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19년 1월 4일부터 1월 20일까지 15박 16일간 400여 명의 대중들과 인도 성지순례를 다녀옵니다. 올해로 서른 번째 순례입니다. 성지순례를 떠나는 마음가짐에 대한 스님의 말씀으로 성지순례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제가 처음 인도 성지순례를 할 때 부다가야에서 인도 청년들과 만나 담소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곳은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곳이고 또 직접 교화하신 곳인데도 불구하고 왜 인도 사람들은 불교를 믿지 않습니까?’

제가 이렇게 묻자 그들은 불교와 힌두교의 차이가 뭐냐고 물었습니다. 부처님은 자비를 가르치신다고 대답하였더니 오히려 고개를 갸우뚱하며 믿기 어렵다는 태도였습니다. 이 곳에 몇십 년을 살면서 여러 나라 불교의 스님들과 신도들을 보아왔지만 자비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대다수의 순례자들은 호텔에 묵으면서 대탑에 예배하고 주변을 둘러보곤 훌쩍 간다거나 혹은 이 곳에 자기 나라 식의 절을 짓고 자기 나라 불교 의식대로 예배하고 그 울타리 안에 있다가 가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사실 여행이란 일정에 따라 유적지를 둘러보고 이동하기에 바빠,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두기에는 미흡하기는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 이 곳을 순례하신다면 과연 어떻게 하셨을까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구걸하는 아이들을 단지 동정의 눈초리로 바라보거나, 귀찮은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그들의 아픔과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었습니다. 그런 고민이 결국 부처님이 고행하신 전정각산 아래 수자타 아카데미라는 학교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성지순례의 목적

성지를 순례하는 목적은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부처님의 행적과 가르침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우리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될지를 심사숙고해 보기 위함입니다.

단순히 과거의 허물어진 탑이나 건물을 보기 위함이 아니라, 그 흔적 속에 담겨져 아직도 살아 있는 부처님의 고뇌와 체취를 느껴보고자 합니다.

또 성지순례란 부처님의 성지를 찾아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보고 듣고 느끼는 의미도 있지만, 진정한 의미의 성지 순례는 여행 중 자기 내면의 변화하는 세계를 보는 것입니다. 이미 수차에 거쳐 자기 다짐을 했겠지만 인도에서 생활하다 보면 경계마다 부딪쳐 짜증 나는 일이 수없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때마다 자기 내면에서 일어나는 그 마음의 변화를 잘 살필 수만 있다면 인도 여행은 정말 의미 있는 순례가 되고 수행의 여행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고 바깥 경계만 탓한다면 짜증과 불만으로 힘만 들고 후회되는 여행이 될지도 모릅니다.

경계에 부딪칠 때마다 항상 여행의 목적을 염두에 두면서 자기의 하루 주 관심사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하시기 바랍니다. 여기에서 기쁨을 얻는 사람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기쁘게 살아갈 수 있고, 갖가지 분별을 일으키고 괴로워하는 사람은 결국 일상의 인생도 고통 속에서 살아가기 쉽습니다.

한국에 계신 독자 여러분들도 매일 스님의 하루와 함께 부처님의 성지와 자기 내면으로의 순례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자, 이제 순례를 떠나볼까요?”

스님은 제30차 성지순례를 하기에 앞서 사전답사를 하기 위해 하루 일찍 출국했습니다.

오전에는 출국에 앞서 평화재단에서 기획위원들과 사업을 점검했습니다. 스님이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공동체 행자들은 각자 하던 일을 멈추고 서초 정토법당으로 모여 삼배를 드렸습니다.

400여 명의 대중이 순례를 함께하니 여러 가지 준비해야 할 일들도 많습니다. 인도는 한국과 달리 미리 예약하고 준비를 해 두어도 수시로 바뀌는 게 많아서 많은 대중이 함께 여행하기에는 쉽지만은 않습니다.

먼저 순례객들은 델리 공항에서 하루 밤을 지새워야 합니다. 델리 공항이 좁아서 많은 대중이 한 번에 머무르기에 굉장히 불편한데 그래도 어떻게 머무는 게 나을지를 점검하기 위해 스님도 공항에서 꼭 같은 방식으로 머물러 보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스님은 스텝 6명과 함께 하루 먼저 떠났습니다.

그런데 델리 공항에 도착하니 델리 불자회 전 회장님께서 직접 공항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스님과 최말순 보살 등 3분은 박 회장님 댁에서 자고 오기로 하고 선주 법사님 외 스텝들은 공항에 남아서 점검하였습니다. 공항에는 시애틀과 런던에서 오신 순례객이 도착하여 스텝들과 함께 다음 순례객들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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