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목사님, 신부님, 주교님, 교무님, 교령님, 스님이 모두 함께 모여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는 날입니다.

새벽 4시 30분에 정토회관 1층 법당에 내려온 스님은 공동체 대중들과 함께 새벽 예불을 했습니다.

“계향 정향 혜향 해탈향 해탈지견향”

예불을 마친 후 2개월 간의 한국 일정을 마치고 오늘 미국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국제국 김순영, 김지현 님이 스님을 찾아와 삼배를 했습니다. 스님은 국제국이 한국에서 INEB 동남아 스님들의 정토회 방문 프로그램과 외국인 영어 통역 강연을 원만히 해낸 것에 대해 격려를 한 후 한 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북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푸는 일에 계속적인 관심을 가져 주세요. 한국 정부가 곧 WFP를 통해 5만 톤을 지원하고, 북미 관계가 다시 좋아지고 있으니까 지금은 좀 지켜봅시다. 그렇지만 현재 진행 상황을 미국 변호사에게 잘 공유해 주세요. 자기 일이 아니면 잊혀지기가 쉽거든요.”

원고 교정 업무를 잠깐 본 후 6시 30분에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평화재단에는 종교인 분들이 속속 도착했습니다.

아침 7시 30분, 목사님, 신부님, 주교님, 교무님, 교령님, 스님이 모두 자리하자 스님이 김명혁 목사님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오늘도 목사님이 식사 기도를 해주셔야죠.”

오늘따라 목사님의 기도가 끊김 없이 아주 매끄럽게 술술 흘러나왔습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우리 종교인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늘도 통일을 위해 함께 모여 이야기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통일을 위해 우리가 사역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시옵소서.

귀한 음식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음식을 먹고 더욱더 달려가게 해 주시고, 북한 동포들이 배고픔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아멘!”

아멘 소리와 함께 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주교님이 반찬을 보더니 한마디 합니다.

“오늘따라 반찬 가지 수가 많네요.”

스님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가지 하고 고추하고 전에 들어간 나물은 저희들이 직접 농사를 지은 겁니다. 지금 한창 수확하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 밭에서 보았던 가지와 고추가 양념과 버무려져 밥상에 올랐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통일부 차관님이 참석해 지금 남북 관계의 현황과 문재인 정부의 통일 정책에 대해 설명한 후 종교인 원로들의 민의를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종교인 원로 분들도 통일 정책의 방향에 대해 적극적인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목사님은 정부가 보내는 식량이 북한에 언제쯤 다 들어가게 되는지 물었습니다.

“정부가 북한에 쌀을 보낸다고 했는데 언제 북한에 들어가는 겁니까?”

“7월 중에 5만 톤을 다 보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요. 많은 양을 한꺼번에 보내려면 배로 운반해야 합니다. 그래서 배를 지금 준비하고 있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습니다. 아마 7월 중에 최소한 1만 톤은 보낼 수 있게 최선을 다해서 노력 중입니다.

지금 WFP에서는 북한의 식량 부족분이 136만 톤이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한국 정부에서 5만 톤 지원하는 것 말고 다른 나라에서는 지원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쉽지만 5만 톤이 다 들어가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였습니다. JTS에서 얼마 전 긴급히 모금을 해서 지금 옥수수를 지원하고 있는데요. JTS가 신속히 1만 톤이라도 먼저 지원을 한 것이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북한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어느덧 남북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되었습니다. 종교인 분들은 현 정부의 통일 정책에서 보완되었으면 하는 점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진보 정권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남북 관계를 자신들의 성과로 독점하는 폐단이 있어요. 그래서 민간에서는 할 일이 없어져버리는 상황이 되어 버립니다. 민간이 하기 어려운 큰 일만 정부가 하고, 소소한 일들은 민간이 할 수 있게 길을 열어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종교인들이 힘을 모아 모금을 할 테니, 북한 동포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식량과 생필품을 전달할 수 있게 유엔 제재도 좀 풀어주고, 힘을 더 쏟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곧 있으면 선거가 다가오는데, 통일 문제를 선거와 연관시키지 마시고, 민족의 먼 미래를 내다보고 평화 프로세스가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게 힘써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다들 애정을 담아 다양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차관님은 “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적극 공감하고 있고, 명심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차관님이 자리를 떠나고 나서도 종교인 모임은 계속되었습니다. 목사님은 얼마 전 JTS가 북한에 옥수수를 보내고 있다고 들었는데, 지금 상황이 어떤지 질문했습니다.

“JTS는 옥수수를 중국 단둥에서 기차로 운반해서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까지 1만 톤이 다 들어갈 것 같습니다. 주로 북한의 고아원과 탄광촌, 광산 기업소에 보내고 있습니다.”

1만 톤이라는 숫자를 듣고 다들 놀랐습니다.

“아니, 법륜 스님은 이번에 어떻게 옥수수 1만 톤이나 해당하는 금액을 모금했습니까? 아무리 큰 교회도 그 정도는 모금을 못하거든요.”

스님이 조심스럽게 대답했습니다.

“유튜브에서 즉문즉설 듣고 도움을 받았다며 고맙다고 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저는 그 사람들에게 자주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대부분의 종교는 선불제인데, 법륜 스님 법문은 공짜가 아니고 후불제다. 지금 돈을 안 내도 되니까 내가 필요할 때는 돈을 내라.’ (모두 웃음)

그래서 제가 이번에 북한 주민들이 많이 어렵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법문을 했습니다.

‘그동안 제 강연을 듣고 고마움을 느낀 사람들은 전부 돈으로 표현을 하세요. 제가 지금 간절히 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을 보내는 것이니까 다만 얼마라도 내세요.’

그렇게 해서 옥수수 1만 톤을 보낼 수 있는 만큼의 모금이 들어온 겁니다. 주로 정토회 회원들과 유튜브로 즉문즉설을 보는 사람들이 모금에 많이 동참해 주었습니다.”

스님의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교령님이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아니. 그래서 제 집사람도 법륜 스님한테 시청료 좀 받아오라고 하더라고요. 유튜브로 즉문즉설 보느라 핸드폰 요금이 많이 나왔데요.” (모두 웃음)

교령님의 한 마디에 회의실은 웃음바다가 되었습니다.

원로 분들은 우리 종교인들도 힘을 합해 모금을 하고, 다 함께 개성까지 가서 식량을 전달하고 오면 좋겠다는 바램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비핵화를 향한 북한과 미국의 실무 협상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다음 모임은 8월에 갖기로 하고 모임을 마쳤습니다.

이어서 스님은 하루 종일 평화재단에 머물며 찾아온 손님들과 미팅을 하고, 기획위원들과 회의를 하기도 했습니다.

스님의하루 텔레그램 구독하기

<스님의 하루>에 실린 모든 내용, 디자인, 이미지, 편집구성의 저작권은 정토회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내용의 인용, 복제는 할 수 없습니다.

<스님의 하루>를 읽고 댓글로 마음을 나눠보세요. 단, 욕설, 비방, 광고, 도배하는 댓글은 관리자가 임의로 삭제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