에서 종교활동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남편에게 거짓말을 하고 나와야 하는 마음도 늘 불편했어요. 국제구호단체라고 하지만 정토회 소속이니 종교활동으로 보는 남편의 생각이 이해되지만, 배고파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친구와 차 한잔 하고 온다고 거짓말을 하고 거리모금에 참여하곤 하였지요.

이런 정미숙 님에게 이번 거리모금은 다르게 다가왔다고 한다.

남편에게도 떳떳하게 애기하고 거리모금 하고 나서 찍은 사진도 보여주며 좋은 일 하는 부인이 더 예쁘게 보이지 않냐고 농담도 할 수 있었어요. 이젠 거리모금을 하면서 지인을 만나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 것 같아요
거리모금을 통해 당당한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함을 알게 되었다고 기뻐하는 모습에 관음보살의 미소가 한 가득 채워져 있는 듯 하다.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게 되었어요

가을불교대학을 다나며 처음 참여했는데 회사동료를 보고 몸을 돌렸다는 조연우 님(가을불교대학)의 이야기도 있다.

회사 근무를 마치고 서둘러왔지만 30분 가량 늦게 도착했어요. 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고 서 있는데 왠지 쑥스럽고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 때 바로 앞으로 회사 동료가 지나가는 거에요. 순간 나도 모르게 몸을 돌렸어요. 하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당신의 천원이 굶는 아이를 살릴 수 있습니다’ 하고 외쳐 보았어요. 조금 자신감이 붙었으나 여전히 적극적이지 못한 내 모습을 본 것 같아요.
회사에서 출발하기 전 거리모금 간다고 하니 회사동료가 모금함에 넣으라며 얼마를 주더라구요. 세상이 삭막하다 했지만, 그래도 세상은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모금에 참여해주는 지나가는 행인들의 따뜻한 마음이 내 마음속까지 전해졌던 것 같아요.

첫 거리모금에서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못하고 마무리하게 되어서 아쉬웠다는 조연우 님에게 진한 아쉬움이 배어 있었지만, 한편으론 세상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음이 무엇보다 소중한 선물일 것이다.

거리모금은 자신을 성장시켜주는 보약과 같은 선물

파주법당에서 떨어져 개원한지 불과 6개월만에 많은 불교대학 도반님들과 즐겁게 크리스마스 거리모금을 마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첫 소임을 맡아 긴장감을 도반들에 대한 믿음으로 극복한 도반님, <깨달음의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거리모금에 참여해 과거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 도반님, 종교활동을 싫어하는 남편에게 당당하게 거리모금 하는 부인이 예뻐 보이지 않냐고 말할 수 있게 된 도반님, 회사 동료 앞에서 작아지는 나를 경험했지만 세상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 도반님. 파주법당에서의 경험을 운정법당에서 잘 쓰이도록 배려하신 도반님의 공덕.
이 모든 이야기들이 산타할아버지의 선물꾸러미에서 나온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닐까? 거리모금은 그 자체로 아이들을 위한 선물이지만 수행자에게는 자신을 바라보고 자신을 돌이켜 더욱 성장하게 해주는 보약과 같은 선물인 듯 하다.

거리모금은 완벽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어요

날씨도 만만치 않게 추웠던 12월 25일. 임진강 강바람을 품에 안으며 시린 손으로 거리모금에 동참해준 운정법당 도반님들, 모금함에 작은 정성을 넣어주시며 밝게 웃어주시던 많은 시민들…
JTS 거리모금 캠페인은 우리 모두에게 완벽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기꺼이 할 수 있음을 깨닫고 도반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언제나 그렇듯… 2017년 크리스마스 거리모금 또한 그러했다.

글_ 전기돈 희망리포터 (일산정토회 운정법당)
편집_ 한명수 (인천경기서부)

[삶을 바꾸는 공부, 정토불교대학]
원서접수기간 : 2018. 3. 25 (일)까지

문의 : 02-587-8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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