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스님은 문경수련원에서 LA에서 활동한 이강준 법사님의 천도재에 참석하고 오후에는 평화재단에서 회의를 한 뒤 저녁에는 서울 강동구에서 즉문즉설 강연을 했습니다.

울산 두북에서 4시에 출발하여 휴게소에 들러 아침 식사를 하고 문경 수련원에 도착했습니다.

잠시 휴식을 한 뒤 문경 수련원에 사는 법사님, 실무자들과 수련원 곳곳을 둘러보았습니다. 여름이 되면 날이 너무 더워 수련을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수련장과 대웅전에 어떻게 차양막을 칠지, 어떤 시설을 하면 좋을지 살펴보았습니다. 집중호우 때 산사태를 대비해서 위험한 곳의 보수와 대비를 어떻게 할지, 공양간을 어떻게 개조하면 좋을지에 대해서도 두루 살펴보았습니다.

10시에는 문경 수련원 대웅전에서 LA에서 함께 활동한 원통 이강준 법사님의 천도재가 열렸습니다.

고(故) 이강준 법사님은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고 법사 수계를 받아서 LA 지역뿐만 아니라 달라스 등 미국 전역에 부처님의 법을 전하기 위해서 평생을 바쳤던 분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한국의 청소년들, 특히 순간의 잘못으로 학업이 중단되고 부모와 떨어져 교화소에 있는 청소년들을 바르게 이끄는 것이 원이었는데 이것은 법륜스님의 원이기도 했습니다. 2년 전, 갑자기 돌아가신 이강준 법사님을 정토 수련원에 모시게 된 것은 본인이 한국에서 청소년들을 교화하는 것을 평생의 원으로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스님은 영가를 위해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살아생전 나를 주장하고 내 것을 주장하고 내 고집을 주장했지만, 이제 볼래야 볼 수도 없고 들을래야 들을 수도 없고 맛볼래야 맛볼 수도 없고 냄새 맡을래야 맡을 수도 없고 만질래야 만질 수도 없고 생각할래야 생각할 수도 없는 지금에 이르러, 영가시여. 영가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고.”

천도재에 참석한 대중도 스님의 물음을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는 듯 숙연해졌습니다.

법문을 마친 후 스님은 바로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서울에 도착한 스님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국화 한 송이를 이희호 여사의 영정에 헌화한 뒤, 유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습니다.

조문을 마치고 나서 스님에게 이희호 여사님과 어떤 인연이 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1980년대 한창 많은 학생들이 감옥에 갈 때 김 전 대통령을 찾아뵙곤 했는데 그때 여사님이 좋은 말씀과 위로를 해주셨어요."

조문을 마친 뒤에는 심혈관 병원에서 정기진료를 받고 평화재단으로 향했습니다. 평화재단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을 먹고 3시부터 평화재단 기획위원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두 시간 넘게 회의를 하고 서울 강동구민회관으로 출발했습니다.

강동구민회관이 가까워지자 길게 늘어선 인파가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오늘도 많은 시민이 강연장을 찾아왔습니다.

7시가 되어 스님이 무대로 오르자 사람들은 환호를 하며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스님은 먼저 강연장으로 들어오지 못한 백여 명의 시민들을 위해 격려의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 와중에도 입장하는 사람들이 있어 강연장 내부가 조금 소란스러웠지만, 즉문즉설이 시작되자 청중은 스님의 말씀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모두 8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방송인 김제동 씨의 강연료에 대한 질문과 스님의 답변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평소에 약자 편에서 행동해 온 김제동 씨를 보면서 정의로운 사람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 언론 기사를 통해서 대전 대덕구청 청소년 아카데미에서 90분 강연료에 1550만 원을 받기로 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스타 강사들이 대부분 500만 원 정도 받는다고 하는데, 거기에 비해서 김제동 씨는 세 배 되는 금액을 받는 것 같습니다. 김제동 씨가 불평등에 저항하라는 발언을 많이 했는데, 그에 반대되는 행동을 한 것이 이해가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배신감마저 듭니다. 스님의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언론에서 보셨습니까?”

“네”

“저도 봤어요. 처음에는 저도 ‘강사료 많이 받네’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질문자가 한 말에 우선 동의합니다. 그런데 김제동 씨가 일반인 강사입니까, 연예인입니까?”

“연예인이요.”

“첫째, 김제동 씨가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분류를 정확하게 해야 합니다. 김제동 씨는 직업이 일반 교수나 강사가 아니고 연예인에 분류됩니다. 연예인들은 공연을 하거나 어디에 출연을 할 때 일반 사람에 비해서 돈을 많이 받아요. 저도 이런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연예인들이 일반인에 비해서 돈을 많이 받는 것 자체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다른 절의 스님을 초빙해서 천도재를 지내줄 때 재 지내는 경비를 100만 원 줘야 합니다. 이것은 일반 세상의 일당에 비해서는 과다 책정인데, 스님들 가운데서는 비싼 것이 아니에요. 그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연예인이라는 직업군에서는 출연료 1500만 원이 비싼 것이 아니에요.

이번에 BTS가 영국에서 공연을 했는데 그 입장료를 계산하면 한번 공연하는데 50억 원 이상을 벌어요. 공연장에 못 들어간 사람들이 밖에서 열광하는 모습 보셨죠.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그 공연을 보는데 1인당 3만 3천 원씩 냈다고 해요. 그렇게 14만 명이 봤다고 하니 이것만 해도 또 45억 원을 벌었어요. 한 번 공연하는데 100억을 번 겁니다. 거기에 비하면 김제동 씨는 껌값인 거죠. 이렇게 이야기하면 ‘김제동을 어떻게 BTS랑 비교해요!’라고 말하겠지요. 그런데 어떤 신문 칼럼에 일반 강사가 연예인 김제동 씨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이렇게 주장했어요.

‘나는 부산에서 강의해 주고 강사료를 30만 원 받았는데, 차비 빼고 나니 10만 원 밖에 안 받았다. 그런데 어떻게 김제동은 1500만 원을 받을 수 있느냐!’

저는 이 칼럼을 읽으면서 ‘어떻게 일반인이 연예인과 자기를 비교할 수 있나’ 싶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비교하는 게 안 맞죠.”

“첫째, 이 문제는 그가 속해있는 연예인 그룹에서 많이 받느냐 적게 받느냐, 이렇게 봐야 합니다. 요즘 회사 CEO나 사장들 중에는 연봉을 1년에 몇 십억씩 많이 받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평균적으로 이 직업군들이 연봉을 많이 받습니다. 저도 이 직업군이 많이 받는다고 비판을 합니다. 그런데 그 CEO들이 속해 있는 그룹에서 볼 때는 3억, 5억 받는 것은 많이 받는 쪽에 안 들어갑니다. 몇 십억씩 받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것은 어디에 기준을 두고 비판을 할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그 기준에 따라 여러분들이 판단해야 합니다.

둘째, 김제동 씨는 저와 무료 강연을 많이 다녔어요. 맨날 본인 돈으로 차비 내고 와서 무료 강연을 했습니다. 저와 함께 한 무료 강연만 해도 50회가 넘어요. 1회 강연료를 천만 원 씩만 계산해도 5억이에요. 그런데 김제동 씨가 스님과 다닐 때만 무료 강연을 했을까요? 아니면 자기 혼자서도 무료 강연을 할 때가 많았을까요? 최근 7~8년 사이만 해도 무료 강연을 한 횟수가 100회 넘습니다.

또 김제동 씨는 자신의 강연 때 받은 수입의 대부분을 기부합니다. 외부에 알리고 다니지 않아서 그렇지 아마 지난 10년 간 기부한 금액만 해도 몇 십억이 될 겁니다. 자신이 남을 돕고도 그것을 선전하고 다니지 않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 문제는 강사료 때문에 생긴 문제가 아닙니다. 연예인이 사회에 대해서 비판적인 발언을 하니까 기분이 나쁜 사람들이 있는 거예요. 스님도 사회에 대해서 약간 비판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잖아요. 저는 김제동 씨처럼 그렇게 세게는 안 해요. 아주 약간 이야기해요. 그래도 그 과보로 악플이 많이 달립니다. 저를 비난하는 이유는 제가 하는 행동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평소에 사회 비판을 한 것 때문에 그래요.

1500만 원 받는 것이 별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직업군이 사회에서 조금 과다하게 출연료를 받고 있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그렇다면 CEO 그룹도 많이 받는 것을 개선해야 하고, 국회의원과 연예인들이 많이 받는 것도 개선해야 하듯, 사회 전체를 고쳐야 하는 겁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개선하는 방법은 이렇게 욕을 하기보다는 세금을 통해 바로잡아야 합니다. 만약 출연료를 1500만 원 받으면 그 절반인 750만 원을 세금으로 내도록 하면 돼요. 한국에서도 고수익은 38% 내지 40%가량의 세금을 냅니다. 이렇게 제도적으로 시정을 해나가야지 그 연예인을 욕하는 것은 맞지 않아요.

김제동 씨 입장에서 보면 어떨까요? 김제동 씨는 연예인 중에서도 인기가 있는 연예인이잖아요. 그래서 연예인 그룹에서는 출연료가 1500만 원 정도로 책정되어 있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 300만 원, 500만 원 받고 강연을 하면, 여기저기서 강연을 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오겠죠. 그 강연을 다 해 줄 수도 없을 겁니다. 그러면 김제동 씨보다 인기가 못한 연예인들은 강연할 기회를 못 가지게 돼요. 누구라도 돈을 조금만 주고도 김제동 씨를 초청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김제동보다 인기가 없는 사람을 초청하겠어요.

강연료는 누구 혼자서 정하는 것이 아니에요. 그래서 연예인 별로 정해진 가격에 따라 형편에 맞게 강연할 사람을 초청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요. 자기들의 직업군에서 혼자서만 마음대로 가격을 낮게 책정해서 받게 되면 그것은 덤핑에 해당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그 직업군에서 욕을 얻어먹게 됩니다. 만약 BTS가 계속 무료 공연을 해 버리면 다른 연예인들은 먹고살 수가 없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출연료를 받을 것은 받고, 무료 공연도 하고 이래야 합니다.

김제동 씨는 강사료를 받을 것은 받지만, 무료 강연도 많이 하고 있고, 또 받은 수익 중의 일부는 기부도 하고 있기 때문에, 질문자가 얘기한 것처럼 배신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에요. 그래서 문제가 있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실은 정치적인 내막이 들어있는 비판 같아요.

저는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강사료를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몇 백만 원 수준입니다. 제가 김제동 씨보다 못하나요?(모두 웃음)

저는 아주 많이 책정해도 몇 백만 원지만, 저는 제가 김제동 씨 보다 못하다고 생각 안 해요. 단지 속해 있는 그룹이 다를 뿐이에요. 김제동 씨는 연예인 그룹이고, 저는 종교인 그룹입니다. 소속 그룹이 다른 것을 어떻게 하겠어요. 그래서 저는 아예 강사료를 안 받아요. 강사료를 안 받으니까 저는 얼마짜리일까요?”

“1억이요.”

“무슨 1억이요. 저를 뭐로 보고 그렇게 말해요?”

“저는 아예 안 받기 때문에 천억인지, 조 단위인지 알 수가 없어요.”(모두 박수)

청중석에서는 박수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제 강연은 무료 강연이라기보다는 후불제입니다. 여러분들이 법문을 듣고 괴로움이 해결되었다면 강연장을 나가실 때 모금함에 감사의 표시를 하잖아요. 단, 저는 절대로 자발적으로 주시는 것만 받습니다. 이번에 북한에서 사람들이 굶어 죽는다고 해서 옥수수를 보낸다고 하니까 많은 분들이 모금에 참여했어요. 법문을 듣고 행복해진 사람들이 낸 것입니다. 법륜 스님 강연은 뭐라고요?”

“후불제요.”(모두 웃음)

“김제동 씨가 속한 직업군의 수익이 좀 많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인정합니다. 이렇게 가면 빈부격차가 심화되니까 이것은 사회제도적으로 시정을 해야 합니다. 개인에게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해서 시정하기보다는 세금을 통해 조정해야 합니다. 수익이 많은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내고, 수익이 적은 사람은 세금을 적게 내도록 하는 겁니다. 강연료를 1500만 원 받는다고 욕할 것이 아니라, 저렇게 강연료를 많이 받는 사람은 세금을 많이 낼 수 있게 국회의원들이 그런 법을 만들어야 해요. 그러지 않고 국회의원들이 개인을 욕하고 있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아요.

김제동 씨가 그 돈을 흉기로 갈취한 것도 아니잖아요. 그 기관에서 김제동 씨를 초청한 것이기 때문에 무엇 때문에 그렇게 고액을 주고 초청했느냐에 대해서는 그 기관이 비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청을 받은 강사가 비난받을 일은 아니에요. 다만, 그 비용이 과다하다면 세금으로 조정해야 합니다.

스님은 강사료를 아예 안 받으니까 이런 말썽이 안 생기는 거예요. 그런데 김제동 씨가 출가한 스님도 아닌데 돈을 하나도 안 받고 저처럼 계속 이렇게 다닐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김제동 씨가 저와 무료 강연을 다닐 때 농담으로 이렇게 말할 때가 있었어요.

‘스님, 저는 뭐 먹고살라고요.’

그럴 때마다 제가 그랬습니다.

‘복 많이 지어 놓으세요. 어차피 아무도 안 써줄 때 무료 강연 많이 해 놓으면 때가 오면 수확할 때가 있을 거예요.’

스님이 이미 다 예견했던 거예요. 때가 되면 무료 강연해준 것에 대해 ‘후불제’로 다 돌아올 것이라고 그랬거든요. 무료 강연을 많이 한 공덕으로 요즘 여기저기 출연하면서 강연료를 받다 보니까 주위에서 시기 질투해서 이런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가 보기엔 오해가 있어요. 김제동 씨가 사회정의를 이야기했다고 해서 지금처럼 비난하는 것은 제가 볼 때는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질문자도 너무 상처 입지 말아요.”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질문자의 굳은 표정은 스님의 설명에 따라 점차 누그러지는 듯했습니다. 한 개인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사회 전체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대목에서 청중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 현생에서 사고를 당하는 것은 과거에 나쁜 일을 했기 때문인가요? 나쁜 일을 하면 내생에 짐승으로 태어나나요? 부처님은 어디 계세요?
⁃ 직업, 정당, 종교 등 무엇이든지 꾸준히 못합니다. 이제 한 곳에 정착하고 싶어요.
⁃ 깨달음의 장 연령제한을 70세로 높여주세요. 스님 말씀 듣고 거꾸로 사는 걸 알았는데 조금이라도 돌이킬 수 있을까요? 의처증이 심한 남편과 아이들을 두고 집을 나왔는데 외롭고 슬퍼요.
⁃ 결혼 1년 차, 남편이 돈을 벌어서 시댁에 주고, 집안의 어른 역할을 하면서 힘들어해요. 또 남편이 아기 낳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고 해요.
⁃ 속세에서 사는 게 힘듭니다. 출가하면 욕심 없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 삼재 동안 너무 힘든 일이 많이 생겼습니다. 어떻게 안 좋은 일이 생겨도 행복하게 지혜롭게 잘 살 수 있을까요?
⁃ 소원을 이루기 위해 용한 스님에게 부적을 써달라고 해도 될까요?

마지막으로 질문자에게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저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질문자가 시원하게 대답하자 청중은 큰 박수를 보냈습니다.

“깨달음의 장에 먼저 가보겠습니다.”

“스님께서 저에게 못 살 것 같다고 하셨는데, 이제는 잘 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스님은 “잘 못 살 것 같다는 걸 알아차리면 잘 살 수 있다”며 질문자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제동 씨에 대해 질문했던 분이 웃으며 말했습니다.

“김제동 씨 외모만 보고 연예인이란 것을 착각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스님은 “김제동 씨가 들으면 정말 상처 받겠다”며 무언가를 비판할 때는 상대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마쳤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비판할 때는 그 사람이 처한 상대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합니다. 남한에도 가난한 사람이 있고, 북한에도 가난한 사람이 있어요. ‘남한에도 가난한 사람이 있는데 왜 북한 주민들을 돕습니까?’ 이렇게 말하는데, 이 말은 맞는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가난이라는 용어는 똑같지만, 남한에서 가난한 사람은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고, 북한에서 가난한 사람은 끼니를 못 때워서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사람입니다. 이것을 똑같이 가난하다는 말로 통칭해 버리면 혼돈이 생깁니다.

제가 인도 어린이를 돕는다고 하면, ‘한국에도 어려운 어린이가 많은데 왜 인도 어린이를 돕습니까?’ 이렇게 말하는데 그 말도 안 맞아요. 한국의 어린이는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부모가 있고 없고에 관계없이 초등학교까지 다니는 데 크게 문제가 없지만, 인도의 가난한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도 못 가는 아이들입니다. 이 둘을 같이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 그러나 용어는 둘 다 ‘가난한 아이’ 이렇게 똑같이 부르는 거예요. 제가 남한에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의 실정을 몰라서 관심을 안 갖는 것이 아니라, 북한은 당장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입니다.”

무대에서 내려온 스님은 질문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책 사인회를 하기 위해 로비로 이동했습니다. 사인회를 마친 스님은 봉사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봉사자들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활짝 피었습니다.

구민회관 밖으로 나오자 어둠이 내려앉은 거리에 밝은 표정의 시민들이 가득했습니다. 이제 상반기 강연도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스님은 봉사자들에게 수고했다고 인사를 한 후 서초 정토법당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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