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김천은 불교대 입학생 모집을 위해 땡볕을 거울삼아 홍보활동을 한 조한석 님 외 일 천여 명 시민들이 매일 김천역에서 촛불을 밝힙니다.

뜻은 모르고 엄마 손에 이끌려 왔지만 커서 뿌듯하겠지요?
▲ 뜻은 모르고 엄마 손에 이끌려 왔지만 커서 뿌듯하겠지요?

유난히도 무더웠던 올해 여름, 그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평화를 갈망하는 촛불이 평화동 김천역 광장에 켜집니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평범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냥 열심히 일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안고 살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사드가 배치되는 성주 골프장은 행정구역상 성주지만 김천과 바로 인접해 있습니다. 사드가 배치되면 이곳 김천의 청정한 공기가 자두와 포도가 사드 김천, 사드 포도, 사드 자두라는 이름으로 괴물 취급을 받게 될 두려움에 시민들은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일 밤 아기 엄마들은 아기를 둘러업고 가족과의 오붓한 시간을 반납하고, 젊은이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쑤시는 뼈마디를 달래며 말없이 아스팔트 농사를 지으러 그곳으로 모입니다. 김천법당 도반도 김천 시민이기에 뜻을 같이하는 분들은 밤마다 김천역 광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엄마와 함께 역사적 현장에 온 어린이.
▲ 엄마와 함께 역사적 현장에 온 어린이.

한 도반과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와요. 아기 엄마들. 처음에는 할머니들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할머니들도 많이 오세요. 통일을 위해 북한과 대립하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해요. 폭력과 대립 싫고 평화 통일을 원해요. 지금 북한은 수해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도와주고 싶어도 정부에서 못하게 하니 도울 수가 없다고 하니 안타까워요.
지금 성주든 김천이든 우리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심정으로 싸우는 건 아니에요. 우리나라 어디든 사드가 들어오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모이는 거예요.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도 함께 해주면 좋겠어요. 집회에 함께 하지 못하면 후원을 할 수도 있어요. 투쟁기금도 필요하니까요. 우리나라에서 사드를 배치 안 한다고 할 때까지 함께 할 거예요."

평생 잘 살다가 사드 배치로 터전을 잃게 된 할머니
▲ 평생 잘 살다가 사드 배치로 터전을 잃게 된 할머니

김천 시민들 목소리를 담아 봅니다.

자유 발언 시간에 팔십 평생 살면서 남의 앞에 서서 마이크를 처음 잡아보신다는 할아버지께서
“땅만 파며 열심히 살았는데 사드 배치가 웬 말입니까? 나는 이제 죽어도 괜찮지만 저 어린 손주 녀석들은 어쩌란 말입니까?”
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실 때 “맞습니다.” 라고 외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또 아이를 등에 업은 젊은 새댁은 “빚내서 산 집이 똥값이 될까 두렵습니다. 돈 있는 사람들은 팔고 다른 곳으로 가면 되지만 저는 이곳을 지켜야 합니다.” 평범한 시민들의 절규가 촛불을 흔듭니다.

김천 시내에 물결치는 현수막
▲ 김천 시내에 물결치는 현수막

시내 곳곳에는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으로 도배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흉흉한 이야기들로 어둡기만 합니다. 매일 저녁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어린 아이들이 돗자리 위에서 어른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제는 제법 분위기를 알았는지 함께 목소리를 높이며 촛불도 흔듭니다.

김천역 광장을 평화로 물들이는 촛불
▲ 김천역 광장을 평화로 물들이는 촛불

이런 까닭인지 입학생은 한 명밖에 오지 않아 2016년 가을 불교대는 개설되지 못했지만, 어서 빨리 평화롭던 일상으로 돌아가 많은 이들이 부처님 말씀 들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글_곽길선 희망리포터(김천법당)
편집_도경화(대경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