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껏 떨어진 기온만큼인 요즘 사람들의 마음에도 온기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2014년 5월 이후 꾸준히 매일 아침 5시 관악 법당에서 기도로 아침을 열어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2015년 경전반을 졸업하고 여러 소임을 맡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시는 관악법당의 윤옥희님의 수행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연일 터지는 여러 가지 세상 일들로 각박하지만, 도반님의 이야기로 마음이 따듯해지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자, 마음이 데워질 준비 되셨나요?

희망리포터 : 정토회에 처음 어떻게 알게 되었나요?

윤옥희님 : 개인적인 힘든 일로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교회에도 다녔습니다. 우연히 불교TV 방송을 보다가 불교가 미신적 종교가 아님을 알게 되었고, 불교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그 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보게 되었고요.

몇 해 전에 스님의 즉문즉설을 한번 본적이 있었는데요, 그땐 '나도 저렇게 말은 할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스님의 법문을 들으면서 마음에 빛이 들어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잠들기 전엔 ‘내일은 어떤 말씀을 듣고 현명해질 수 있을까?’ 기대되는 마음에 설레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없는 시간을 쪼개어 큰마음 먹고 정토 불교대학에 입학했는데 첫 수업 날 불교의식과 타 종교에서 본 듯한 모습에 크게 실망해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집과 직장만 시계추처럼 다니던 엄마가 처음으로 다른 곳을 가는 것이 궁금했는지 아이들은 집에 오자마자 ‘불교대학’이 어땠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차마 다니고 싶지 않다는 말을 못해서 격주로 그것도 가능한 한 늦게 수업에 출석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 10월에 우리 동네 관악에서 스님의 행복강연 ‘즉문즉설’이 있었습니다. ‘내가 졸업은 못하더라도 스님의 즉문즉설은 꼭 한번은 직접 들어봐야겠다.’ 하는 마음으로 봉사자로 참여했습니다. 즉문즉설에서 질문자에게 해주신 스님의 명쾌한 답변은 제 마음을 감동하게 했고, 그 여운으로 크게 발심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가을 불교대학교 저녁반 남산순례 (왼쪽 첫 번째 윤옥희님)
▲ 2016년 가을 불교대학교 저녁반 남산순례 (왼쪽 첫 번째 윤옥희님)

희망리포터 : 정토회를 만나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윤옥희님 : 불법을 만나서 달라진 점은 친정아버지를 이해하게 된 것과 제 아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 제가 느꼈던 친정아버지는 철저히 자기만 아는 분이었습니다. 술을 핑계 삼아 본인 속내를 드러내며 화풀이를 하시면 가족들은 아버지 눈치를 보았습니다. 그래서 술에 취한 것 같으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저는 솔직한 마음으로 ‘이제 끝이구나, 눈치 안 보고 마음 편히 살겠구나!’ 했습니다.

그렇게 싫어하던 아버지인데, 불법 공부를 하면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처지, 상황’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나 스스로 ‘아버지’라는 상을 크게 지어놓고 그 기대에 못 미치는 아버지를 원망하며 괴롭게 살아왔음을 알아차리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측은하게 느껴졌고, 원망했던 마음 대신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의 변화가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졌습니다. 아들을 보는 마음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이웃집 아줌마 관점에서 아들을 보았다면, 이제는 오로지 엄마의 마음으로 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희망리포터 : 매일 아침 기도를 법당에서 꾸준히 하고 계신 데요. 처음에 어떤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윤옥희님 : 2014년 5월, 깨달음의 장에 다녀온 후 바로 다음날부터 5시 기도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지만, 처음엔 이것도 약속이니 그냥 한 번 해보자 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아침 시간을 여유 있게 활용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또한, 절하는 동안 나를 돌이켜 참회하고, 어제 상대 때문에 일어났던 화도 돌이켜보면 나로부터 일어났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기도 시작시간 새벽 5시, 제게는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고, 감사한 시간입니다.

희망리포터 : 매일 아침 기도의 고비 혹은 힘든 것은 없었나요?

윤옥희님 : 특별한 고비는 없었지만 잠의 유혹이 가끔 있습니다. 그때마다 ‘오늘 무너지면 내일도 무너진다.’라고 생각하며 잠의 유혹에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108배를 한 경험이 없어서 ‘절하는 것만 빼주면 다 할 수 있겠다.’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요즘은 ‘108배 정도는 할 수 있다’ 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하고 있습니다.

100일의 기도를 마칠 때를 미리 달력에 표시해 놓고 그날마다 스스로를 칭찬해 줍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들었던 스님의 법문은 처음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희망리포터 : 겨울에는 새벽 시간이 많이 어두울 텐데 무섭지는 않나요?

윤옥희님 : 매일 아침 걸어서 법당까지 집에서 약 20분 정도 걸립니다. 가끔 술 취한 사람들과 마주칠 때도 있지만, 기도 후 가벼워진 마음과 바꿀 수 없습니다.

희망리포터 : 지금 관악법당에서 현재 어떠한 활동을 하고 계시나요?

윤옥희님 : 2016년 가을불교대학 저녁 부담당, 부분적으로 회계담당, 그리고 천일결사 모둠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쭈뼛거리며 뒤에 머무르는 성향이 있어서 물러서기도 하고 때론 부딪혀가기도 하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불교대학 부담당 소임을 하면서는 예전에 불교대학을 다니며 내가 느끼고 좋았던 것처럼 우리 신입생 도반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빨리 보고 싶은 욕심에 실수하기도 하지만 돌이켜 참회해가면서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2016년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신입생 입학식(첫번째 줄 맨 왼쪽 윤옥희님)
▲ 2016년 가을불교대학 저녁반 신입생 입학식(첫번째 줄 맨 왼쪽 윤옥희님)

희망리포터 : 정토회는 나에게 무엇인가요?

윤옥희님 :'너도 좋고 나도 좋다.'는 말이 개인적으로 저는 참 좋습니다. 정토회는 나에게 이것을 조금이나마 배우고 실천하고 경험해서 스스로 체득하게 해주는 곳입니다. 잠자고 있는 땅속 씨앗들을 세상 밖으로 새싹이 돋아나게 도와주는 곳. 그런 곳이라는 믿음이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게 한 것 같습니다.

현재 고3인 딸을 제외하고 남편과 아들 그리고 저 모두 정토회에서 공부하고 있습니다. 서로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며 고집부릴 때도 있고 부처님 법을 인용해서 자기를 합리화시키기도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 속에서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면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처음과 비교해 보면 아주 큰 변화입니다.

해가 세상을 비출 때 편견과 차별 없이 공평하게 비추듯이 너와 내가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평등하고 공평한 살기 좋은 정토세상을 만드는데 잘 쓰이고 싶습니다

 2016년 2월, 봄불교대학 남편의 졸업식, 아들과 셋이서
▲ 2016년 2월, 봄불교대학 남편의 졸업식, 아들과 셋이서

윤옥희님은 힘들게 졸업한 가을불교대학과 달리 경전반은 단 한 번의 특강만을 빼고, 모두 출석하여 졸업식에서 정근상을 받았습니다. 2015년 봄에는 남편도 봄불교대학에 들어와서 현재 2016년 봄경전반에 재학 중이고, 아드님은 서초 청년회 활동을 하다가 현재 군 복무 중입니다. 모두 자랑스러운 정토가족이지요. 윤옥희님의 매일 아침을 여는 기도가 가족들을 모두 정토회로 이끄는데 이바지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제가 관악법당의 희망리포터를 하기 전까지 약 2년간 윤옥희님이 희망리포터로 활동해 주셨습니다. 윤옥희님 말씀처럼 어제와 오늘은 그리 큰 차이는 없지만, 불법을 만나기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아주 크게 변화한 것입니다. 너와 나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되길 기도합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이상 따듯한 관악 소식이었습니다.
2016년 관악 법당의 소식을 마무리하며...

글_박성희 희망리포터(서울정토회 관악법당)
편집_권지연(서울제주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