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1천 6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새벽 4시 30분, 서울 정토회관에서 대중과 함께 새벽 예불을 올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루 종일 평화재단에서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 및 회의를 했습니다. 점심 때는 잠시 휴식 시간을 활용해 미소원 8주년 기념을 축하하는 인터뷰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습니다. 2002년 미소원 장유정 원장님이 JTS 북한 어린이 돕기에 동참한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2000여 만 원의 후원금을 인도 JTS 결핵환자 퇴치, 핸드 펌프 사업 등에 기부해 주었습니다. 스님은 3분 영상 속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오후 6시에 저녁 강연이 열리는 성남시로 향했습니다. 성남 아트센터에 도착해 성남시장 은수미 님과 잠깐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입장했습니다.

청중은 박수로 환영해주었습니다. 먼저 은수미 님이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6백 석 규모였던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스님을 모셨는데 반은 돌아가셔야 했어요. 이 곳이 지금 성남 시에서는 가장 큰 공간입니다. 돌아가셔야 했던 분들에 대해서 스님이 너무 안타까워하셔서 아트센터에서 다시 스님을 모시게 됐습니다. 즉문즉설 강연을 위해서라도 컨벤션 센터를 지어야겠어요.(모두 웃음) 요즘 마음이 아픈 분들이 참 많으신 것 같아요. 시민들에게 많은 위로와 힘이 되어주시는 스님, 항상 감사드립니다. 저도 오늘 끝까지 같이 듣겠습니다. “

오페라 하우스 1층, 2층, 3층까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연인, 부부, 친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어우러져있었습니다. 큰 박수 속에서 스님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 좋은 가을 저녁에 여러분 뵙게 돼서 감사합니다.”

스님은 질문을 받기 전 ‘수행이란 건강한 사람이 오래 걸려서 나을 마음의 병을 빠르게 낫도록 하는 자가치료’이니, 의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병원에 가야 한다고 미리 일러주었습니다.

“제가 대화를 하다가 ‘병원에 가보세요’ 이러면 기분 나빠하지 마세요. (모두 웃음) 결벽증이든 우울증이든 분열증이든 조현병이든 정신적인 질환은 약물치료나 상담치료를 받아야 해요. 저는 의사도 아니고 상담사도 아니잖아요. 여러분을 진실의 세계로 인도하는 사람이지, 의사가 아닙니다. 진실을 깨우치게 되면 이런 병이 낫는 경우도 물론 있어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제가 말을 좀 함부로 하죠?”

“네!” (모두 웃음)

“저는 아무 사심 없이 얘기하는데 가끔 상처를 받는 사람이 있어요. 저는 쓰다듬어 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하다면 송곳으로 사정없이 찌르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죠?”

“네.”

“그래서 질문을 하려면 따끔한 맛을 보는 것을 좀 각오하고 질문해야 해요.” (모두 웃음)

동생에게 화를 내는 게 고민이라는 어린이부터 청년, 중년, 노년까지 다양한 분들이 질문을 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웃음을 주었던 60대 남성과 스님의 대화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언제쯤 여자 생각이 끊어질까요?

“10여 년에 제 잘못으로 이혼을 당하고 혼자 삽니다. 너무 괴로워서 몇 년 전에 장모님한테 한 번 찾아갔더니 전처의 전화번호를 주셨어요. 그런데 전처가 ‘우리는 같이 살기 힘드니까 연락하지 마라’고 해서 연락을 안 했습니다. 딸들도 성인이 됐는데 연락을 안 하고 있어요.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어요. 항상 달을 보면서 딸들이 남한테 욕먹는 일 없이 행복하게 잘 살기를 빌었어요.

최근에 장모님한테 다시 전화를 해보니까 저에게 ‘혼자 어떻게 사냐’며 ‘장가가라’라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다른 여자하고 사느니 원래 여자 하고 사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간절히 빌고 절에도 다니고 있지만, 도무지 연락할 방법이 없습니다. 법원에 가봤더니 자식이 부모를 찾으면 정보를 공개해주지만, 부모가 자식을 찾는 것은 법이 바뀌어서 허락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연락을 포기했습니다. 전처와 재결합을 할 수 있을 것 같은지 못하겠는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안 된다고 하시면 저도 깨끗이 포기를 하겠습니다.” (모두 웃음)

“포기하세요.” (모두 박수)

스님의 첫마디부터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여자가 싫다는데 왜 주위를 빙빙 돌고 있어요? 상대가 싫다고 하면 ‘안녕히 계십시오’ 하고 헤어져야죠.”

“매제도 자기 같으면 벌써 끝냈다며 왜 끝난 상대를 자꾸 생각하냐고 하더라고요. 제가 좀 여성스러운가 봅니다. (모두 웃음) 그럼 포기하겠습니다!”

“여자를 무시해도 분수가 있죠. 그런 걸 누가 여성스럽다고 그래요? (모두 웃음) 그건 포기가 아니에요. 포기는 권리가 있는 것을 버릴 때 ‘포기’라고 해요. 질문자한테 아무 권리가 없잖아요. 무슨 ‘포기’ 같은 소리를 하고 그래요? (모두 박수)

자기가 미련이 남아서 ‘포기한다’라고 표현하면서 마치 대단한 결심을 한 것처럼 말하네요. 질문자는 애초에 권리가 없다니까요. 이혼하고 10년이 지났잖아요. 질문자의 행동은 싫다는 사람한테 가서 치근덕거리는 거예요.”

“아, 그러면 도저히 해결이 안 될까요? 그 여자는 저를 원치 않을까요?” (모두 웃음)

“정 그러면 죽을 때까지 한 번 기다려 봐요. 여든 살쯤 됐을 때 불쌍하다고 또 부를지도 모르죠.” (모두 웃음)

“그러면 일단 포기하겠습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스님이나 신부님들이나 저나 똑같은 인간이고 남자입니다. 그러니 식욕, 성욕, 명예욕, 물욕 같은 욕구가 다 있습니다. 저는 올해 환갑인데도 솔직히 여자가 그립고, 여자하고 같이 잠도 자고 싶고, 밥도 먹고 싶습니다. 그 생각 때문에 번뇌가 심해서 절에 갔거든요. 이 욕구를 어떻게 버릴 수 있을까요?”

“안 버려도 돼요. 자연스러운 거예요.” (모두 웃음)

“아니, 너무 괴로워서요.”

“여자를 만나면 되잖아요.”

“여자와 인연이 안 된다니까요.”

“전처 말고 다른 여자를 만나면 되죠.”

“그게 인연이 안 되니까요.”

“인연이 안 되긴요, 눈이 높아서 못 만나는 거죠. 무슨 ‘인연’ 같은 소리를 하고 있어요? ‘인연’이란 말을 그렇게 아무 데나 쓰면 안 돼요. 질문자가 올해 60살이라고 했죠? 그러면 혼자 사는 75살 할머니한테 한 번 얘기해 보세요. 그래도 정말 안 될까요? 자기는 60살이나 되면서 상대는 40살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인연을 찾으니까 못 만나는 겁니다.” (모두 웃음)

“저도 마음을 비워서 ‘61살 이하면 된다’ 이런 마음을 먹고 있어요.”

“61살이 아니라 ‘75살 이하면 된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라니까요.” (모두 웃음)

“그래서 오늘 스님 책을 샀습니다. 제가 절에 다니는데 자주 마주치는 여자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여자를 여인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여자가 여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이 책을 주려고 샀습니다. 책을 줘야 합니까, 말아야 합니까?”

“안 줘야죠.” (모두 웃음)

“그 여인도 제가 자기를 좋아하는 줄을 알고 있거든요. 농담이 아니고 진짜 괴롭습니다. 여자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는 방법 한 가지만 가르쳐주십시오. 몇 살이 되면 여자 생각이 안 납니까? 80살 먹으면 괜찮아집니까?”

“숨이 넘어갈 때까지 여자 생각은 나요.” (모두 웃음)

“알겠습니다.”

“저렇게 양다리 걸치면서 연락을 하니까 상대가 연락을 안 받죠. 지금 이혼을 한 상태잖아요. 옛날에 내 부인이었다 하더라도 이혼을 했으면 이제 딴 사람이에요. 그런데도 자꾸 ‘내 부인이다’ 이러는 건 집착이에요. 옛날에 내가 사장이었지만 부도가 나서 지금은 막노동을 하고 있다면 지금은 사장이 아니에요. 그런데 늘 술만 먹으면 ‘나도 한때 잘 나갔어!’ 이러는 것과 같아요. 옛날에 내가 장관이었으면 그건 그때 얘기지, 은퇴했는데 아직도 목에 힘주고 장관 흉내 내면 안 되잖아요.

스님이 환속한 경우도 마찬가지예요. 한때 스님을 했지만 지금은 머리 길러서 결혼하고 살면서도 계속 사람들을 만나면 자기가 스님인 줄 알아요. 스님들이 결혼해서 잘 못 사는 이유가 이것 때문입니다. 스님 생활을 할 당시에는 상대 여성이 그가 스님이어서 좋아한 것이거든요. 겉에서 스님을 보면 훌륭해 보이잖아요. 그런데 하룻밤을 딱 자고 나서 보면 그냥 남자일 뿐이에요. 훌륭한 스님이라고 생각했는데 짜증도 내고 성질도 내요. 똑같은 남자니까 당연한 거거든요. 사람이 원래 그렇다고 생각하면 실망할 일도 없을 텐데, 기대가 너무 크다 보니 실망이 큰 거예요.

스님 입장에서도 실망이 커요. 여자가 ‘스님, 스님’ 하면서 따라주니까 평생 신도처럼 자기를 받들어줄 줄 알았던 거예요. 그런데 하룻밤 자고 나면 신도가 아니라 아내처럼 행동하거든요. 그래서 갈등이 심합니다. 이게 다 꿈속에서 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에요.

일단 헤어졌으면 미련을 딱 끊어야 해요. 친구로서 지낼 수는 있겠죠. 미련을 가지면 친구가 되기 어려워요. 끈적끈적하기 때문이에요. 미련이 딱 끊어지면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가 있어요. 상대가 친구로 지내자고 하면 친구로 지내고, 재결합하자고 하면 재결합을 해도 돼요. 그러나 내가 아무리 좋아도 상대가 싫다고 하면 안 돼요.

그리고 아이들도 성인이 됐기 때문에 내 마음대로 만날 수는 없습니다. 부모로서 자식을 볼 권리는 자녀가 미성년이어서 부모가 피보호자일 때 해당되는 얘기지, 자녀가 스무 살이 넘었으면 부모에게 권리가 없어요. 모든 권리는 본인에게 있는 거예요. 내가 누구든지 안 만나겠다면 안 만날 권리가 있습니다. 아버지라도 자꾸 가까이 접근하고 찾아가면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미련을 너무 갖지 마세요.

그렇다고 내가 아버지로서 잘못했다는 죄의식을 가질 필요도 없어요. 사람은 같이 사는 게 좋으면 같이 살고, 헤어지는 게 좋으면 헤어지는 것일 뿐이에요. 그리고 이미 애들이 다 커버렸잖아요. 잘 살든 못 살든 자식이 스무 살이 넘어버렸으면 그건 내가 관여할 일은 아니에요.

질문자가 좋아하는 여성이 있으면 고백을 하세요. 일단 여자 친구로 지내고, 또 여자 친구를 넘어서서 결혼까지 할 수 있으면 결혼을 하고요. ‘인연이 안 닿는다’ 이런 말은 굉장한 욕심꾸러기가 하는 말이에요. 말 탄 왕자가 나타나기를 늘 바라면서 ‘인연이 아직 안 닿는다’라고 말하거나, 공주가 나타나기를 바라면서 ‘인연이 안 닿는다’라고 말하는데, 그건 다 욕심입니다. 인연은 별 게 아니에요. 손을 탁 잡아서 같이 살면 내 인연이에요.” (모두 웃음)

“그것도 인연이 있어야 만난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잘못 이해한 거예요. 인연이란 말을 자꾸 운명적으로 해석해서 그래요. 서로를 이해 못하고 갈등이 생기면 헤어질 인연이고, 서로 좋아하면 만날 인연인 거예요. 만남이 오래가려면 내 주장을 좀 죽이고 상대를 이해하고 맞춰가며 살아야죠. 본래부터 서로 잘 맞는 인간은 없어요. 그러니 서로 맞추고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상대가 나한테 딱 맞춰주면 ‘내 인연이다’ 이렇게 말해요. 그 상대는 맞춰준다고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러니 ‘내가 맞춰야 한다’ 이런 관점을 가지는 게 좋아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그 여인에게 선물을 해야 합니까, 안 해야 합니까?” (모두 웃음)

“선물하지 마세요. 우선 질문자부터 그 책을 읽으세요. (모두 웃음) 책 선물에는 좋은 의미도 있지만, 지금 질문자는 ‘책 보고 깨우쳐서 나를 좋아해라’ 이 심보로 선물하려는 거잖아요. 그러면 안 돼요. 내가 읽고 내가 깨우쳐서 상대를 이해하는 자세를 갖는 게 더 중요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모두 박수)

솔직한 질문자 덕분에 참 많이 웃었습니다. 청중은 박수를 치다 못해, 온몸을 흔들며 웃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유방암 3기에 걸린 여동생을 지켜보기 힘들어요.
  • 스님께서 ‘인생은 열심히 살 가치가 없다’고 하셨는데, 무슨 뜻인가요?
  • 남편과 애정 없이 아이 때문에 살고 있어요. 아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참고 살아야 할까요?
  • 동생에게 화를 내고 나면 죄책감이 들어요. 어떻게 하면 동생에게 화를 안 낼 수 있을까요?
  • 새벽마다 108배를 하며 자식들도 깨달음의 길을 걷게 해달라고 기도를 하는데, 제 욕심으로 기도하는 걸까요?
  • 어릴 때 왕따를 당해서 10년 전부터 조현병이 발병했습니다. 병이 있지만 제 앞가림을 하고 싶은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야 할까요?
  • 산후우울증으로 약물치료도 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많이 좋아진 줄 알았습니다. 남편과 아이에게 감정조절이 안 될 때가 있어요. 병원에 가야 할까요?
  • 최근에 우울증이나 트라우마가 있는 사람 뇌에 작은 칩을 심어서 전류를 보내서 치료하는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해탈도 과학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종교가 어떻게 될까요?
  • 올봄에 시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비슷한 시기에 임신을 했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주말마다 시아버지 간병을 도왔습니다. 결국 시아버지는 돌아가셨어요. 저는 장례식장에서도 무리를 했고 유산을 했어요.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무리해서 한 게 너무 후회되고 말리지 않은 남편이 원망스러워요.
  • 17년 전에 이혼을 했어요. 딸이 이제 27살인데 저를 만나고 싶지 않아 해서 이혼한 후로 한 번도 못 만났어요. 제가 폐암 4기인데, 딸을 한 번도 못 보고 죽으면 딸에게 너무 미안할 것 같아요.
  • 마흔이 넘은 딸, 마흔이 가까운 딸 둘이 결혼을 안 해서 걱정이에요.

두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쉬지 않고 10명의 질문을 받았지만 5명이 아직 남았습니다. 스님이 질문을 못 받은 다섯 명의 이름을 불러주며 사과를 했습니다.

“5명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첫째, 내가 행복하고 둘째, 세상에 대한 정의감이 필요하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습니다.

“살다 보면 늙을 수도 있고, 병들 수도 있고, 누가 죽을 수도 있고, 부도날 수도 있고, 아이가 말을 안 들을 수도 있어요. 마치 날씨가 궂은날과 맑은 날이 일어나듯 온갖 일이 일어나는데, 그 속에서도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날씨가 맑아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면 늘 날씨 때문에 짜증을 냅니다. 비 오면 우산 쓰고 나가고, 그렇게까지 나갈 일이 없으면 그냥 집에서 쉬면 돼요. 추우면 옷 한 벌 더 입고, 더우면 옷 한 벌 벗고, 해 나면 양산 쓰고, 더 더우면 안 나가면 돼요. 이런 식으로 기후에 맞춰서 자기가 선택하고 살아가는 거지, 날씨 탓을 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예요.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문제를 가지고 남을 탓해봤자 해결이 안 돼요. 그러니 첫째, 자기가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둘째, 우리 주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해요. 차별이 있는 것보다는 없는 게 낫잖아요. 남녀차별, 신분차별, 인종차별, 종교차별, 성애에 대한 차별 등 다양한 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빈부격차도 너무 크면 사회가 혼란스럽습니다. 이런 세상의 불평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세계시민이 되려면 세상에 대한 정의감이 좀 있어야 해요.

그런데 지구 전체적으로 제일 위급하고 우리가 정의감을 갖고 꼭 해결해야 할 일은 환경 문제입니다. 누가 누구와 결혼하느냐, 우리 딸 결혼할 수 있느냐, 이런 건 지금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모두 웃음) 지구 온난화 현상은 지금 우리 모두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나라 사이에 경쟁한다고 이 문제를 외면하고들 있어요. 미국하고 중국이 경쟁한다고 트럼프도 기후협약을 탈퇴해버리고, 중국도 계속 경제만 얘기하고, 우리도 덩달아서 경제만 얘기합니다. 지금 먹고살만하죠? 여기서 더 잘 먹고살면 비만밖에 안 생깁니다. 너무 ‘경제, 경제’ 하지 마세요. 지금의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우리가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줄이지는 못할망정 늘리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해요. 이제 더 이상은 헐떡거리며 살지 않아야 해요.

가치관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우리 모두가 공멸합니다. 지구환경은 우리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어요. 오늘 오신 분들 중 젊은 분들은 아마 생전에 이 피해를 볼 거예요. 어느 날 미세먼지 경보가 확 울리고, 그날 학교도 전부 휴학하고, 그날 아침에만 기관지염으로 죽은 사람이 수백 명이라는 발표가 날 겁니다. 그러면 산소마스크를 끼고 살아야 하고, 자외선 때문에 우주복을 입고 살아야 하겠죠. 그래도 사람들은 산소호흡기가 네 게 좋으니 내 게 좋으니, 우주복이 최신 패션이니 아니니 하며 난리를 피울 거예요. (모두 웃음) 인간이라는 게 그래요. 마약 중독보다 더 무서운 것이 소비 중독이에요.

무엇보다 내가 행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가 같이 살려면 첫째, 지구적으로 볼 때 환경 문제를 생각해서 소비를 줄여야 해요. 둘째, 인류적으로 볼 때 어려운 사람들과 내가 가진 것을 나눠야 합니다. 세계에는 아직도 굶어 죽는 사람, 간단한 질병에 죽는 사람이 있어요. 빈곤을 퇴치해야 해요. 셋째, 우리 한반도에 절대로 전쟁은 없어야 한다는 자세로 힘을 모아야 합니다. 이건 여러분이 진보든 보수든 야당이든 여당이든 관계없어요. 누구나 다 같이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최소한 이런 정도의 정의감은 있어야 세계시민, 민주시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 대화를 나누면서 기뻤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박수)

로비에서는 책 사인회가 열렸습니다. 스님의 사인을 받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긴 줄이 2층 계단까지 이어졌습니다.

사인을 받는 순간 다들 한 마디씩 스님에게 한마디 말을 건넸습니다.

“스님과 동시대에 살아서 정말 감사합니다.”
“스님, 오래도록 건강하세요.”
“스님 덕분에 많이 행복해졌습니다.”

한 분은 스님에게 자기 이름도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스님은 웃으며 사양했습니다.

“내 이름은 내가 썼으니까 당신 이름은 당신이 쓰세요.” (웃음)

사인회가 끝나고 스님은 강연을 준비한 행복학교 스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으로만 스님을 보다가 가까이에서 스님 얼굴을 본 행복학교 스텝들은 환호를 하며 기뻐했습니다. 스님은 기념사진을 함께 찍은 후 강연장을 나왔습니다.

성남시를 출발한 스님은 곧바로 봉화 정토수련원으로 향했습니다. 먼 길을 달려 밤 12시가 넘어서 봉화에 도착했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불국사를 답사한 후 오후에는 경남지방경찰청 초청 강연, 저녁에는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즉문즉설 강연이 있을 예정입니다.

스님의하루 텔레그램 구독하기

<스님의 하루>에 실린 모든 내용, 디자인, 이미지, 편집구성의 저작권은 정토회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내용의 인용, 복제는 할 수 없습니다.

<스님의 하루>를 읽고 댓글로 마음을 나눠보세요. 단, 욕설, 비방, 광고, 도배하는 댓글은 관리자가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