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에서 나비가 빠져나올 때 힘겹지만 스스로 날개를 파닥거리며 움직여야만 날개에 힘이 생겨 창공을 날 수 있다고 합니다. 고난을 겪은 사람일수록 더 높이 비상할 수 있다는 역설적인 일화가 아닐까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며 보디 사트바의 삶으로 가고자 하는 원주법당의 이영옥 님을 소개합니다.

희망강연에서 스님(?)과 한 컷.
▲ 희망강연에서 스님(?)과 한 컷.

정토회를 알게 된 지 8년 차. 그 시간 동안 이영옥 님은 날개를 달고 서서히 날아오르고 있습니다. 다음은 이영옥 님과 지난 일을 회고하며 나눈 내용을 그분의 입장에서 정리한 글입니다.

추락을 경험하다

여러 지역에 공장과 사업체를 운영할 만큼 남편의 사업은 잘 됐었습니다. 그러나 주춤해진 건설 경기와 무리한 사업 확장으로 인해 회사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정토회를 만난 건 그때쯤입니다.
처녀 적 성당을 다녔던 저는 결혼을 하면서는 절에 다녔습니다. 남편은 전국에 여러 스님과 친분이 매우 깊었습니다. 남편을 쫓아 봉사도 하고 보시도 많이 했지요. 종교적인 갈등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사업이 기울면서 생긴 불안한 마음이 절을 다니고 명상센터를 찾아다니고 그 어디를 찾아가도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책 속에서 법륜스님을 알게 되고, 희망을 보았습니다.

한번 기울어진 사업은 끝없이 추락해 결국 부도를 맞았고, 집안의 물건들은 빨간 압류 딱지가 붙여졌습니다. 위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한 남편은 일주일이면 퇴원한다던 의사의 말과는 달리, 수술 부위의 상처가 덧나고 출혈이 생겨 한 달을 넘게 입원했습니다. 나는 그때 ‘남편을 잃는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 몸으로 남편은 법정에 서야 했습니다. 그동안 부자로 잘 살아왔었던 만큼 경제적인 고통도 우리 가족들에겐 더욱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일가친척들도 잘 살 때는 서로 왕래하며 친근하게 도움을 주고받았는데, 내 상황이 어려워지니 내 땅 잡고 돈을 좀 빌려달라는 말엔 다들 거절하고 왕래를 끊었습니다. 사춘기를 겪는 둘째 아들은 게임에 빠져 학교도 가기 싫다고 반항을 하고 “저 아이 꼴 보기 싫으니 기숙사 있는 학교로 전학을 시켜라!” 할 정도로 남편과 아들 사이마저 나빠졌습니다. 저의 심정은 막막함, 안타까움 그 뭐라 달리 표현할 길 없는 암흑이었습니다.

JTS 거리 모금 마치고. 오른쪽에서 두 번째.
▲ JTS 거리 모금 마치고. 오른쪽에서 두 번째.

날개를 달고 날갯짓을 시작하다

그때쯤 원주법당의 총무 소임을 맡고 있었습니다. 맡을 처지가 아니었는데 일할 사람이 없어서 억지로 맡겨진 소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힘들고 정신이 없던 시기이고, 또 처음 해보는 소임이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주변의 많은 도움을 받지 않았더라면 더욱 힘들었을 겁니다. 내 성격이 문제가 생기면 계속 그것만 생각하고 있는데, 힘든 시절 법당에 봉사하면서 바쁘게 보냈던 게 오히려 개인적인 상황에 더 도움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행복강연 봉사자들과 함께. 앞줄 오른쪽에서 첫 번째.
▲ 행복강연 봉사자들과 함께. 앞줄 오른쪽에서 첫 번째.

매일 300배 절을 했습니다. 관점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냥 절만 했습니다. 수행법회 참석하고 절하고... 그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이 편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이 더 나아진 것도 아닌데 절을 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고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지혜가 얻어진 것 같습니다.

제 마음이 편해지니 왕래가 뜸했던 친척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털고 먼저 연락하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은 ‘게임중독이 아니라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구나.’라는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고, 남편이 아이에 대해 묻는 말에 좋게 얘기하니 아빠와 아들 사이도 좋아졌습니다.

남편에게 늘 감사합니다. 큰 사업체를 운영하던 사람이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가족을 위해 대리운전도 하였습니다. 아직 월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지금까지 재판이 진행 중인 것도 있지만, 남편과 함께 일을 해서 이제 빚은 거의 정리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남편이 사업을 새로이 재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낯선 사람이 전화하고 문을 두드리면 아직은 무섭고 두렵습니다.
법당에서도 도반들에게 늘 좋은 마음만 올라오진 않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를 돌아봅니다. ‘상대방에게 바라는 마음이 있구나.’ 알게 됩니다. 그런 내 모습을 알아차리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정토회를 만난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울평화대회에서. 오른쪽 첫 번째
▲ 서울평화대회에서. 오른쪽 첫 번째

현재 이영옥 님은 원주법당의 지원팀과 수행법회 담당자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이영옥 님을 인터뷰하며 어려움 속에서 아름답고 단단해진 모습이 마치 번데기에서 나비로 날아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영옥 님께 힘찬 응원을 보냅니다.

글_조연서 희망리포터(원주정토회 원주법당)
편집_전선희(강원경기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