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제주지부]

나도 좋고, 정토회도 좋고, 이 겨레도 좋은 길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천일 정진 이야기

 

지난 127일에 수도권 저녁부에서 2통일정진이 있었습니다. 이 날 발표한 두 분의 소감문을 2주에 걸쳐 소개합니다

▲ 새벽시간에 통일 정진을 하는 고정석 님

 

_고정석(서울제주지부 사무국 저녁팀)

 

통일을 꼭 해야한다, 꼭 이뤄야겠다, 이런 무거운 마음으로 정진을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스님이 통일이라는 대업에 대한 커다란 서원을 세우고, 함께하자고 하셔서, 미약하지만 나의 조그마한 정성을 보태자는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역시 가벼운 마음입니다.

 

통일은 이루자, 해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이루고싶다, 이뤄야겠다는 탐심을 내기 시작하면, 언제 이뤄질지 모를 통일에 대한 막연하고 아득한 그리움이, 또다시 가슴 먹먹함으로 바뀌며 왜 이렇게 안되지? 하며 진심이 나고 결국 포기하거나 무관심해 질 것 같았습니다.

 

내가 개인적으로 세운 조그마한 염원들도, 부지런히 수행정진하지 않으면, 그 안에서 쉽게 오르락 내리락, 세웠다 부쉈다, 발심했다 포기했다를 반복하는데, 어째서 통일이라는 대업을 그렇게 간단히 생각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나도 좋고, 정토회도 좋고, 이 겨레도 좋고 이런 뜻으로 수행삼아 정진을 신청했습니다.

 

통일학교 수료하고, 통일의병이 되었으니 커다란 방향은 숙지했고, 목탁은 처음이라 관음정근 목탁 교육도 받고 이왕이면 릴레이에 보탬이 되고자 새벽 심야 시간에 신청을 했습니다.

 


문희수 님의 지도 하에 처음 목탁 교육을 받았던 날  

 

심야 정진도 제법 할 만합니다. 다음날 좀 피곤하긴 하지만 어설프게 용맹정진의 흉내도 내 볼 수 있고, 1층 법당의 아드막히 낮춰진 조명 속에서 환히 밝혀진 불단과 부처님을 보고 있으면, 산사에 와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일찍 나오면 다른 도반의 관음정근을 듣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사람마다 목소리도, 멜로디도, 발음도, 목탁소리도 모두 다릅니다. 구성진 염불을 들으며 절을 하고, 그 다음, 릴레이에 동참합니다.

 

통일이 언제 올 지 모른다는 건, 정말 말 그대로 언제 올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아득하게 멀었다는 뜻이 아니라, 안 온다는 뜻이 아니라, 그저 언제 올지 모른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함께 하기로 약속한 1000일의 정진이 끝나도 안 올 수 있지만 이제 남은 900일이 채 지나기 전에 갑자기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2016년 중에 올 수도 있겠죠.

 

통일이 어느 날 갑자기 급작스럽게 다가온다면 아마도 정토회가 해야할 일이 많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 통일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소임은, 통일이 이루어지도록 애쓰는 게 아닙니다. 그저 언젠가 다가올 통일을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조금 일찍 시작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통일을 자식이라 생각하고, 내 맘껏 안된다고 마음 졸이지 않고, 스스로 철이 들 때까지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이순간 통일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일은 어디 가서 통일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주변을 설득하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본업에 충실하며 1000일 정진에 가벼운 마음으로 동참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통일에 관한 전문가들, 박사님들, 교수님들이 열심히 하고 계십니다. 이분들이 바른 가치로 통일 실현을 위해 노력하실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실어드리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정진합니다.

 

이렇게 지금 하고있는 통일정진은 누군가를 위해 하고 있지 있습니다. 그저 내 자신을 위해, 내 일처럼 즐겁고 가볍게 하고 있을 뿐입니다. 통일이 된다면, 누구보다 기뻐할 것이고, 늦어진다고 실망하지 않습니다.

 

통일을 위해 애쓰지도 않을 것이고, 기대를 버린다고 무관심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오길 염원하나 안와도 실망하지 않는 마음을, 그 중도의 마음을 유지하고자 오늘도 법당에 나옵니다.

 

그래서 이제는 평소 통일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있진 않더라도, 주변이나 방송에서 통일이라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관점이 딱 잡힙니다. 막연히 통일은 대박이다, 또는 통일은 비용이 많이 든다는 주장들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관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1000일이 지나있으면, 과연 제 개인은 어떻게 변해있을까요? 그리고 세상은 어떻게 달라져있을까요? 사뭇 기대가 됩니다

 


▲ 제2차 수도권 정진에서 소감문 발표를 하는 고정석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