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정초 정회원 순회법회 4일째입니다. 스님은 오전 10시 대전 정토법당에서 대전충청지부 정회원을 대상으로 법회를 한 후, 오후 4시에는 서울 서초법당에서 청년 정회원을 대상으로 법회를 하였습니다.

대전충청지부는 일요일에 정회원법회를 하여 주간, 저녁, 청년 정회원이 모두 함께 모일 수 있었는데요. 오랜만에 만난 도반들과 반가운 인사도 나누고, 참가자 소개 연습도 하느라 대전법당은 법회 전부터 활기가 넘쳤습니다. 법당 안에는 300여 개의 방석이 가지런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전 10시가 되자 대전충청지부 상임법사인 덕생 법사님의 편안한 인사말로 법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나도 행복하고, 세상에도 보탬이 되는, 그런 정토행자가 되는 한 해가 되길 발원해봅니다."

이어서 오늘 참가한 정회원 소개를 시작했습니다. 한 사람, 한 사람 맡은 역할과 이름을 소개하고 정토회별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한 분 한 분 저마다 역할을 해주어 정토회가 운영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토회별 퍼포먼스도 재미있었습니다. 대전 정토회에서는 "우리 멍청도 아~녀유. 우리 엄~청 빨라유. 맞쥬? 사랑해유."라는 구호에 맞춰 귀여운 율동을 선보여 여기저기서 유쾌한 웃음이 터졌습니다.

300여 명을 일일이 다 소개하고 나니 시간이 꽤 흘렀습니다. 곧바로 스님의 법문이 이어졌습니다.

"설 잘 쇠셨습니까? 정초기도도 잘 하셨어요?"

스님의 인사에 대중은 반가운 목소리로 화답하였습니다. 스님은 법문에 앞서 참가자 소개 시간이 길었던 점을 짚으며 행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미리 연구가 필요하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스님이 “늙으면 잔소리를 안 해야 하는데... 너무 기죽지 마세요.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요. 교훈으로 삼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며 웃자, 대중들도 “그래야 하나라도 더 배우죠”라며 웃었습니다.

스님은 먼저 수행자와 신자의 차이, 종교의 발생과 부처님의 의문, 괴로움의 원인인 탐, 진, 치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대중들은 펜으로 쓰고, 마음으로 새기며 귀를 기울였습니다.

또 스님은 수행공동체인 정토회가 오래 유지되도록 하기 위하여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해서도 강조하였습니다. 법문 사이사이 무엇보다 수행정진이 중요함을 거듭 말해주신 부분이 감동이었습니다.

“우리는 수행을 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오늘처럼 정회원 모두가 모여서 법문을 듣는 날에 스님 식사를 대접한다고 정회원 두 명은 밖에 나가서 식사 준비를 한다면, 그래서 법문을 듣지 못한다면, 이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오늘 모여서 도시락을 먹기로 했으면 스님도 도시락을 싸와서 먹어야 하고, 여러분들이 빵을 먹기로 했으면 스님도 빵을 먹어야 하고, 굳이 음식이 맞지 않으면 조용히 나가서 해결을 하고 들어와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여기 모인 사람 중에 누군가가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법문을 듣지 않고 따로 나가는 것은 모인 취지에 맞지 않습니다.

진정한 공양은

‘스님을 위해 준비한다’ 하는 마음은 알겠지만 우리가 모인 취지를 생각한다면 바람직하지 않은 거예요. 정말 스님을 위하는 것은 식사 준비를 하는 게 아니라 여기 앉아서 법문을 듣는 거예요. 스님이 한평생 살아오면서 생활하고 활동하는 모든 것들이 다 올바른 수행공동체를 잘 만들기 위함입니다. 부처님께서도 열반에 드실 때 하늘에서 꽃비가 내리고 음악이 들리는 현상을 두고 아난다가 어찌 된 일인지 궁금해하니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신들이 여래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아난다여, 이것이 여래를 위한 제일의 공양이 아니다. 여래를 위한 제일의 공양은 여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 정진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우리가 허튼 일을 할까 싶어서 이렇게 미리 다 짚어두셨어요.(모두 웃음)

우리는 이미 부처님에 비하면 먹는 것도 더 잘 먹고, 입는 것도 더 잘 입고, 자는 것도 더 좋은 곳에서 잡니다. 스님이 해외에 나갈 때 저가항공을 이용하고 공항 바닥에 누워서 하룻밤을 지내는 것을 보면, 스님을 걱정하는 마음에 그렇게 하지 말라고 말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저에게는 하루 편한 것보다 정토회가 수행의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법륜 스님이 점점 세상에 알려지고 더욱 바빠져서 만약 호텔에서 지내는 일이 있게 되면, 처음에는 법륜 스님만 그렇게 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제 유수 스님도 그렇게 하게 됩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법사님들도 그렇게 하기가 쉬워요.

나쁜 것은 금방 배운다

좋은 것은 배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나쁜 것은 금방 배웁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그렇게 엄격하게 지내신 거예요. 금강경 제1분이 바로 그러한 부처님의 모습을 보고 수보리가 ‘아, 저 모습은 그저 부처님의 일상일 뿐만 아니라 바로 미래 수행자들을 보호하기 위함이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고 부처님을 찬탄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스님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시겠지요?”

“네.”

“여러분들이 걱정하지 않아도 저는 잘 삽니다. 또 때가 되면 죽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수행 정진에 힘쓰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검소하고 엄격하게 사는 것은 수행자의 도량을 잘 가꾸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모두 다 수행자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가지셔야 해요. 스스로 ‘나는 머리를 깎은 수행자다’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스님이 봐줘서 머리카락도 붙여놓고, 결혼생활도 허용하고, 직생활도 허용해 준 거예요. 그러니 ‘허용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하는 마음으로 마치 혼자 사는 것처럼, 직장에 안 다니는 것처럼 검소하게 살아야 합니다.”

곧이어 즉문즉설이 시작되었습니다. 총 5명이 스님에게 질문을 하였는데요. 그중 관세음보살의 의미에 대한 즉문즉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새벽 기도와 정근과 희사 시간에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절을 하고 있는데, 제가 불교문화가 익숙지 않아서 왜 관세음보살이라고 부르는지 아직 마음에 와닿지 않습니다. 관세음보살에 대해 아는 것은 대자대비(大慈大悲)하시다는 것밖에 없는데, 어떤 마음가짐으로 참회 기도를 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앞으로 정토회가 미국, 중국, 인도, 영국 등 여러 나라의 문화권으로 퍼져나가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관세음보살’ 이렇게 해서는 어려울 거예요. 그래서 원래 천일결사를 할 때는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지 않고 명심문에 따라 참회를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약 어느 분이 아내와 자주 갈등을 일으키고 아내에게 자주 화를 낸다면, 이번 달에는 아내에게 참회하는 것을 명심문 삼아서 정진을 할 수 있겠죠. 아내에게 참회를 할 때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렇게 하지 않습니다. 자꾸 부인이 말하는데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낸다면, ‘제가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겠습니다.’ 하는 명심문으로 참회를 하는 거예요. 이건 내가 잘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마음을 이해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걸 놓쳤으니 그 부분을 참회하는 것입니다. ‘참회하겠습니다’ 한다고 참회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 참회입니다. 명심문을 놓치고 짜증을 내거나 화를 냈다면 이런 마음을 내야 해요.

‘아, 어제 내가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아, 오늘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아, 조금 전 아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아, 아까 그래서 그랬구나.’

이런 마음을 낼 때 간절함이 생깁니다. 내가 하고자 했는데 하지 못한 것을 돌이키는 것이 참회입니다. 참회는 내가 죄를 지었거나 잘못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내가 놓친 것을 뉘우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참회의 시간에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우선 ‘내가 놓쳤구나’ 하고 알아차려야 하고, 그런 다음에는 ‘다시는 놓치지 말아야겠다’ 하고 다짐을 해야 합니다. ‘참(懺)’이란 이미 저지른 잘못을 알아차리고 뉘우치는 것이고, ‘회(悔)’는 다시는 그런 잘못을 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사람은 지금까지 살아온 습관으로 인해 같은 것을 또 놓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뉘우치고 참회하고, 또 놓치면 또 뉘우치고 참회하는 거예요. 이런 돌이킴을 참회하는 시간에 해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우리의 전통적인 기도법 중에 ‘정근(精勤)’이라는 기도법이 있습니다. 이 기도법은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이렇게 관세음보살을 염(念)하면서 기도를 하거나, ‘석가모니불’ 또는 ‘아미타불’을 염(念)하면서 하는 기도예요.

관세음보살의 연기(緣起)를 보면, 아주 부유한 집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시고 계모가 들어왔는데, 처음에는 계모가 아이들을 잘 돌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계모에게 ‘이 아이들이 자라고 나면 자기는 찬밥 신세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 거예요. 그래서 남편이 사업을 하러 간 사이에 외딴 섬에 두 아이를 버리게 됩니다.

5살 동생과 함께 7살이 된 소년은 동생과 함께 차츰 굶어 죽게 되는데, 힘들어 하는 동생을 끌어안고 어머니를 불러도 돌아가신 어머니는 대답이 없고, 아버지를 불러도 장사하러 가신 아버지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 순간 이 아이에게 이런 깨달음이 온 거예요.

‘내가 지금 이곳에서 죽음을 맞이하면서 어머니, 아버지를 불러도 아무런 대답이 없는데,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 속에서 도와달라고 불러도 다른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그 모습을 못 보고 있을까?’

우리도 평소에 내가 처한 어려움을 다른 사람은 모르잖아요. 그 어린 아이도 지금 자기가 처한 상황을 생각하며 ‘이 세상에서 누구든지 나를 부르면 내가 그 소리를 듣고 그에게 도움을 주리라’ 하는 원(願)을 세우고 죽음을 맞이합니다. 그 원이 씨앗이 되어서 된 사람이 관세음보살입니다.

‘누구든지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고통을 다 알리라. 그리고 내 그를 도와주리라.’

이런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에 처하면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문화가 생겼습니다. 정토회 초기만 해도 정토회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교를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도 그 문화를 받아들여서 정근 기도법을 차용하게 되었어요. 대신 정토회는 관세음보살님을 부르면서 우리를 알아달라는 기도를 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작은 관세음보살님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일체 중생은 몰라도 우리 남편의 마음을 알아주는 관세음보살은 되어보겠습니다.’
‘일체 중생은 몰라도 우리 아내의 마음을 알아주는 관세음보살은 되어보겠습니다.’
‘일체 중생은 몰라도 우리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관세음보살은 되어보겠습니다.’

이런 뜻으로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정근을 하면서 이렇게 돌이킵니다.

‘아, 내가 우리 남편의 마음을 몰랐구나.’
‘아, 내가 우리 아내의 마음을 몰랐구나.’
‘아, 내가 우리 아이의 마음을 몰랐구나.’

이렇게 자기를 정화시켜 나가는 거예요. 마음을 돌이킨다는 점에서 보면 앞에서 설명한 참회와 똑같습니다. 다만 정근을 하는 문화에 익숙한 사람은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하는 거예요. 또 신자로서 불교를 믿는 사람은 관세음보살을 부르며 도와달라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그런 사람들에게도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지 않고 그런 사람도 포용합니다. 그리고 수행자로서 참회를 하는 사람은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내가 작은 관세음보살이 되겠다고 원을 세웠는데, 어제 남편의 마음을 몰랐구나’ 이렇게 돌이키는 시간을 갖습니다. 정근을 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그냥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겠습니다’ 하는 명심문을 가지고 기도를 해도 됩니다.

이렇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불교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또 젊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으니까 어쩌면 2차 만일결사에서는 이렇게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하는 정근을 없애야 할지도 몰라요. 그때는 전 세계에서 공통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지도 모르는데, 우선 4년 남짓 남은 1차 만일결사 동안에는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정근을 하는 방식을 원칙으로 정했으니까 남은 기간에는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꼭 관세음보살을 부르면서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 의무는 아닙니다.”

이 외에도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었습니다. 주로 정토회 운영에 대한 질문이 많았습니다.

  • 주 1일 봉사제를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법당 규모별로 매뉴얼을 정하는 것과 큰 틀만 제시하고 각 법당 상황에 맞게 운영하는 것 중에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지 궁금합니다.
  • 정토회에서는 상거래를 금지하고 있는데 명확한 기준을 알고 싶습니다.
  • 정토회에서 하는 7대 행사 때 제사를 간소화하는 것이 어떨까요? 또 불교대학 홍보효과를 높이기 위해 정토회 간판에 스님의 얼굴을 넣으면 어떨까요?
  • 일을 할 때 어떤 상태가 원을 세우는 것이고, 어떤 상태가 잘하려고 애쓰는 건지 궁금합니다.

법회를 마치며 스님은 “개인의 신앙은 자유롭게 하되, 정토회 회원으로서의 지향점은 수행자여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대중들은 긴 시간 동안 법을 설해준 스님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합장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통일을 기원하는 퍼포먼스가 있었습니다. 대중들은 한 손에 태극기 깃발을 들고 원을 그리며 둥그렇게 모여 노래에 맞춰 태극기를 흔들었습니다. 율동과 함께 큰 소리로 노래도 불렀습니다.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이 태극기의 물결이 되어 법당을 가득 채웠습니다.

법당을 나서는 대중들의 얼굴이 환합니다. 작년에 정회원이 되어 처음으로 정회원 법회에 참석한 분의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저도 평소 궁금했던 부분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또 가까운 사람들에게 겸손하게 행동하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줘야겠어요. 뿌듯합니다.”

질문자 중 한 분도 "마음에 걸렸던 부분을 명확하게 말씀해 주셔서 좋았어요.”라며 환하게 웃으며 소감을 말해주었습니다.

대전에서 법회를 마친 스님은 바로 서울로 이동하였습니다. 오후 4시부터는 서울 서초 법당에서 청년 정회원들을 대상으로 법회가 열렸습니다.

수행에 젊고 늙음은 없습니다.

서초법당은 서울제주, 강원경기동부, 인천경기서부, 광주전라지부 등 전국에서 온 청년 정회원들로 북적이고 있었습니다.

서울제주지부 상임법사인 묘덕 법사님의 인사말이 끝나자 각 지역별로 참가자 소개 시간을 가졌습니다. 바쁜 청년들이 없는 시간을 맞춰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함께 연습한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어설프면 어설픈 대로 함께 웃으며 서로에게 박수를 쳐주며 환영해주었습니다.

대전에서 오전 정회원법회를 듣고 달려온 대전 청년들, 이틀 전 광주에서 정회원법회에 참석했지만 또 법문을 듣고 싶어 숙직 근무를 하고 서울까지 달려온 광주 청년은 참가한 그 자체로도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참가자 소개가 끝나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스님의 법문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님은 “종교가 언제 출현했을까요?”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인류의 역사를 죽 훑으며 종교의 발생에 대해 먼저 설명했습니다. 청년들은 스님의 설명을 좇아 인류 역사의 발자취에 빠져들었습니다.

그 발자취 속에는 부처님의 발자취도 있었습니다. 스님은 부처님이 가졌던 의문과 부처님이 발견한 수행의 길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청년들에게 수행에 늙고 젊음은 없다며 무엇보다 수행을 열심히 할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수행은 청년 때부터 시작하면 좋습니다. 정토회를 시작할 때를 떠올려보면 그때 같이한 사람들이 요즘 청년들보다 대부분 나이가 어렸습니다. 요즘은 청년 정토회 회원들의 나이가 35살까지인데, 정토회를 처음 시작할 때 제 나이가 서른일곱이었습니다. 법사님들은 제 밑에서 공부를 했으니까 대부분 스물두세 살 무렵이었어요.

그때부터 이런 목표를 세우고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여러분들이 ‘저희는 아직 나이가 어리니까 봐주세요’ 이렇게 말해도 안 통해요. (모두 웃음)

나이가 어리면 어린대로, 젊으면 젊은대로 수행을 하는 것이지, 젊으니까 수행을 안 한다는 말은 하면 안 돼요. 물론 나이가 어릴 때 유혹이 많다는 것은 이해가 돼요. 오죽하면 부처님에게도 마왕의 세 딸이 ‘이렇게 좋은 봄날 우리와 같이 놀고, 수행은 늙어서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유혹하는 이야기가 있겠어요.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그걸 합리화할 수는 없습니다. 그걸 합리화하면 더 이상 수행이 되지 않습니다.”

스님은 1시간에 걸쳐 정토회는 수행자들의 모임이라는 점과 수행자의 마음가짐, 수행, 보시, 봉사하는 삶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이어서 활동하면서 들었던 의문을 묻고 답하는 즉문즉설 시간을 가졌습니다. 총 여섯 명의 청년이 질문했습니다.

  • 통일의 원을 세우고 싶은데 잘 안 됩니다. 어떻게 원을 세울 수 있을까요?
  • 청년정토회 가입 기준이 35세까지인데, 실제로 활동할 수 있는 청년이 적어서 고민입니다.
  • 정회원이 되는 방법을 정토회에서 정식으로 공지해 줄 수 있을까요?
  • 도반 간에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람이 정토회에서 책임 있는 역할을 맡는 것에 대해 우려가 됩니다.
  • 회사에서 공금 횡령을 한 사람을 고발했는데 오히려 미움을 샀습니다. 스님도 좋은 일은 하고도 욕을 먹는 일이 많으신데 어떻게 꾸준히 활동을 할 수 있으신가요?
  • 책임자의 역할을 맡고 있는데, 불친절한 말투를 하는 사람은 배척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어느덧 법회를 시작한 지 3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스님은 청년들을 위해 한 번 더 격려 말씀을 해주었습니다.

당당하고 겸손하기

“주변에서 아무리 불만을 이야기하고 문제제기를 해도, 우리 스스로가 우리 활동의 가치에 대해 알고 있다면 당당해야 합니다. 아무런 위축될 이유가 없어요. 그래서 수행자는 늘 당당해야 한다고 말하는 거예요.

부모님이나 가족들한테 ‘내가 어디 가서 나쁜 일 하는 것도 아니잖아’ 이렇게 항변해도 그들은 잘 알아듣지 못합니다. 그렇게 따지고 들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교만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입장에서는 자식이 시집가고 장가가는 게 중요하지 인류가 어떻게 되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있어요. 그러니 어머니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아버지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가족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친구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남편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아내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아이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이렇게 이해하는 마음을 내어 보세요. 그러면 주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할 때 듣기 싫다거나 귀찮아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를 하게 돼요. 이것이 겸손함입니다.

내가 하는 일을 제대로 알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돼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일을 하는 당당한 존재가 됩니다. 동시에 주변 사람들의 좁은 시각에서 이 일을 바라보면 능히 불만을 말할 수 있는 거예요. 이렇게 그들을 이해하게 되면, 겸손한 마음을 내게 됩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충분히 속이 답답할 수 있어요. 대학 보내고 취직시켜놓으니까 다른 집 애들은 결혼해서 손자, 손녀를 데리고 오는데 우리 애는 결혼도 안 하고 정토회 가서 하루 종일 봉사한다니까요. 그러니 그렇게 말씀하실 때에는 ‘죄송합니다’ 하는 거예요. 뭘 잘못해서 죄송한 게 아니라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당당함이 있기 때문에 속으로는 당당하되, 상대방이 요구하는 것을 다 들어주지 못하기 때문에 죄송하다고 말을 하는 거예요. 그렇게 겸손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은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할 때 대부분 비굴합니다. 마치 죄지은 사람처럼 비굴한 태도를 취해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하고 교만한 태도를 취합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늘 수행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비굴하지 말고 당당하라. 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

이런 관점을 갖고 있으면 여러분들이 하는 일에 대해 아무런 위축될 이유가 없습니다. 부모님이 뭐라고 하든, 형제들이 뭐라고 하든, 그저 ‘네네’하고 말할 뿐이에요. 이렇게 농담으로 슬쩍 넘기는 겁니다.

‘너는 이제껏 결혼도 안 하고 뭐했어?’
‘네, 지금 상대방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뭘 그렇게 오래 찾냐?’
‘엄마나 아빠도 제대로 찾았으면 이렇게 안 사셨을 텐데, 저는 그렇게 안 살려고 제대로 찾고 있습니다.’ (모두 웃음)

좁은 시각으로 보는 사람을 붙잡고 ‘엄마는 또 잔소리한다, 이러니까 설에 내가 집에 안 오고 싶지’ 이렇게 말할 필요가 없어요. 그럴 때는 그냥 ‘네, 알겠습니다. 어머니. 저도 찾고 있는데 상대방이 잘 안 보이네요’ 이러면서 슬쩍 넘어가면 돼요. 자기 내면에서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한 당당함이 있어야 이런 말에 흔들리지 않고 겸손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올 한 해는 누가 뭐라고 해도 당당하고 겸손한 수행자의 자세로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결혼했고 안 했고에 왜 위축이 돼요? 꼭 하고 싶으면 아무나 만나서 결혼하면 돼요. 수행자는 다른 사람이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아이를 낳았는지 안 낳았는지, 취직을 했는지 안 했는지, 그런 걸 가지고 위축될 이유가 없습니다. 결혼을 할 수 있으면 하고, 안 하게 되면 안 하고, 아이를 낳게 되면 낳고, 안 낳게 되면 안 낳으면 됩니다. 수행이라는 것은 결혼을 하고 안 하고, 아이를 낳고 안 낳고, 취직을 하고 안 하고 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는 게 수행입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명절에 가족들이 모이면 결혼을 했는지 안 했는지, 취직을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에 따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전혀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부모님은 오랜만에 아들, 딸을 만나면 할 말이 그것밖에 없어요. 아들이나 딸이 다리가 부러져서 병원에 누워있으면 그런 말을 안 할 거예요. 그런데 사지가 멀쩡하고 잘 살아가는 것 같으니까 할 말이 그것 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니 어떻게 보면 ‘건강하구나’ 하는 좋은 말이에요. 건강하지 않으면 몸 걱정하느라 그런 이야기를 안 합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런 말을 하면 ‘어머니, 제가 내년에 들 것에 실려오면 좋겠어요?’ 하고 물어보세요. 그러면서 ‘제가 몸이 건강한 것만 해도 얼마나 큰 복이에요?’ 하면서 슬쩍 넘어가면 됩니다.

삶이 어떤 조건에 처하더라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기죽을 이유는 없습니다. 우리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당당한 자세로, 또 세상을 좁은 시야로 보는 사람들에게 시비할 필요 없이 그들의 마음을 받아주는 겸손한 자세로, 그렇게 올 한 해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스님의 당부에 청년들은 환하게 웃으며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직장생활과 정토회 활동을 병행하며 때로는 힘들기도 했던 청년들의 표정이 밝아졌습니다. 명절에 가족들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도 확 풀렸나 봅니다.

법회를 모두 마치고 청년들은 스님과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서초 법당을 나온 스님은 곧바로 두북으로 이동하였습니다. 내일은 창원에서 오전 10시에 법당 개원식이 있고, 오후 2시와 저녁 7시 30분에는 경남지부 정회원 법회가 두 차례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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