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가까이 수행자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아무리 스님의 말씀이 감로수와 같고 도반들의 나누기에서 위로와 희망을 얻는 정토회라지만 인간의 업식인 게으름과 나태 앞에 굴복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김천법당의 터줏대감으로 18년을 한결같이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고 계신 신정덕님의 말씀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해봅니다.

천일결사 맞이봉사 중인 신정덕님 (앞쪽)
▲ 천일결사 맞이봉사 중인 신정덕님 (앞쪽)

어떤 인연으로 정토회를 알게 되셨는지요?

결혼하고 나니 어렵게 자란 탓인지 금전에 대한 애착이 남달리 많은 남편과 잦은 다툼이 있었어요. 저는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속앓이를 하면서 착한 여자로 살았죠. 그러다 지인과 부동산에 작은 투자를 했는데 그만 부도가 나고 말았어요. 남편은 약주만 하면 그 투자한 돈 때문에 자주 질책을 했어요. 그날도 금전 문제로 다투다가 참고 참았던 화가 터져서 바람도 쐴 겸 지인 집에 갔다가 지인이 다니는 법회를 따라가 스님을 만났죠. 법회가 끝나고 스님과 면담을 하니 나의 고달픈 인생을 아셨는지 3년을 이곳에서 살라고 하셨어요. 사흘동안 만 배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 상주하는 사람은 만 배를 해야 하는 법당의 규칙이라고 했어요. 만 배를 하면서 고통 속에서도 작은 깨달음이 왔어요. 남편에 대한 고마움이 느껴졌어요. 보통은 만 배를 하면 집으로 도망가는데 만 배를 한 기념으로 스승님이 되어준다고 했지요. 서초법당 불사팀에서 공양 봉사를 했지요. 그러던 중 깨달음의 장에 가서 아무것도 아닌 나를 알았고 세상이 다르게 보였어요.

달라진 것 없는 남편과의 생활이었지만 순간순간 나를 돌아보는 힘이 생겼는지 마음은 한결 편해졌어요. 정토회 행사는 남편 눈치를 봐 가며 서울로 가서 참석하고 불교대학과 경전반은 서울에서 이수해서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불법을 더 배우고 싶어 2002년부터 야간에 대구법당을 다니며 졸업을 했어요. 그리고 2003년 금강행자로 김천에서 드디어 가정법회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그때는 스님의 말씀이 너무 좋아 법문 좀 들으러 오라고 홍보를 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도 받았지요. 야간에 혼자 법당 문을 열고 법문을 들으면 이 좋은 말씀을 여러 사람이 함께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많았어요. 지금은 법륜스님 하면 모르는 사람 없이 유명해지셨지만…….

수행이 힘들거나 부담스러울 때는 언제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아들의 사업 실패로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법회가 잘되지 않아 거의 혼자 하다시피했어요. 2013년 법당소임을 내려놓고 보니 소중한 보물을 잃어버린 것 같아 허전했어요. 모든 것이 싫더라고요. 그래도 오랜 세월 동안 해오던 습관 덕분에 기도는 계속했어요. 어느 날 기도를 하다가 법당을 내 것이라고 생각 했구나 라는 깨달음이 있었고 집착하고 있는 나를 본거죠. 그걸 알고 나니 모든 것이 편해지고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자유롭고 걸림 없는 참자유를 얻었죠. 스승님으로부터 수없이 들은 그 말씀이 혼자 많이 아픈 체험 뒤에 온 깨달음이랄까? 지금은 아주 자유로워요. 돌아보면 정토회는 내 삶의 전부였어요. 만약 정토회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처럼 자유롭고 행복하지 않았을 겁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부처님법과 스승님의 말씀을 믿고 따르는 것이 중요해요. 수행생활이 힘든 때가 있더라도 기도는 꼭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스스로 극복하는 힘이 생겨요. 결국 세상 모든 괴로움이 내가 나를 괴롭히기 때문이라는 진리를 잊고 살기 때문이 아닐까요?

연등만들기 봉사에 참여(가운데)
▲ 연등만들기 봉사에 참여(가운데)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지요?

지금 정토회 대의원 소임을 맡아 작은 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사람, 초심자의 불편하고 부담되는 점 등을 수정 보완 건의하는 법당의 소리꾼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스님의 좋은 법문 듣고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스님에게 받은 은혜를 갚는다는 마음으로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수행 보시 봉사를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어요.

봄 햇살이 환한 4월, 한편의 드라마를 쓰는 듯이 살아온 날들을 이야기하는 일흔 살을 넘어선 신정덕님의 웃는 모습이 열일곱 소녀처럼 환합니다. 아마도 업식에 부딪힐 때마다 알아차리고 놓아버리는 연습을 많이 한 수행자여서 그런 것이 아닌가 하고 추측을 해봅니다. 아울러 나는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도 생각해봅니다.

글_ 곽길선 (김천법당 희망리포터)
편집_ 박정미 (대경지부 편집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